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기행] 경북 영양 귀촌부부, 충남 부여 귀향부부의 ‘촌집 사용설명서’

2020-09-11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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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일) E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기행>에서는 자신들의 색으로 꾸며진 시골 촌집살이를 만나보는 ‘아이러브 촌집’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본의 아니게, 집안에 갇혀 사는 것이 미덕이자 일상이 된 시대. 위 아래 사는 이웃들과의 다툼이 두려워, 가벼운 뜀뛰기조차 할 수 없는 성냥갑 집에 살던 이들이 버려진 촌집으로 찾아들고 있다.

촌집 하나 얻어두고 뚝딱 뚝딱 고치는 재미에 푹 빠진 젊은이들부터, 추억 가득한 할아버지의 집을 꾸며 귀촌하는 가족에, 촌집에서 영감을 얻는 예술가까지. 사연과 이유는 달라도 지극한 촌집 사랑의 그 마음만은 한결같은 사람들.

그들에게 촌집은 어떤 의미일까? 도시의 번듯한 집 대신 세월 품은 촌집에 빠져들어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을 창문 속 액자로 걸어두는 호사를 누리는 이들을 찾아 떠나는 대한민국 촌집 기행. <한국기행> ‘아이러브 촌집’에서 만나보자.

이날 '아이러브 촌집‘ 5부에서는 ‘촌집 사용설명서’ 편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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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양군, 시골에 매일같이 문을 여는 책방이 있다. 이곳으로 12년 전 귀촌한 부부, 용남중 씨와 이은경 씨. 작년 한 해 동안 살던 촌집을 수리해, 올해 1월부터 책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책방 숙소를 열었다.

부부의 아침 일과는 말려진 고추를 살피는 것부터 시작이다. 게으른 농부로 12년 지냈다고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법. 흙집이었던 부부만의 공간을 책방으로 바꾼 건 오지에서 결코 즐길 수 없는 문화생활을 즐기고야 말겠다는 은경 씨의 욕심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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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1월부터 맞은 손님은 겨우 5팀.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 없다. 귀촌하면 그늘에서 책만 읽으라고 했던 남중 씨의 말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모인 책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은경 씨의 로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오늘도 찾는 손님 없는 책방 밖 빵 화덕으로 남중 씨가 통삼겹살을 구워내고 은경 씨는 연꽃 장아찌를 상에 내놓았다. 책방 숙소만의 객 없는 저녁 한 상. 그래도 촌집 테라스에서 별 보며 비 보며 이리 사는 것이 가장 행복이라는 은경 씨와 남중 씨의 촌집 사용법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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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부여군, 지인의 소개로 9년 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사라져가는 것들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부부, 윤정인 씨와 이성숙 씨. 그들이 촌집을 수리하는 것은 집터가 아닌, 부부만의 일터로 만들기 위해서.

남들은 찾지도 않는 여름 쑥을 채취한 부부. 이 쑥은 쑥개떡을 위한 재료. 부부는 칠산리 촌집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30년도 더 된 떡방앗간을 개조해 떡방앗간 카페를 만든 것.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아내가 디자인하고 목공 일을 배운 남편이 방앗간 카페의 의자를 제외한 모든 것을 직접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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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나무를 만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실력. 그러나 진짜 실력자는 따로 있다. 바로 방앗간에서 온갖 떡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성숙 씨. 떡 만들기에 반달인이 다됐다. 손으로 쌀가루에 쑥을 넣어 반죽한 쑥개떡은 찜기에 한 김 쪄내고 나면 그리 맛날 수가 없고, 통팥넣어 포슬 포슬 쪄낸 팥시루떡은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 그대로다.

떡이 쪄지는 동안 남편 정인 씨는 마당 옆 창고로 발길을 돌린다. 온갖 공구들이 가득한 이곳은 정인 씨만의 목공소. 아내와 같이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촌집으로 와선 목수가 됐다. 함께 한 지 20년, 이제 눈만 봐도 마음을 안다는 부부의 슬기로운 촌집 활용법을 만나본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자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 ‘한국기행’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