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 금융위기 이후 10년7개월 만

필요 시 추가 인하 시사

2019-08-01     이주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약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필요하다면 향후 금리를 추가로 낮출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동안 진행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현재 기준금리는 연 2.00~2.50%가 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 7개월 만이다.

이날 연준 정책위원 17명 중 15명이 금리인하에 찬성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의 미국 경제가 팽창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가 필요한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즉 50년 만에 최저치에 가까운 실업률, 그리고 활발한 가계지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향후 금리를 추가로 낮출 준비가 돼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적인 금리인하의 시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이번만 금리인하를 하고 만다는 의미도 아니라 밝혔다.

성명은 노동 시장은 견고하지만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할 우려가 있고, 기업 지출 증가세가 완만하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장기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향후의 정보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관측할 것"이라며 "이는 기록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 확장을 지속하는 데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를 "정책의 중간 주기적 조정"이라고 규정하면서 더 이상의 급격한 인하는 시사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통화정책에서 앞으로의 경제 환경과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연준은 성명에서 낮은 실업률, 견조한 고용, 가계지출 회복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0.25%p 낮출 것으로 봤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대폭 낮춰야 한다며 수차례 연준을 압박했었다. 하지만 0.5%p까지 금리를 인하할 준비는 안 돼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았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를 재차 일축하며 "우리는 결코 정치적 고려를 검토하지 않는다"며 "그런 논의를 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립성을 증명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시행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연준의 법적 목표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시행하며, 그것이 우리가 항상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내달 1일부터 예정보다 두 달 앞당겨 대규모로 보유 중인 채권의 축소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라 관망하고 있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연합뉴스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