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호야~" 따뜻한 배우 이종석, 전역 후를 기약해

2019-06-09     송혜란 기자
위에서부터

남자 배우들의 연기 인생을 군대 전후로 나눈다면? 이종석의 제1막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최근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필모에 정점을 찍었으니 말이다.

2010년 김소연, 박시후 주연의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에서 예리한 수사관 이우현 역으로 데뷔한 이종석. 이후 <시크릿 가든>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천재 음악가 썬 역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그는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까칠하면서도 황당한 안종석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하이틴 스타라면 꼭 거쳐 가는 인기가요 MC도 맡았던 그다.

그의 연기력이 진가를 발휘한 작품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당시 상대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 박수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닥터 이방인>에서는 애달픈 멜로 연기를, <피노키오>에서는 정의로운 기자 역도 곧잘 풀어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후 맡은 드라마 <더블유>, <당신이 잠든 사이에>, <사의찬미> 모두 흥행 역사에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무 같은 사람이 될게요

가장 최근작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어떠했는가. 톱스타 이나영의 복귀작으로 일찍이 화제몰이를 하더니 기어코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수성과 공감도 높은 스토리, 섬세한 연출력이 결합된 명품 로코라는 평을 이끌어 냈다. 특히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은 팬들이 원하는 장르로 해주고 싶었다는 그는 다소 무거운 감성을 자기만의 캐릭터로 분했다.

내려놓음의 연기는 그의 스펙트럼을 무한히 확장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폭발적인 감정 신 없이도 캐릭터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며 차은호의 심리를 촘촘히 메운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 또한 배우로 한층 성숙해지는 기회였을 것이다. 

“차은호를 만나면서 연기를 함에 있어 조금 더 힘을 빼는 법을 배웠고, 제가 가진 것들을 온전히 꺼내 놓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캐릭터에 보다 부드럽게 녹아드는 방법도 깨달았고요. 한걸음은 더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 마음 안에서 뿌리를 박고 가지를 뻗어 다정히 잎을 피워 도려낼 수 없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될게요.”

이렇게 그의 연기 인생 1막은 아쉬운 막을 내렸다. 곧 입대를 앞둔 그가 2년 뒤 개인적으로도 훨씬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약해 본다.(Queen 4월호)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자료 사진 이종석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