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10명 중 6명 근로소득 없어...직장·학교서는 "그만두라"

2018-08-21     김준성 기자
지난해

 

미혼모는 직장에서는 사직을, 학교에서는 자퇴를 강요받고 있고 절반 이상은 근로소득이 없어 아이를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4월20일부터 5월8일까지 10~40대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는 미혼모 3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근로소득과 복지급여, 기타소득을 합한 미혼모 월평균 소득액은 92만3000원으로 이 중 평균 65만8000원을 자녀양육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평균 자녀 수는 1.18명이었다. 미혼모 월평균 소득액 중 근로소득은 45만6000원이었고, 복지급여액이 37만8000원(40.9%), 기타소득이 8만9000원(9.6%)이었다. 응답자 61.6%는 근로소득이 없다고 답했으며, 소득이 전혀 없는 미혼모도 전체의 10.0%를 차지했다. 응답자 중 취업자는 33.7%, 비취업자는 51.0%였으며, 학생은 12.0%로 조사됐다.

아이 아버지 대부분이 출산 사실이나 양육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미혼모는 11.7%에 불과했다.

임신과 양육으로 인한 불이익도 미혼모의 양육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혼모 27.9%는 양육으로 인해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강요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학교에서 자퇴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는 미혼모도 11.6%였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2.7%에 달했으며, 보육시설에서 차별을 겪은 비율도 25.0%로 조사됐다.

실제로 미혼모 중 59.1%는 임신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었으며, 양육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사람도 전체의 47.4%였다.

이렇다 보니 미혼모들은 양육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재정적 어려움(34.3%)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직장·학업 병행의 어려움(22.0%)과 자녀양육스트레스(10.3%),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8.4%) 순이었다.

미혼모 10명 중 7명(77.2%)은 산후우울증을 경험했으며 10명 중 6명(63.2%)은 재정적 이유로 아플 때 병원을 가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대부분은 힘들 때 가족과 친구에게 도움을 받는 곳으로 나타났는데,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조사결과 신체적으로 힘들 때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응답자는 40.9%나 됐다.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법적 책임 강화(50.7%)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아동 및 청소년기 교육(18.7%)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임신 중인 미혼모를 만났을 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미혼모 57.9%가 인공임신중절이나 입양보다 '직접 양육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답했다.

 

[Queen 김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