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마음에게 <디지털 마을의 비둘기>

통인시장흑백사진관 김도형 작가가 보여 드리고 들려 드리는 서정적 사진과 서정적 이야기

2024-03-30     김도형
사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명 디지털미디어시티.

그곳에 내 집이 있다.

오늘 아침, 산비둘기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북한산 자락에서 날아왔나.

구구구구 구구구구.

비둘기들은 구구 하고 운다.

비둘기 '구' 라는 한자와 맞추려고 저렇게 우나.

비둘기 울음은 구슬프다.

그러나 마냥 구슬프지는 않다.

마음은 소리를 타고 날아갔다.

그놈의 울음은 뒷산 은사시 나무 울창한 고향집에 내 마음을 가져다 놓았다.

이놈아!

가끔 이 디지털 마을에 와 다오.

와서, 그 아날로그의 울음을 내게 울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