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펜션 가스폭발…LP가스 배관 정밀감식 의뢰

2020-01-27     류정현 기자

설날 일가족 5명 사망 등 9명의 사상자를 강원 동해시 펜션 가스폭발 사고에서 인재(人災) 추정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의 지난 26일 합동감식 중간 결과 이번 사고의 원인은 가스폭발로 확인됐다.

27일 경찰과 소방, 동해시 등에 따르면 사고 건물 2층에는 총 8개의 객실이 있는데 이중 6개의 객실의 조리시설은 기존 LP가스레인지에서 인덕션으로 교체됐고 나머지 2개는 LP가스레인지를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이 일어난 객실은 인덕션으로 교체된 상태였다.

문제는 LP가스 밸브는 잠겨있었지만 배관을 막는 마감 플러그가 보이지 않았다. 교체 당시 봉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종합하면 1~2분 간격으로 벌어진 두 차례의 폭발 중 첫 번째가 두 번째보다 폭발음과 불꽃이 더 컸다.

이 때문에 LP가스가 폭발한 후 그 충격과 화재에 따라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부탄가스가 잇달아 터졌다는 연쇄 폭발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제대로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배관에서 LP가스가 새어나왔고 공기보다 무거운 특성상 바닥에 깔려있는 상황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기타 발화원으로 폭발이 일어났다는 가정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경찰은 “플러그가 없는 것은 확인됐지만 폭발 당시 충격으로 터져나가거나 녹아버린 것인지, 애초 마감을 안 한 것인지 여부는 정밀 감식결과를 봐야 한다”며 “가스가 밸브에서 새어나왔는지, 배관에서 나왔는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사고 원인이 LP가스로 말미암은 폭발로 판정되면 고교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가스 누출 시점이 언제부터였는지 또한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경찰은 감식 과정에서 나온 LP가스 배관 등에 대해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하고 주택 운영자와 소방, 동해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이번 사고로 숨진 5명의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과수에 이들에 대한 부검도 의뢰했다.

[Queen 류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