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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LIFE
새로운 과학의 태동, 보전생물학
[환경 칼럼] 자연은 모든 것을 알고 있나?
2023. 06. 24 by 김성옥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히포크라테스의 책이 자연보호의 내용이 담긴 책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19세기에 와서 미국에서 에머슨 R.W. Emerson과 소로우 H.D. Thoreau처럼 초월론을 지지하는 철학자들은 자연이 인간의 도덕성과 정신적인 발달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뮤어 J. Muir는 에머슨과 소로우의 이러한 자연에 대한 초월론적 테마를 그의 자연보전 지역 설정을 위한 캠페인에 이용하였다. 카슨 R. Carson은 그녀의 베스트셀러 저서인 침묵의 봄(Silent Spring, 1962)을 통해 살충제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줌으로써 국제적인 환경운동을 불러일으켰다.

1970년대 초까지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은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당시 이러한 이슈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공유할 중심 포럼이나 기구가 마련되지 못했었다. 과학자 소울 M. Soulé 은 인간이 야기한 멸종의 위협으로부터 식물과 동물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도록 새로운 다학제적 접근인 보전생물학을 제안했다.

일반인과 정책 입안자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가치와 위협에 대한 인식은 1992년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정상회의를 계기로 크게 증가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보전생물학은 과학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과학자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 일반인과 협력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몇 가지 가정에 근거를 하는데 첫째, 생물다양성은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가진다. 둘째,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멸종을 막아야 한다. 셋째, 여러 수준에서의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한다.

생물다양성 Biodiversity은 중요한 자원이다

인간은 생물 세계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들이 먹는 모든 식품을 비롯하여 많은 의약품, 자연 섬유, 자연고무, 목재 등이 포함된다. 더욱이, 자연 세계는 수많은 잠재적 새로운 자원을 지니고 있다. 개미는 사람들의 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합성하며, 거미줄은 무게 대비 강철보다 단단하며,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강한 섬유를 합성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생태계가 인류에게 제공하는 편의성은 생물들의 중요한 기능으로, 살아 있는 생물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한다. 말하자면, 식물들의 산소 제공, 숲의 기후 조절, 영양분의 순환, 수질 정화, 자연적인 해충 조절, 농작물의 꽃가루받이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생물 다양성은 지구의 가장 중요한 재생 가능한 자원 중 하나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원예 식물을 기르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생태관광을 하거나 야생생물에 관한 기록을 보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려는 윤리적 정당성은, 한 민족이나 종족이 다른 민족이나 종족을 몰살하는 것을 혐오하는 것처럼, 인류라는 종이 다른 생물들을 절멸 상태에 빠지게 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단순함에 있다.

우리는 생물 다양성이 제공하는 생물학적 소득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이러한 소득을 제공하는 자연 자원을 우리가 조금씩 잠식하지 않는 한 재생 가능한 자원이 될 것이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매년 0.1%~1%의 기하급수적인 비율로 지구상의 생물종이 조기 멸종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생물 다양성의 손실인 것이다. 즉, 인간의 생태발자국이 기하급수적으로 지구 곳곳에 남겨질수록 세계 여러 지역의 숲, 초원, 습지, 산호초, 농경지의 표토 등이 지속적으로 사라져 가거나 파괴되고 있다.

매키번 B. McKibben 은 “세계가 끝장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아는 세계는 끝났다. 우리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해도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예전 행성에서 살고 있고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소란들은 예전부터 있던 무작위적이고 특이한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구는 이제 다른 장소이다.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어어쓰 Eaarth...그래도 아직은 익숙해 보인다. 우리는 아직도 태양에서 세 번째 떨어진 행성이고, 여전히 지구의 3/4은 물이다. 인력도 여전히 똑같다. 여전히 지구 같다. 하지만 지구는 기묘하게 변해 버려서, 우리가 알아 왔던 유일한 장소를 우리가 얼마나 심대하게 바꾸어 놓았는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라고 하였다(제19회 김옥길 기념강좌, 2023).

앤드루 비티 · 폴 에얼리 A. Beattie and P. R. Ehrlich 는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본이 자연의 자산인 생물다양성이라고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그들은 “생물다양성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자본이다.

금융자본을 바탕으로 한 통화는 생물다양성이 만들어 낸 제품과 생명 유지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인류가 금융자본의 세계에서 살아가기로 선택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먼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이 두 가지 자본의 진짜 가치를 이해하고, 그다음에는 두 자본을 모두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간들의 경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융자본의 가치는 인정한다. 하지만 자연 자본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자연 자본’이라는 개념이 그 가치가 파괴되기 전에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를 저서인 ‘자연은 알고 있다 Wild Solutions’를 통해 알리고 있다.

등재의 중요성

국제자연보전연맹이 분류한 위급, 위기, 취약 그리고 저위험 등의 범주는 절멸위험 정도를 반영한다. 멸종상태를 규정짓는 많은 체계를 일부 나라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서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데, 국제자연보전연맹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하며, 이 체계를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 출간하는, 멸종위협종과 관련된 적색자료집Red Data Books에 종을 등재하는 근거로 사용한다.

멸종상태는 종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근거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 나라에서 멸종위협종을 법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멸종위기법을 만들고 있으며, 복원계획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잇다. 또한 멸종위기종의 국제간 무역협정CITES에 서명한 국가들은 멸종위협종을 무역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지구의 생물다양성은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어, 지금 당장 우리의 생명 부양계를 반드시 보전해야 할 것이다. 개체군이나 종이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절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와드와 듀보스 B. Ward and R. Dubos 는 ‘Only One Earth(1972)’에서 “우주에서 오직 하나뿐이며, 유일한 생명 부양 시스템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에너지를 공급하며, 가장 정밀한 적응력을 가지고 우리를 조정하고, 고집스럽고 전무후무하며 또 예측할 수도 없지만, 최대한 영양을 공급하고 생기를 주며 부유하게 하는 이곳, 지구야말로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아닌가? 우리가 사랑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하였다.

글 김성옥(G-미래환경협회 회장) 사진 픽사베이

 

김성옥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겸임교수·연구교수로 재직한 김성옥 회장은 여성 권익향상과 차세대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학·공학자 교육에 봉사해 왔다. 현재 사단법인 지(Global)미래환경협회에서 시민환경과학자교육을 중심으로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 진흥을 통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 포장 개인 ‘국민포장’을 받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제17~18대 중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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