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 ... 중대형 전셋값 껑충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오피스텔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36㎡는 보증금 17억5000만원(31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전셋값(12억원)보다 5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임대인지 직전 거래가격보다 무려 5억원 이상 비싸게 내놓았으나, 금세 계약이 체결돼 일대 공인중개업소도 전세난을 실감했다는 후문이다. 목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현대하이페리온은) 초고층 대형 면적으로 주거용으로 수요는 꾸준한 곳"이라면서도 "주변 아파트 전세 물량이 없어 (중대형 오피스텔로도) 많이 넘어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무지구와 가까운 소형 오피스텔 역시 전셋값이 올랐다. 시청 등 도심 업무지구에 인접한 종로구 '디팰리스 오피스텔' 전용 70.7㎡는 지난달 14일 보증금 10억원(4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투베드 타입인 전용 70.7㎡의 현재 전세 시세는 11억~12억원이며, 남향의 경우 14억원까지도 나와 있는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통상 도심권 오피스텔은 수요층이 외국계 기업 주재원 등 제한적으로, 계약 형태도 전세보다는 매매나 월세나 1년 치 월세를 내는 연세가 보통"이라면서 "전세 물량 자체가 귀하다 보니 (도심권 소형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전세난에 따른 주거용 오피스텔 전셋값 상승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도권 오피스텔 전셋값은 9월보다 0.19% 상승했다. 지역별 변동률은 서울 0.17%, 인천 0.11%, 경기 0.25%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면적이 클수록 높았다. 수도권 기준 전용 40㎡ 이하는 0.17%, 40㎡ 초과 60㎡ 이하는 0.15%를 기록했다. 전용 60㎡ 초과 85㎡ 이하는 0.33%나 올랐고, 전용 85㎡ 초과도 0.21% 상승했다. 특히 경기도 전용 60㎡ 초과 85㎡ 이하 오피스텔 전셋값 상승률은 0.5%를 기록했다.
업계는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매매보다는 전세가 반사이익이 크다고 분석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나 세법상 주택으로 분류, 매매에 따른 취득세와 청약 자격 등에서 뜻밖의 불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세는 이런 점들과 무관해 기존 주택시장 영향을 받으며, 최근 전세난의 경우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피스텔 전셋값(0.19%) 상승폭은 매매가격(0.05%)의 약 4배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주거용과 업무용에 따라 세금 차이가 좀 있고 종부세 대상에서 속한다"면서 "7·10 부동산 대책 여파로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위축이 지속하는 반면 전세는 최근 주택시장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