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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성분 검출 논란, 유명 독일 맥주 14종 마셔도 되나?
농약성분 검출 논란, 유명 독일 맥주 14종 마셔도 되나?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6.05.11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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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류계 투 톱 중 하나인 맥주. 그중에서도 독일 맥주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개의 독일 유명 맥주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독일 환경단체의 연구결과 발표 때문이었다. 농약이 검출된 맥주, 마셔도 괜찮은 걸까? 그 논란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_ 권지혜 기자 사진_양우영 기자

각종 수입 맥주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최근 수입 맥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수입 맥주 코너가 따로 마련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맥주는 모두 17만919톤으로 2014년 11만9천501톤보다 43.0% 늘었다. 특히 지난해 수입량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에서 들어온 맥주가 2만4천874톤으로 한 해 수입량의 14.6%를 차지하며 일본 맥주 4만6천244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유통업계는 수입 맥주의 인기가 떨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해성 논란 있는 글리포세이트 검출

독일 환경단체인 뮌헨환경연구소(Umweltinstitut Munchen)는 지난 2월 25일에 독일에서 생산되는 일부 맥주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10개 맥주 업체의 제품 14가지에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주장해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독일산 맥주들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연구소는 글리포세이트의 독일 식수 내 잔류 허용치는 0.075μg/l로, 해당 맥주들은 최대 400배나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글리포세이트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만큼 맥주에든 우리 체내에든 있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라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글리포세이트는 1970년대 미국 몬샌토社가 처음 제조해 전 세계 GMO 재배농가에서 쓰이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초제인 ‘라운드업’ 등에 사용되는 성분이다. 한국도 글리포세이트 반입물량을 제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물질의 발암성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는데, 글리포세이트는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바 있다.
‘농약 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품 안전법이자 독일 맥주 제조업자들의 자부심인 맥아와 홉, 물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 500년 역사의 독일 맥주순수령(Reinheitsgebot)에도 위배된다. 그 때문에 업계는 연구 발표가 독일 맥주에 대한 세계적 명성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독일 브루어협회는 이같은 조사가 적은 양의 표본에 기반을 뒀다면서 신뢰성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독일 연방 위해평가원(BfR)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제품들에게서 검출된 리터당 최대 29.74㎍의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글리포세이트 29.74㎍은 체중 60㎏의 성인이 섭취했을 때, 우려되는 일일 섭취 허용량(ADI)과 급성기준 노출량(ARfD)의 약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크리티안 슈미트 독일 농업장관도 업계를 두둔했다. 그는 농업 및 원예용으로 널리 쓰이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는 맥주뿐 아니라 곡물, 우유, 물, 동물과 인간 소변 등에서 극미량 검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리케 콜로자 연방환경청 보건환경감시국장은 “어쨌든 이런 성분이 인체에 축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기관이나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글리포세이트의 유해성에 대해 서로 주장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별도의 검증을 통해 안전상의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14종의 맥주 중 일부는 국내에서도 유통되고 있어 국내 유통업체들은 확인 작업에 나섰다. 애초 이상이 있거나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판매 지침이 내려오면 제품 철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었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현재도 제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맥주 가운데 크롬바커·웨팅어·비트버거·벡스·바르슈타이너·에딩거·프란치스카너 등 7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 매출은 지난해 이마트 수입 맥주 전체 매출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글리포세이트 성분과 관련해 “국내외에 기준이 없는 물질이므로 해외 제조사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벡스·에딩거·프란치스카너·파울라너 등 4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번 조사대상이 된 외팅거를 통해 PB 맥주인 ‘L 맥주’를 공급받고 있으나 제품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제품들을 검사한 결과 제초제 성분이 발견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며 “이 사실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큰 이슈가 되지 않으면서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 기관에서 한 발표에서 유해성이 없다고 밝혀지는 것과는 별도로 검증을 통해 해당 성분에 대한 안전상의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뮌헨 환경연구소(Umweltinstitut)가 농약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독일 맥주 14종의 글리포세이트 함유량 순위>

1. 하써뢰더 필스(Hasseroder Pils, 29.74μg/l)
2. 예버 필스(Jever Pils, 23.04μg/l)
3. 바슈타이너 필스(Warsteiner Pils, 20.73μg/l)
4. 라데베르거 필스너(Radeberger Pilsner, 12.01μg/l)
5. 벨틴스 필스너(Veltins Pilsener, 5.78μg/l)
6. 외팅어 필스(Oettinger Pils, 3.86μg/l)
7. 쾨니히 필스너(K?nig Pilsener, 3.35μg/l)
8. 크롬바커 필스(Krombacher Pils, 2.99μg/l)
9. 에딩어 바이스비어(Erdinger Weißbier, 2.92μg/l)
10. 파울라너 바이스비어(Paulaner Weißbier, 0.66μg/l)
11. 비트부르거 필스(Bitburger Pils, 0.55μg/l)
12. 벡스 필스(Beck‘s Pils, 0.50μg/l)
13. 프란치스카너 바이스비어(Franziskaner Weißbier, 0.49μg/l)
14. 아우구스티너 헬(Augustiner Helles, 0.46μg/l)

※독일 식수 내 글리포세이트 잔류 허용치는 0.075μg/l

자료=뮌헨 환경연구소(Umweltinstitu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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