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의 풍경 '일월의 장마'

2020-01-08     김도형 기자
사진작가

 

가슴에 손수건 달고 입학한 그 해 어느 비 많이 온 날

하교길 작은 징금다리 도랑에 물이 불어 있더군

이 급류를 건너지 않으면 다리가 있는 길로 멀리 돌아가야 되었지

겁이 났지만 나는 여자아이들 보란듯이 그 물을 헤쳐 건넜어

집에 돌아와 저녁 밥상머리에서 벼르던 그 무용담을 꺼냈지

그러나 아버지는 무서운 눈으로 야단을 치시더군

용감한 아들은 억울해서 울었어, 어머니는 달래고

그로부터 사십 년

기후도 늙었는지 일월에 장마가 지네

광화문 상공으로 그리운 그 옛날의 것들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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