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슬럼프 박성현 "진정한 30대가 됐다 ... 올해 반드시 우승"

2023-01-09     김원근 기자
박성현(30·솔레어)이

한때 국내를 넘어 세계까지 호령했지만 최근 몇 년 간 '슬럼프'에 빠졌던 박성현(30·솔레어)이 30대가 된 2023년엔 반드시 무관을 끊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현은 9일 서울 강남구 어메이징크리 강남도산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이력에 우승이 들어가 있어야 잘 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상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2023년 '30대'에 접어든 박성현은 "이제는 만으로도 서른 살이 됐다. 진정한 30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기같은 마음, 어린 마음은 버리고 어른스럽게 골프에 임한다면 제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이듬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15년 34승, 2016년엔 7승에 상금왕, 평균타수상까지 차지한 박성현은 이듬해인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했다.

그는 미국 무대 첫 해인 2017년에 US 오픈 등 2승을 따내며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고, 2018년에도 3승, 2019년에도 2승을 기록했다. 이 사이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슬럼프가 시작됐다. 2020년 코로나19 확진을 시작으로 좀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지난해까지 '무관' 행진이 이어졌다.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랭킹은 지난해 말 200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3년, 미국에서 첫 3년까지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뒤로 힘든일이 생기고 성적도 나지 않아 마음도 아팠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그 3년의 경험도 제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이라고 느낀다"면서 "부모님 품을 떠나 혼자 살아가는 방법도 알았고, 얻은 게 많았다. 앞으로 더 행복할 날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2년에도 우승은 없었지만, 희망은 발견한 한 해였다. 지난해 9월 캐디를 캐나다 교포 이상균씨로 교체하면서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조짐이 나타난 것.

이후 10월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해 3위에 오르며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박성현은 "안 좋았던 날도 지나간 하루라고 생각했다. 매일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다음 경기에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단단해졌다"면서 "주변에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할 때 표정에 여유가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박성현은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하루 3~4시간을 투자하며 몸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현은 "하반기까지 지치지 않기 위해서 작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기술적인 문제는 미국에 들어가서 훈련하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국해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이후 3월까지 훈련에 매진하고 3월 말 열리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첫 출격한다.

박성현은 "지난해부터 함께 한 캐디분이 쇼트게임을 정말 잘 하시는 분이라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하반기부터 서서히 좋아지고 있고, 겨울 동안 체력훈련과 함께 기술적으로도 보완한다면 올해는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