여성의원들, 안희정 무죄 판결에 “’비동의 간음죄' 도입 적극 검토하자”

2018-08-17     김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등 야당 여성 의원들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에, ‘비동의 간음죄’의 본격적 입법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비동의 간음죄)' 관련 여성의원 긴급간담회를 열고 "'노 민스 노 룰'이나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명시적이고 적극적 성관계 동의 의사가 없는 경우 이를 강간으로 처벌)'을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닌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며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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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의 간음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이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맺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피해자의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에 이르러야 형사처벌이 가능한 현행법 한계를 보완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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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안 전 지사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앞으로 성 관련 범죄에 있어 '노 민스 노 룰'이나 '예스 민스 예스 룰'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검토를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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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위력에 해당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매우 소극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희가 사실관계는 다 알 수가 없고 언론에 나온 것으로 속단하기 어렵지만, 위력의 범위를 지극히 협의로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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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력이라는 것은 물리력과는 다른 개념"이라며 "성관계 이후에 통상적이고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이 진행됐다는 이유로 위력이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일종의 지위관계나 일상적인 관계조차도 위력의 범위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우리가 깊이 고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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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원은 "이제는 '노 민스 노 룰'이나 '예스 민스 예스 룰'을 우리가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닌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며 "일부 여성단체에서는 이번 판결에 '은장도라도 빼 들어야 하냐'는 표현도 썼던데, 이제는 다시 입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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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자리에서 "늦었지만 국회에서 정당을 떠나 적극적으로 협조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단체에서 '비동의 간음죄'가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요구해왔는데 국회에서 번번히 막혔다. 이번에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니 여성의원들이 나서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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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그간 묵혀왔던 미투나 성폭력, 몰카 관련 여러 법안에 대해 여야 합의에 의해 쟁점이 없는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서두르고 있다"며 "강간 외에도 어린 여성들이 쉽게 당할 수 있는 유사강간이나 성폭력, 성추행 등에 대해 국회가 좀 더 앞장서서 법적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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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는 김승희·김현아·신보라 의원도 함께 참석했다. 이날 나 의원 등은 간담회를 계기로 '비동의 간음죄'에 관한 입법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은 뒤 전문가 등과 함께 초당적으로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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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는 나 의원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공동 주최로 오는 24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