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엄마는 늑막암, 딸은 유방암…새 삶 사는 시한부 모녀, 해바라기처럼 활짝

2019-09-02     이주영 기자
KBS

이번주(9월 2일~6일)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 5부작은 ‘정래 씨의 해바라기 정원’ 편이 방송된다.

“누워 있으면 환자다. 움직이면, 산다!” 암 투병 중인 조한의(84) 씨와 심정래(60) 씨 모녀가 해바라기밭을 일구며 외친 말이다.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당암리. 구불구불 좁은 산길을 지나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이곳은 모녀가 함께 일군 이만 평 규모의 대정원.

길가를 따라 피어난 천일홍과 메리 골드, 빼곡하게 자란 옥수수와 각종 작물은 모녀가 땀 흘려 일군 성과다.

그중에서도 해바라기는 이 정원을 대표하는 가장 환한 꽃. 자신의 웃는 모습을 닮아 해바라기를 심었다는 정래 씨는 사실, 10년 전 유방암 선고를 받은 암 환자다.

삐걱거리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후,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그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 정래 씨는 5년에 걸친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골반으로 암이 전이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추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정래 씨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대로 죽지는 않겠다’고.

심정래 씨는 병원에 누워 생을 마감하기보단, 생명이 담뿍 담긴 자연에서 숨을 쉬고 싶었다.그래서 병원을 뛰쳐나와 무작정 연고도 없는 곳에 땅을 구하고 터를 잡았다. 태어나 농사 한 번 지어 본 적 없다는 정래 씨.정래 씨는 홀로 꽃을 심고, 작물을 재배하며 고군분투했다.

인천에서 작은딸 내외와 함께 지내던 어머니 조한의(84) 씨가 정래 씨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은 약 4년 전. 아픈 몸으로 혼자 지내는 첫째 딸이 눈에 밟혔고, 평생 그림만 그리던 딸이 농사를 짓겠다니 걱정스러워 내린 결정이었다.

어머니는 이웃 하나 없는 낯선 태안에서, 아픈 첫째 딸의 병간호를 하며 기꺼이 농사일을 거들었다.

모녀가 함께 정원을 가꾸며 딸 정래 씨가 건강을 되찾아가던 2년 전 어느 날. 어머니 한의 씨에게 갑작스러운 병마가 찾아왔다. 늑막암 말기…. 길어야 6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였다.

그러나, 모녀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암, 그까짓 거’ 한 번 내뱉고 정원으로 향했다. 가끔은 티격태격하고, 또 가끔은 애틋하게 서로의 손을 붙잡기도 하면서….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굳센 마음가짐으로 그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지속하고 있는 이 모녀. 생기 넘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건강은 무엇에서 오는가?’라는 물음을 던져 본다.

KBS

오늘(2일) 방송되는 1부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충청남도 태안군,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야 나타나는 해바라기가 만개한 정원. 작년부터 해바라기 농사를 시작했다는 심정래 씨와 어머니 조한의 씨가 함께 일군 곳이다.

겉으로 보기엔 건강해 보이는 모녀는 사실, 암 투병 중인 암 환자. 서로를 의지하며 연고도 없는 태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는데….

남 부럽지 않게 애틋하고 사이 좋은 모녀이지만, 어머니가 쉬셨으면 하는 정래 씨와 딸의 농사를 돕고 싶은 어머니 사이엔 가끔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정원에서 일을 하다 갑자기 토라진 어머니, 이번엔 무슨 이유일까?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