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재수감 6일만에 다시 석방…法 “대법원 결정시까지 보석취소 정지”

2020-02-25     이주영 기자
이명박

2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다시 풀려났다.

재판부가 보석 결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이 대법원에 재항고하자, 일단 2심 재판부가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집행을 정지한 것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5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의 집행은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의 대법원 결정이 있을 때까지 정지한다"고 밝혔다. 주거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제한했다.

이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오후 7시37분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앞에 준비된 에쿠스 차량에 바로 탑승하고 구치소를 나왔다.

재판부는 "항소심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는 때에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견해가 대립되므로,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정시까지 구속 집행을 정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고인이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할 경우, 보석취소 결정의 효력이 정지되는 이론적·실무적으로 이견이 있기 때문에 일단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보석취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형사소송법 제410조는 '즉시항고의 제기기간 내와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된다'고 정하고 있다. 즉시항고의 경우는 집행이 정지되는데, 문제는 재항고의 경우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를 하면서 "재항고의 경우도 즉시항고와 마찬가지로 집행정지의 효력을 가진다"며 "재항고장 접수로 보석취소 결정에 따른 구속집행이 즉시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이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또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한 피고인의 보석취소 결정 집행을 정지한 것도 선례를 찾기 힘들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인은 이날 "26일 오전 0시 이전에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중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항소심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을, 횡령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지난해 3월 주거지, 통신, 접견 대상을 제한한 재판부의 조건부 보석결정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보석 취소에 따라 350일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는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고, 82억여원의 추징금을 명령받았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