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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에서 만난 문재인, 일자리 대통령 선언하다
북콘서트에서 만난 문재인, 일자리 대통령 선언하다
  • 송혜란
  • 승인 2017.04.0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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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은 지난 2월 2일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출판 기념 북콘서트에 참석해, 문재인 후보의 북콘서트 현장을 취재했다. 퀸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문재인 후보 북콘서트 이야기.

[Queen 2017년 3월호]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굳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 기념으로 북콘서트를 열었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 전격 합류한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는 인간 문재인에 대해 알아가는 다양한 질의응답이 오갔으며, 작곡가 김형석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이외수,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사회 경제, 문화 정책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실상 대선 후보 출정식을 방불케 한 그의 콘서트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 충분했다.

[Queen 송혜란 기자]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북콘서트는 문재인 전 대표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다. 지난 2월 2일 평화의 전당 안팎은 그의 콘서트를 보러 온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애초 무료입장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콘서트는 선관위의 권고에 따라 뒤늦게 1인당 5,000원을 받기로 하는 등 혼선을 빚었으나, 4,500명 수용이 가능한 평화의 전당은 예외 없이 지지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최대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찍 온 사람들은 행사 5시간 전부터 도착해 줄을 서기도 했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가수 강산애의 축하 무대를 시작으로 콘서트가 포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고민정 전 아나운서가 그를 인터뷰한 내용이 담긴 영상 ‘고민정이 묻는다_문재인의 몸, 생각, 취향, 그 남자, 기타 등등’이 플레이되었다. 사전 제작된 인터뷰 영상에는 정치인이기 이전 문재인 전 대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질문과 답변이 주를 이루었다. 

그녀가 묻는다. “자신의 단점은?” 그가 답한다. “재미없다는 거.(웃음)” 다시 그녀가 묻는다.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은?” 그가 답하기를 “사법시험에 합격한 거. 그리고 가장 부끄러운 일은 대입 낙방. 어디론가 그냥 꺼져 버리고 싶었던 심정….” 식의 인터뷰가 보는 이들의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스스로 화가 많이 나면 혼술을 한다는 문재인 전 대표. 그에게 세 가지 소원이 있다면 첫째는 정권 교체, 둘째는 세상 바꾸기, 셋째는 자유이다. 이에 그녀가 물었다. “자유를 찾은 후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자동차 여행을 좋아한다는 그는 자유롭게 직접 차를 몰고 강원도나 남해안을 쭉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와 함께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아내라고 답했는데…. ‘꿈에 보고 싶은 얼굴은?’이라는 질문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미 몇 차례 꿈에서 그를 본 적 있다는 문 전 대표는 한 번도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말에 모두 일제히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원칙주의자

첫 번째 인터뷰 영상이 끝나고 본격적인 토크쇼가 시작되었다. 작곡가 김형석과 KBS가 거절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이외수, 40년 동안 군인으로 살며 부하들에게 존경받는 장군이자 조선일보가 존경하는 장교로 꼽힌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 문재인의 싱크탱크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패널로 소개되었다. 마지막으로 콘서트의 주인공 문재인 전 대표가 엄청난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로 등장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토크쇼 중간 중간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으며, 황교익과 이외수는 그의 원칙주의적인 모습이 두드러졌던 재밌는 사례를 들려주며 토크쇼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황교익에게 인상 깊었던 일은 그와 진행했던 설날 장보기 프로젝트였다. 정부에서 발표한 평균 제사 비용 20만8,000원 안에서 장을 보기로 했는데, 그가 조상님들 제사상에 올릴 음식이라며 가격이 비싼 최고 등급의 고기, 과일만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황 선생이 제사상에 올릴 음식이라고 꼭 비싼 것이 좋은 게 아니라 가족과 단란하게 나눠 먹을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이분 참 말 잘 안 듣더라고요. 내가 왜 거길 따라 갔나 후회했어요.”

심지어 그가 제사상에 올라가지도 않는 달래까지 사는 등 충동구매도 했다고 밝혀 관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달래는 특별해요. 지금 겨울인데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게 아니라 노지에서 길렀대요. 이 계절에 맛보기 쉽지 않은 게 달래입니다. 충분히 의미가 있지요.(웃음)”

그의 대답에 황 선생은 다시 한 번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 이외수는 자신의 팬 사인회에서 새치기하지 않고 차례를 기다렸다 자기 사인을 받아간 문재인 전 대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분명 보좌진은 바쁘다며 빨리 가자고 했겠지만, 원칙은 원칙이라고 끝까지 줄을 섰을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문재인에게 군대란

문재인 전 대표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특전사를 다녀온 군 복무 경력이다. 몇몇 장관을 비롯한 고위직 후보들은 항상 병역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그는 군 경력, 그것도 특전사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국방의 의무를 다했음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이번 토크쇼에서도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은 문 전 대표의 군 복무 경력을 높이 치켜세웠다. 그러한 그가 우리나라 국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저는 우리 군인이 자랑스러워요. 목함지뢰 사건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하재헌 하사가 의족을 달고 재발 훈련 후 지금도 군 복무를 하고 있어요. 하사관을 비롯해 사병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오히려 문제는 장군들에게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옆에 자리한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 또한 바로 사실을 인정했는데…. 잠시 눈치를 보던 그가 다시 강한 어투로 말했다.

“매년 국방비로 나가는 예산은 많은데 아직도 자주국방 못하고,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맡기고 있잖아요. 군대 혁신, 혁신 하지만 장군한테 최신 컴퓨터 사 주면 제대로 활용도 못 해요. 우리 장군님들만 제대로 해 주면 대한민국이 최고의 강국이 될 것이다.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자신이 국군 통솔권자가 되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사병들의 급여를 올리고, 군 복무 중 발생하는 사병들의 희생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보상 체계를 꼭 갖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논하다

입춘을 맞이한 때 지금을 ‘입춘대길’이 아니라 ‘입춘제길’이라고 말하는 이외수. 그는 문 전 대표에게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를 높이기 위에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그는 서민 경제를 살려 내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우리나라 소득 상위 10%가 전세 소득 가운데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어요. 자산은 더 심합니다. 상위 19%가 전체 자산의 66%를 보유하고 있지요. 하위 50%의 재산을 다 합쳐도 대한민국 재산의 2%에 불과해요. 옛날 세계 대공황 때 금융 위기는 이처럼 소득 격차가 벌어져서 발생했는데, 한국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이제는 말로만 민생 경제를 이야기할 게 아니라, 실제로 소비경제 높여 주고 내수 살리지 않으면 더 이상 우리나라 경제가 돌아갈 수 없게 됐어요.”

미국도 뉴딜정책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고, 자본주의의 황금시대를 열어갔다고 말하는 문 전 대표. 그는 지금의 경제 가치관을 전면적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지원 정책을 펼칠 것이냐는 고민정 전 아나운서의 질문도 뒤이었다.

“우선은 재벌 기업이 소상공인들이 모인 재래 상권이나 골목 상권에 들어올 수 없게 입점 규제를 해야겠지요. 또, 소상공인은 임대료가 비싸고, 권리금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데요. 장기간 임대차가 가능하게 하고 임대료가 일정 금액 이상 못 올라가게 임대료 상한제를 둘 겁니다. 권리금도 제대로 보상받게 하고요. 신용카드 수수료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중소기업청을 격상시켜야 할 것 같아요.”

소상공인뿐 아니라 농민의 소득 문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요즈음. 토크쇼에서는 김현철 교수와 문재인 전 대표가 다양한 해결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남북 관계를 푸는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대중 정부 때는 이런 문제가 없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쌀이 남아돌면 이를 북한에 인도적 차원으로 보내거나 북한의 것과 교환하면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요. 이게 지금 정부에서는 안 되는 거예요. 우리가 앞으로 정권 교체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일자리 대통령

세 시간이 넘게 진행된 이번 토크쇼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회, 문화, 경제 정책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는 아무래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 촉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자리 부족이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의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젊은이들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가 헬조선이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까? 특히 그들이 일자리가 없어 결혼도 못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니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생산 인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경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렇게 되면 조세수입은 물론 소비도 하락할 것이고, 국가 경제는 저성장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시국까지 가게 될지도 모른다.

“제가 이미 한 번 발표했지만, 저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을 거예요. 청와대에는 일자리 상황실을 조성해 직무실에서 매일 일자리 현황판을 체크할 겁니다. 일자리 혁명을 이뤄 내기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정책과 수단, 재정 투입 등을 모두 도입하겠습니다. 국민들도 다 동의해 줄 것이라고 믿어요.”

토크쇼가 끝나고 고민정 전 아나운서와 문재인 전 대표의 두 번째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었다. 그의 취미와 좋아하는 색깔, 나무, 꽃, 건강 유지법, 심지어 몸무게와 허리둘레 등 신체 사이즈까지 공개돼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등산이 취미라는 그가 히말라야까지 오른 인증 사진도 공개돼 털털한 그의 소시민적 모습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어릴 적 별명이 ‘문제아’였다는 것.

한때 술과 담배를 일삼았던 그는 정학을 받기도 했으며, 교복을 입은 채 술을 먹고 길바닥에서 자기도 했다는 사실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의 과거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모두 의아해하는 반응이었다.

곧 이어 가수 이은미의 무대가 펼쳐진 후 세월호 진상 규명, 18세 투표권, 북한 비핵화에 대한 관객석과의 질의응답을 끝으로 콘서트는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토요일이었던 당일 문 전 대표는 행사를 마무리한 뒤 바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촛불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Queen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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