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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김동률
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김동률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1.2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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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감성 발라드 가수의 귀환

 
새 앨범으로 컴백한 김동률은 여전히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람회를 결성해 가수로 데뷔한 지도 어느덧 20년이 지났는데도 그를 향한 팬들의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11월 8일부터 시작되는 전국투어 콘서트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2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성남에 이어 부산 공연까지 티켓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3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김동률이라는 브랜드와 그가 발표한 음악의 힘은 대단해 보였다.

취재 박천국 기자 사진 및 자료제공 뮤직팜

“바로 그 순간의 마음과 에너지를 모두 담은 이번 앨범은 감성과 기술적 완성이 이상적으로 만난 한 장르의 클래식으로 남게 될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더욱 선명하게 기억되고 들으면 들을수록 감성이 짙어지는 노래들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명곡이라 부른다. 김동률은 지금부터 20년 전 전람회를 결성해 다수의 명곡을 남겼다. <기억의 습작>을 시작으로 <취중진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사랑한다는 말> 등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듣고 부르는 노래들이다. 그는 2011년 크리스마스 겨울앨범 <KimdongyYULE>을 끝으로 6집 앨범 준비에 돌입했다. 3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그의 6집 앨범은 한층 깊어진 감성과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 단숨에 각종 음악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년차 가수 김동률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역시 그의 강력한 무기는 추억과 변화에 있었다. 20대와 30대를 거쳐, 40대가 된 그의 6집 앨범에는 지금 이 순간, 그만이 할 수 있는 음악들로 추억과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차 가수의 자기 고백을 담다

 
새 앨범 <동행>은 김동률 특유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 있는 앨범이다. 이것은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하고 발전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은 그의 음악적 의미와 가치가 이상적인 순간에 만난 결과물이기도 하다. 곡에 쓴 노래 가사가 그러한 사실을 대변한다. 김동률은 1994년 친구 서동욱과 전람회를 결성했다. 그는 많은 앨범을 냈고, 유학을 떠나본 적도 있다. 카니발과 베란다 프로젝트처럼 동료들과 또 다른 팀도 만들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한 시간도 거쳤다. 하지만 <동행>의 수록곡 ‘내 마음은’의 가사처럼 ‘뜨겁지 않은 사람이 됐어’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월을 맞았을 터. 그러나 그는 ‘청춘’의 가사와 같이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 게 없는데’라고 노래하며 식어버린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전람회의 첫 히트곡 ‘기억의 습작’을 처음 불렀던 그때처럼, 그는 그 시절 격정적으로 표현하던 그 감정들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앨범 첫 곡 ‘고백’에서는 사랑을 고백하던 그 순간을 수줍은 목소리로 재현하고, ‘내 사람’에서는 날 설레게 했던 사랑이 지금도 ‘지친 하루에 숨이 턱 막혀올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행복을 주고 있다’며 매력적인 저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에 맡긴다. 문득 소속사를 통해 전해진 앨범 녹음을 마친 그의 말이 떠올랐다.
“이제 노래들은 제 손을 떠났고, 이제 곧 여러분들이 들어 주시는 일만 남았네요.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모습의 싹을 띄우게 될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널리널리 퍼지는 것도 좋겠지만, 오래오래 듣게 되는 그런 음악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청춘을 회상하며 사랑을 조언하다

이번 앨범에서 존박과 함께 부른 ‘Advice’를 들으면,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대학가요제로 데뷔해 신예로 떠오른 김동률이 가수 선배로서 소속사 후배에게 사랑에 대해 조언하는 나이가 된 것. 그가 ‘청춘’에서 노래하듯 ‘우린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푸르던 그 때 그 시절 추억이 되었지’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청춘’의 다음 구절인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 게 없는데’라는 가사를 통해 여전히 자신을 설레게 하는 열정의 존재를 언급한다. 마치 노래하는 사람은 여전히 청춘의 심장을 가졌는데, 세월이 먼저 가버렸다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그래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그게 나야’의 한 구절처럼 ‘그 시절을 아직 살아가는 한 사람’이 됐다고 그는 표현했다. 이처럼 이번 앨범이 주목받는 것은 20년 동안 끊임없이 음악을 해온 기술적인 완성도가 청춘 시절의 뜨거운 심장과 만났다는 점이다. 노래들은 지나버린 과거의 안타까움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포기나 추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때의 감성을 지키겠다는, 현재에도 뜨겁게 사랑하겠다는 솔직한 자기 고백에 가깝다. 이 복잡한 감정이 20년 동안 쌓인 김동률의 음악 내공으로 더욱 선명하게 구체화 된다. 소속사 측은 그의 이번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앨범의 노랫말들은 하나의 시와 같다. 김동률은 유행어나 속어는 배제한 채 가사의 운율을 맞추고, 노래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명확한 흐름과 완결성을 가진 이야기를 썼다. 초반 30초가 지루하면 외면 받는 시대에, 김동률은 멜로디에 대중의 귀를 억지로 끌기 위한 장치를 하지 않는다. 대신 어디 하나 허술하지 않은 작곡과 편곡으로 노랫말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멜로디는 길고, 소리는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하다. 온전히 한 곡을 감상하면, 김동률이라는 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 안정과 변화에 대한 고찰

 
그래서 그는 이번 앨범에 회고와 동시에 현재를 담으려 했고, 견고하되 실험적인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 물리적인 시간은 지나갔지만 그것을 부르는 그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고, 이 복잡한 감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전 노래들보다 더욱 치밀하면서도 과감한 시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동행’은 1절의 ‘넌 울고 있었고…(중략)…함께 울어주기’의 멜로디를 반복하며 진행된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긴 호흡을 가진 멜로디의 반복에는 그만큼 섬세한 변주가 필요하고, 가사의 흐름에 따라 치밀하게 소리를 쌓아가는 편곡은 잔잔하게 시작한 곡을 거대한 마무리로 끌고 간다”고 표현했다.
‘청춘’은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코러스 정도의 구성으로 곡을 끌고 가면서도 ‘20살’ 꽃다운 시절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의 한탄부터 그 시절을 아직 놓지 않은 사람들의 절절한 마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의 폭을 표현해낸다. 마치 강물이 바다로 흐르듯, <동행>에 수록된 노래의 멜로디는 유려한 호흡을 갖고 흐르고, 편곡은 그 흐름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연출한다. 그 안에서 김동률은 자신의 미술작품을 펼쳐 놓듯, 마음으로 그린 이미지에 대해 선명하고 섬세하게 노래한다.
그의 이번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흑인 음악에 밀려 실종된 한국 발라드가 다시 한 번 가져야 할 가치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내 사람’은 사람을 만나고, 설레고, 사랑하고, 함께 하는 인생사를 압축해 담았고, ‘오늘’은 지나간 인연에 대한 감정을 독백의 형식으로 풀어 놓는다. 과거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가사가 음악을 지배하는 이 시대에도 시처럼 서정적인 그의 가사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가 <동행>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음악적 역량은 시와 음악을 절묘하게 한 몸이 되게 만든다. ‘초반 30초가 지루하면 외면받는다’는 패스트 소비 시대에도, 그는 멜로디에 대중의 귀를 억지로 끌려고 하지 않는 느낌이다. 대신 어디 하나 허술하지 않은 작곡과 편곡으로 노랫말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소속사 측은 “그만큼 멜로디는 길고, 소리는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마음을 노래한 그의 앨범을 들으면, 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본 것과 같다. 그는 음악의 유행 코드나 대중적 호응도를 고려하기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담은 시를 음악으로 노래한 것이다. 우리가 자극적인 음악에 취해 잊고 있었던 진짜 발라드의 감성이 그를 통해 발현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세계의 본질로 깊숙이 파고든 그의 음악적 성취는 집중하고 들을수록 거대하고 심도 깊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동률의 소속사 측도 6집 앨범에 대해 “한 장르의 클래식으로 남을 것”이라는 말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노래마다 표현하려는 마음이 있고, 그 노래들이 모여 한 사람의 현재를 설명한다. 한 장의 앨범을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된 흐름으로 만들고, 그것을 모두 감상하면 한 사람의 마음을 전달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불편해 보이지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세가 지금 김동률의 감정을,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됐다. 뮤지션이 그 때가 아니면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음악이 있다. <동행>은 바로 그 순간의 마음과 에너지를 모두 담았다. 그리고 감성과 기술적 완성이 이상적으로 만난 한 장르의 클래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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