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백신 접종, 서울 16개 자치구 다른 구에 가서 맞아야

2021-03-17     김정현 기자
15일

 

정부가 오는 4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로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내 25개 자치구 중 16개 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고령층은 백신 접종을 위해 타 자치구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지난 16일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4월 첫 주부터는 75세 이상 어르신 약 63만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75세 이상 고령층에겐 2분기 중 가장 빨리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을 활용할 예정이다. 화이자백신의 경우 영하 78도∼영하 75도의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 △성동구청 대강당(성동구) △중랑문화체육관(중랑구) △성북구청 아트홀(성북구) △노원구민체육센터(노원구) △은평문화예술회관(은평구) △구 염강초등학교 교실(강서구) △구로구민회관(구로구) △사당종합체육관(동작구)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송파구) 등 9곳에 위치한 예방접종센터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다음달 중순부터 11개소를 추가로 운영하는 등 4월말까지 29개 센터를 개소할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75세 이상 서울시민 63만명 중 19만8000명이 이 곳(성동구청 대강당)에서 4월부터 접종할 예정"이라며 "백신 확보 사정에 따라 접종 인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나머지 16개 자치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고령층은 당분간 백신접종을 위해 거주 지역이 아닌 타 자치구에 마련된 접종센터를 찾아 가야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75세 이상 고령층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위해 번거로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질병본부에서 고령층 비중이 높은 자치구에 우선 예방접종센터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지역 내 75세 이상 어르신들은 인근 타 자치구 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침은 아직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 지급할 백신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접종센터에 투입되는 의료진 등 인력을 감안했을 때 순차적으로 접종센터를 개소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하고,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수송 대책 등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 접종센터에서 하루 접종받는 사람이 2000~4000명 정도 돼야 효율적인데 현재 확보된 물량을 25개구에 다 뿌릴 경우 하루 500명도 접종하기 힘들다"면서 "우선 9곳의 접종센터가 인근 자치구 2~3개를 커버하면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 대해선 접종 동의 등을 먼저 파악한 뒤 동별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한꺼번에 셔틀버스로 이송하는 게 아니라 동마다 특정 요일을 정해 접종센터로 이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