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전문가들 "금통위, 국고채 매입 언급없어…채권시장 긴장 계속“

2021-02-26     류정현 기자

국내 증권사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며 당분간 장기 국채 금리가 높아진 현재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1차 추가경정 예산안 계획이 구체화되면 한국은행도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유동성 함정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채무부담이 커지고 주식과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최근 장기금리 급등세로 시장에서 기대했던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발표는 없었으며, 필요시 규모와 시기를 사전 공표하겠다며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추가 경정예산에 대한 우려와 인플레이션 전망으로 인한 장기물 금리의 상승세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전날 국고채 10년물은 3.3bp(1bp=0.01%) 오른 1.884%를 기록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가장 기다렸던 것은 단순매입 조치인데, 금통위 전 추경의 대략적인 규모가 노출될 경우 단순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기대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관련 발언은 없었다"면서 "3월초 추경의 국회 제출 이후 시장의 불안감이 극대화되는 시기에 한은은 일회적인 국고채 단순매입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추경과 단순매입 이슈가 소멸되기 전까지는 장기금리 추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채권시장에 안정감을 제공하는 금통위 결과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에 대한 불편함을 강조했지만, 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소극적 입장을 견지했다"면서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걱정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 같다. 예상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았고, 내년 물가가 오히려 하향 조정된 점도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고채 매입은 현재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산매입과는 다른 형태의 비정례적, 소규모 매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내외적으로 추가 통화완화 정책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 수급 불안과 관련한 요인들은 시장금리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1차 추경이 가시화되고, 시장금리가 더 상승한다면 한은이 국고채 매입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 폭도 현재 수준에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의 단순매입이 선진국들의 자산매입 정책과 성격이 달라 단순매입 정례화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올해도 국채 발행량이 많고, 장기 금리 변동성이 큰 만큼 적극적인 단순매입 시행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돼, 향후 1차 추경 규모 발표 후 장기 금리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단순매입 시점을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경 등 국채 발행과 관련한 일정이 구체화될 경우, 통화당국 차원의 대응 역시 표면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에 대해 여지가 크지 않다고 밝힌 만큼 국채 단순 매입과 같은 행보를 둘러싼 제약 요인들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짧은 기간에 걸친 금리 급등으로 충격과 여진이 이어질 순 있겠으나 통화당국 차원에서의 금리 안정과 완화적 정책 기조가 다시 확인된 만큼 시중금리는 현 수준이 단기적인 정점일 것"이라고 했다.

[Queen 류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