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중앙회 '착한 임대인 운동' 캠페인…"임대료 3개월간 50% 인하 독려"

2020-02-27     류정현 기자

중소기업중앙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 캠페인을 펼친다. 중소기업 단체와 조합, 노란우산공제 가입자 중 임대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임대료 인하에 나설 것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 임대업자 17만명에 3개월 임대료 50% 인하 동참 요청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5층 이사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약자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상생의 정신으로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도록 중소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16개 단체와 관련 회원 조합 657곳, 노란우산공제 재적 가입자 중 임대업자 17만명에 대해 3개월 동안 임대료를 50% 내리는 데 동참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대구중소기업전시판매장 입점업체들의 임대료 역시 50%까지 인하하도록 대구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본부와 중단협, 각 시장·상점가 조합을 대상으로 모범 사례를 발굴해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임대료 인하 동참 확산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제조업 사업장의 41%, 서비스업 사업장의 75%가 임차 사업장으로 이번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소상공인 상당수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 지역에 대해서는 마스크 5만개와 손 세정제 1만개, 제균 티슈 1만개를 지원한다. 98개 조합 3778개 조합원 업체가 대상으로, 슈퍼와 유통상가, 시장 등 대민 접촉이 많은 유통형 소상공인에 한해 배포된다.

◇中企 10곳 중 7곳 '경영 악화' 호소…수출입·서비스기업 타격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계의 체감 경기는 약 한 달 전보다 악화되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25~26일 이틀간 중국 수출입기업 및 국내 서비스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70.3%는 '경영상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4~5일 실시한 1차 조사의 34.4%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출입기업과 서비스업체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 66.7%, 수입기업 78.2% 등 수출입기업의 72.3%, 국내 서비스업체의 67.6%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지원책(복수응답)으로는 62.0%가 '피해 기업에 대한 특별보증 및 지원 확대'를 꼽았다.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47.3%), 한시적 관세·국세 등 세금 납부 유예 방안 마련(45.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 중국 거래기업의 원자재(부품) 수입선 다변화 지원(13.3%), 상가 임대료 및 대형마트·백화점 입점 기업 수수료 부담 경감 지원(12.3%), 수출 루트 다변화 지원(8.7%) 등의 응답도 있었다.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수출입기업의 51.6%는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납품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방문 기회가 줄어들어 영업활동에 차질을 겪은 업체도 40.1%에 달했다.

국내 서비스업체의 경우 66.5%가 내방객 감소와 경기 위축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염 의심 직원에 대한 휴무 실시로 인력난을 겪는 업체가 7.6%였다.

이외에 △원·부자재 수입 애로 및 국산 대체비용 증가 △중국 근로자 격리에 따른 현지 공당 가동 중단 등의 피해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피해에 기업 대부분이 '대응 방안이 없다'고 응답, 관련 지원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자금 지원을 신청했다는 응답은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긴급자금은 편성 대비 약 10배 이상 많은 소상공인들이 신청하고 있는데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자금지원 한도와 절차가 간소화될 필요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확산되고 있는 건물주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움직임에 대해 기업의 50.0%는 경영상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Queen 류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