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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산-충남 금산군 진락산 732.2m
이달의 산-충남 금산군 진락산 732.2m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7.11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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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올라 ‘삼’ 먹는 진짜배기 즐거움

이달의 산-충남 금산군 진락산 732.2m

‘산’올라 ‘삼’먹는 진짜배기 즐거움

▲ 능선길에서 바라보는 남쪽방향의 산세들. 굽이치는 파도처럼 산줄기가 겹쳐진다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의 5일장은 먹을거리를 사고팔기 위한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정을 나누는 특별한 곳이다. 그곳에서 거래되는 인삼의 대부분이 가족들의 건강과 선물을 위해 팔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삼 시장과 더불어 형성된 약초시장은 서울 경동시장과 대구 약령시장에 이은 전국 3대 약초 시장으로 금산의 유명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산인삼시장에서 거리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빼어난 경치에 산행시간도 오전이나 오후 한 나절이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금산의 진산’ 진락산(732.3m)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글·사진 곽영조(월간 MOUNTAIN 기자)

기암괴봉과 봉우리가 만드는 ‘금산(!)첨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추부 인터체인지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멀리 장막처럼 펼쳐진 한줄기 능선이 보인다. 초여름의 푸르름으로 한껏 뽐내고 있는 이곳이 바로 인삼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진락산이다.
인삼의 유래에는 한 가지 전설이 전해온다. 1500년 전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마저 병이 들어 자리에 눕자, 진락산 관음굴에서 정성을 들여 모친의 쾌유를 빌던 중 꿈속에서 산신령이 알려준 ‘빨간 열매 3개 달린 풀’의 뿌리를 달여 드리니 병이 완쾌되었다는 이야기다. 혹시 모르니 진락산 산행 중에는 눈을 크게 떠도 좋을 것 같다.
진락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오밀조밀한 맛과 시원스런 경치가 일품이다. 금산읍에서 남이면 방면으로 난 진악로를 따라 차량으로 15분여를 이동하다 보면 수리넘어재에 있는 휴게소 광장이 나온다. 광장에서 길 건너편 들머리로 오를 수 있는데 이곳이 산행의 출발점이다.
능선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는데, 이 길을 기준으로 양쪽의 풍경이 많이 다르다. 오른쪽으로는 장쾌한 산줄기가 기암괴봉과 어우러져 마치 거대한 산군이 파도를 치듯 넘실거리고, 왼쪽으로는 깎아지는 절벽이 자연성릉을 이루고 있다. 멀리는 파스텔톤 파노라마로 금산 시내가 펼쳐져 있다. 풍경이 이렇듯 다르니 산행이 심심할 틈이 없다.
진락산은 한참 발품을 팔아도 정상보기가 어려운 다른 산들과 달리 자신을 숨기지 않고 산을 찾은 이들에게 그 모습을 다 내어 주고 있다. 산이 낮다하여 골짜기까지 그러하지 않은 것처럼 진락산에도 암릉길이 있다. 가지 못할 만큼 어려운 길은 아니어서 그 길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조금 전과는 또 다른 맛이다. 도무지 같은 풍경이 없고 같은 느낌이 없다. 한번만 보고 그 느낌이 전부인 양 생각한다는 것이 어쩌면 참으로 어리석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락산의 하늘엔 거칠 것이 없다. 조망을 방해하는 그 어느 것도 말이다. 바로 내 위에 하늘이고 하늘아래 내가 있다.

▲ 진락산에서 유일한 암릉길. 올라서면 반대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의 암릉미를 맛볼 수 있다
▲ 진락산은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산행을 즐길 수 있다

1500년 전 인삼골의 전설

계속해서 오르니 원효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허옇게 드러나 있는 바위들 위로 굵은 동아줄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정상을 얼마 남겨두고 왼쪽으로 관음굴 가는 표지판이 나온다. 어머니를 위해 극진한 기도를 드리고 인삼의 전설이 시작된 곳. 전설의 현장을 찾아 가보기로 한다. 능선 아래로 난 길을 휘돌아 돌아가니 오래된 철제 난간 아래로 조그마한 굴이 나온다. 어떤 이의 간절한 흔적이 남아 있다.
관음굴을 나와 능선의 망루에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는데, 그 곳의 전경이 가없기 그지없다. 능선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과 바람, 그것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정상으로 올라서니 넓은 헬기장 터가 있고, 한쪽으로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예상했던 대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산을 찾게 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끝없이 그어진 산자락의 마루금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말없이 그 설명을 대신해 준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바로 노상카페가 있다. 누군가의 배려로 만들어진 석재 테이블과 돌 의자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737봉에서는 생뚱맞게 바위하나가 길을 막아서는데 바로 도구통바위다. 생김새가 곡식을 찧던 절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구는 전라도 방언인데, 절구, 절구통, 절기방아, 방애라고도 한다.
이렇게 불리게 된 것은 금산 지역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금산군은 원래 전라도 땅이었는데, 행정구역개편으로 1963년에 충남으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금산에서는 전라도 방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천암으로 내려서면 진락산자연휴양림이 시작된다. 단풍나무가 반가운 이곳은 울창한 산림과 잘 조성되어진 산책로가 있어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어 주차장으로 가기 전 천년고찰 보석사를 지나게 된다. 수령 1100년이 넘었다는 사람을 압도하는 크기의 은행나무가 보석사 마당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1000년은 고사하고 100년만이라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길 바래본다. 배낭 안에 든 인삼 한 채가 집으로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 01 진락산 정상에 선 참가자들. 이정표 뒤쪽으로 정상 표시석이 세워져 있다 02 관음굴에서 자연암릉길로 오르면 진락산 주변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03 정상으로 올라오는 능선길. 뒤편으로 보이는 금산 시가지 전경이 이채롭다

-information-

수리넘어재광장-(50분)-관음굴-(10분)-정상-(40분)-737봉-(30분)-도구통바위-(50분)-보석사 주차장

 

충남 금산의 진락산(進樂山·732.3m)은 금산읍 시내에서 남서쪽에 위치하고 서대산, 계룡산에 이어 충남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속리산과 서대산, 천태산, 민주지산, 덕유산의 장쾌한 산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전경이 빼어나다.
천년사찰인 보석사와 입구에 있는 전나무 숲, 천연기념물 365호인 11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있고, 영천암, 원효암 도구통바위, 봉화대, 관음암과 관음굴, 원효폭포, 물골의 바위굴이 유명하다.

-산길
진락산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는 금산읍에서 수리넘어재∼정상∼737봉∼도구통바위∼영천암∼보석사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종주코스이다. 초입을 찾기도 쉬운데다가 능선을 조망하면서 산행을 할 수 있고, 가파르지 않아서 넉넉하게 잡아도 4시간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이외에도 금산읍∼음지리∼복천암∼정상∼능선안부∼성곡리(11km·3시간 소요)코스와 위어동굴(음지리)∼골짜기길∼기도터∼관음봉∼주릉∼정산∼737봉∼도구통바위∼영천암∼보석사(7km·2시간 30분 소요) 쪽으로도 산행할 수 있다.

-교통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대전 IC나 옥천 IC를 이용하면 된다. 열차의 경우 서울에서 대전까지가 KTX로는 55분, 새마을호는 1시간 35분이 소요되고, 부산에서 대전까지는 새마을호를 이용하면 3시간 30분 소요된다. 대중교통은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금산가는 고속버스(06:30∼18:30까지 1시간 30분 간격, 2시간 40분 소요)가 있고, 대전에서는 금산까지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5∼10분 간격으로 동부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소요 시간은 50분. 금산읍에서 보석사 쪽으로 가려면 계진리행이나 남이·석동방면 시내버스(07∼18시까지 1일 5회, 20분 소요)를 이용하고 수리넘어재 광장 및 원효암 입구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면 5000원의 요금으로 갈 수 있다.

-보석사와 은행나무

 

대한불교조계종 마곡사의 말사로 조구스님이 창건 당시 절 앞산의 금광에서 채굴된 금으로 불상을 조성하였다하여 절 이름을 보석사라고 하였다. 유형문화재 143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문화재자료 제29호인 의선각 등이 있다.
1990년 천연기념물 제365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높이 40m, 흉고둘레 10.4m로 나무의 나이는 11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조구대사가 보석사 창건(886년)무렵 제자와 함께 심었다고 전해지며, 이 은행나무는 마을에 변고가 있거나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에는 소리 내어 울음으로서 재난에 대비하도록 알려주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산 5일장

 
금산하면 인삼으로 유명하다. 한때는 전국 인삼의 80% 정도를 금산에서 생산했다고 했는데, 연작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지금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대신 그 재배지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인삼이 5일에 한번 열리는(매 2·7자가 들어간 날) 금산 인삼장에 모이고, 가격이 형성된 다음에 다시 전국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1채는 750g이다. 가격은 몇 년 근이냐에 따라 다르다. 인삼시장과 더
불어 금산의 약초 시장은 전국 3대 약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37번 국도를,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에서 나오면 67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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