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난 재생 공간 Recycling Creates New Space

2010-09-14     매거진플러스

문화대안공간을 꿈꾸는 갤러리 & 이탈리안 레스토랑
충정각

약 100여 년 전 벨기에 대사관저였던 이곳은 일본인과 한국인 등 다양한 주인들을 거쳐 3년 전 충정각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술평론가 성완경이 지었다는 건물 이름은 초기에 중국집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한다.
공동대표 문동수(레스토랑 운영)는 처음 이곳을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기 위해 공간을 기획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또 다른 공동대표인 이은화(갤러리 운영·큐레이터)를 만났다. 서울시의 문화재로 등록이 가능할 만큼 오래된 역사를 지닌 이곳을 레스토랑으로만 활용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그들의 만남은 곧 본격적인 충정각 재생 프로젝트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육각형 기둥이 특징인 독일 건축 기법에 따라 지어진 충정각에 들어서면 미로와 같은 내부 구조에 자칫 당황할 수도 있다. 대개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자리한 갤러리나 레스토랑을 예상하면 말이다. 그래서 혹시 건물의 구조를 변형하거나 벽을 세운 것이 아닌지 3개월간의 충정각 공사에 직접 참여했다는 문 대표에게 질문하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려 구조는 그대로 두고 내부 페인트칠만 했을 정도라며 외벽인 벽돌과 창문은 당시의 것들이라고 대답한다. 건물 자체가 좋은 자재로 튼튼하게 지어져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손님이 만족할 만한 식사를 대접하는 동시에 새롭고 젊은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다양한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는 충정각에선 현재 작가 윤현선의 ‘Memento’전이 열리고 있다. 문화대안공간이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충정각이 존재하길 바랐던 두 공동대표의 목표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큰 발전이 있을 듯하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3가 360
문의 02-313-0424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공존하는 충정각의 공동대표 문동수와 이은화.

1 독일식 건축기법에 따라 세워졌다는 충정각의 외관.
2 식탁다리를 책과 LP판 등을 활용해 만든 작가 이승희의 ‘이야기 테이블 2번’.
3 2층 다락방의 골조를 드러낸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새로이 공간을 구성하기보다 감춰져 있던 모습을 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두었기에 가능했다. 전시된 조명작품은 작가 김은학의 ‘pile-up 퍼니처’.
4 데크를 깔아 야외에서도 식사를 가능하게 한 테라스.
5 예상치 못한 미로처럼 이어지는 충정각의 복도.
6 손님들이 마신 와인병으로 장식한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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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건축미를 동시에 품어낸 카페
도도 &

양옥과 한옥의 가정집을 개조해 탄생한 카페 도도 &은 지난 5월에 문을 열었다. 원래는 양옥을 먼저 인수해 공사에 착수하던 중 우연한 제의로 한옥까지 카페로 들이게 되었다고. 그래서 두 집을 가로막던 담을 없애고 지금의 정원을 꾸몄다.
카페 입구를 들어서면 좌측의 한옥 별채와 우측의 양옥 본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양과 서양 건축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보존하기 위해 약 1년 동안 최소한의 공사만 진행했다는 관리부장 김장욱은 특히 한옥 별채의 기와지붕은 거의 손대지 않은 정도라고 설명. 하지만 한옥을 카페라는 공간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창틀을 감싸던 창호지를 유리로 교체하고, 샹들리에 조명을 배치해 대조를 이루는 동서양의 멋을 연출했다. 여기에 양옥 본관은 빈티지 콘셉트로 깨끗하고 정리된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미장을 마치지 않은 벽들이 중간중간 공간을 채우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직접 수입해온 이국적인 가구와 소품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거움을 원하는 요즘 세대와 옛것에 대한 향수를 지닌 기성세대, 관광의 목적으로 서울을 찾는 외국인 등 모든 이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길 꿈꾸는 카페 도도 &. 소격동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19-1
문의 02-737-7236

최소한의 공사로 원래 건물의 아름다움을 지킨 관리부장 김장욱.

1 단아한 분위기의 한옥 내부를 장식한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2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과 양옥의 대조적인 멋.
3 프랑스에서 들여온 다양한 빈티지 가구와 소품으로 채워진 양옥
본관의 2층.
4 자연스러운 멋을 주기 위해 일부러 미장을 마치지 않은 내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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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활력을 제공하는 에너지원 발전소 카페
앤트러사이트 커피 로스터

1960년대에 지어진 공장 건물을 인수해 카페와 로스팅 공간,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을 떠올리며 약 5개월간의 공사를 직접 진행한 김평래 대표. 그는 이곳을 임대한 후 공사에 착수하기 전 3주 동안 의자를 놓고 홀로 공간을 관찰하던 중 새로운 옷을 입히기보다 본연의 건물 모습을 되찾기로 결정했다.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1년 정도가 방치된 공간이었지만 이 자체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아름다운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인트칠이 되어 있던 벽을 갈아 색을 벗기고, 바닥에 붙어 있던 고무 타일을 걷어내는 작업 등을 시도했다. 현재 1층은 2명의 기획자가 운영하는 갤러리 겸 문화공간과 커피 로스팅 공간으로, 2층은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화력발전소인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발전을 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던 무연탄의 영어 단어인 앤트러사이트(anthracite)를 카페 이름으로 정한 이유는 무얼까. 김 대표는 카페의 건너편에서 보이는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에너지를 만들어가듯 이곳도 커피를 파는 공간을 넘어 문화와 창작 에너지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존재하길 바라는 의미라고 했다.
다양한 문화 요소가 어울려 창작자와 일반인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있는 앤트러사이트 커피 로스터. 9월 중 작가 김은곤의 회화 전시, 현대무용과 음악, 연극 등이 기획 중에 있다니 문화 충전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방문해보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57-6
문의 02-322-0009


1 거칠고 투박한 공장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안락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꾸민 2층 카페.
2 공장의 대문을 이용해 배치한 테이블.
3 카페 문을 열면 자리 해 있는 테라스.
4 작품 전시와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는 Moin Creative Space.
5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는 1층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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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500만 명이 다녀간 영국의 대표 미술관
Tate Modern Collection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박물관은 한 해 평균 470만 명이 다녀가 누적 방문자 수가 4500만 명이 넘는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수치를 훨씬 웃도는 방문자 수를 기록한 이유 중 하나로 미술관 건물의 독특한 건축미가 꼽힌다. 프랑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이 ‘창조적 재활용의 기적’이라 평한 테이트 모던 박물관은 원래 1981년에 폐쇄된 템즈 강변의 화력발전소였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워털루 브릿지’를 설계한 건축가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에 의해 폐기되었던 화력발전소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해 영국인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7층의 직육면체를 띈 벽돌 건물인 테이트 모던 박물관에는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높이 99m의 굴뚝이 솟아 있는데, 이는 테이트 모던의 상징이 되었고 화력발전소 당시에 쓰던 천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