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의 풍경 '양파꽃 당신'

2019-06-12     김도형 기자
김도형의

 

양파꽃이 그렇게 예쁜줄 몰랐다.

녹색의 긴 줄기 끝에 달린 왕사탕 만한 꽃이었다.

새벽 어스름에 하늘을 향해 솟은 모습이 순한 어머니의 모습 같았다.

그 날 종일 양파를 캐던 어머니들이 일점 오톤 트럭을 타고 집으로 돌아간 것은 하지무렵의 긴 해가 서산에 지고 있을 때 였다.

어머니는 몸에서 양파향이 채 가시지 않은 다음 날 아침에도 밭으로 나갈 것이다.

한 낮의 해가 따가워도, 뽑혀진 양파들의 향에 눈이 따가워도 끝없이 늘어선 양파를 캐고 또 캘 것이다.

평생 양파로 가족을 건사해 온 어머니, 양파꽃 당신.

 


글 사진: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