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부족'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시장에 혼란만 가중

2018-09-03     김준성 기자
서울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손바닥 뒤집듯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며 시장에 혼란을 주는 동시에 오히려 집값을 상승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추가 강화 방침을 내놓은데 이어 임대사업자 등록 세제혜택 축소까지 몇달 전 발표한 정책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의 축소 방침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 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 정책의 핵심인 세제에 대해 관계부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출적으로 정책 아이디어가 시장에 흘러나온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의 일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시장과열지구에 한해 신규 임대주택 등록에 대한 세제와 대출 혜택 등의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당초 정책 의도와 달리 임대등록 혜택의 이점을 활용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쉽게 사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한 임대등록 세제혜택 등을 조정해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서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뒤 지난해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월세 세입자의 안정적인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서였다.

이러한 유인책의 결과로 등록 임대사업자는 임대료를 1년에 5% 이상 올리지 못하는 대신, 취득세·재산세·임대소득세·양도세를 감면받는 등 세제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합산이 배제되는 혜택이 핵심이다.

또 미등록 사업자가 담보인정비율(LTV) 40% 대출규제(서울 기준)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은 반면 등록사업자 대출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처럼 임대등록 활성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김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기존 방침과 어긋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대 사업자에 대한 혜택이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 원인인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세제 혜택을 선회했을 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부처 간 협의가 아직 시작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추후 협의를 통해 세법개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부처 간 협의가 미진하고 세부내용이 설익은 상태에서 '여론 떠보기식' 발표부터 우선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앞서 기재부는 기존 정부안보다 강화된 다주택자·'똘똘한 한채' 증세가 올해 세법개정 논의에 새로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해선 종부세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하자 기재부가 "국회에서 협의를 통해 정부안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종부세 인상 정부안이 발표된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이는 이미 정부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에서 추가 증세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정책 기조 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민감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시장혼란을 부추긴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임대사업 등록 활성화 방침을 발표한 지 약 9개월 만에 규제를 다시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는, 이같이 오락가락 하는 부동산 정책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고 일관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혼란이 결국에는 집값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언밸런스'(불안정)는 이해찬 대표가 오늘 부동산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서도 드러난다"며 "정부가 지금껏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 밝혀온 것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부연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