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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첫 번째 우승컵 안고 눈물 펑펑, 김지현
8년 만에 첫 번째 우승컵 안고 눈물 펑펑, 김지현
  • 류정현
  • 승인 2017.05.02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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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극적일 수 있을까.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야 그녀의 손을 잡아줬다.

김지현(26·한화)은 앞서 경기를 마친 이정은5, 이정은6와 공동선두로 18번홀 그린에 올랐다. 세번째 샷을 홀컵 5m가 넘는 거리에 떨어뜨려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다소 먼 거리였다. 붙이기만 하면 연장승부를 갈 수 있었지만 넣으려고 집착하면 멀리 지나칠 위험이 컸다.

하지만 김지현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과감하게 버디를 시도했다.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조마조마한 사이 볼은 홀을 향해 다소 세게 구르더니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순간 김지현의 눈에선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 김지현이 생애 첫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김지현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몇차례 우승권에 접근하고도 뒷심이 부족해 '새가슴'이란 오명을 썼던 그녀가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승부사로 거듭나며 생애 첫 우승잔치를 벌였다.

2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10언더파 62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김지현은 전반 첫홀부터 보기를 범해 또다시 우승경쟁에서 탈락하는 듯 보였다. 이후 7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기는 했지만 2명의 이정은에 가려 그녀의 존재감은 전혀 없었다. 일찌감치 추월을 당했고 이정은5(29)와 이정은6(21·토니모리)는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여 관심은 온통 둘의 승부에 쏠렸다.

하지만 잠잠하던 김지현의 샷이 후반들어 거짓말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10번홀부터 한 홀 건너 버디를 낚는 징검다리 버디를 5개나 떨구며 극적인 역전우승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10, 12, 13번 홀에서 차근차근 타수를 줄이더니 16번홀(파3)에서 2m 버디를 보태 기어이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마침내 18번홀에서 믿기 어려운 과감한 버디 퍼트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4언더파 공동선두로 연장전을 준비하던 2명의 이정은은 기운이 쭉 빠졌지만 멋진 역전우승을 일군 김지현을 포옹하며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2009년 투어 데뷔 이래 무려 125개 대회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지현은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통곡을 했다.

지난 8년간 참아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겨우 눈물을 삼킨 김지현은 "우승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2승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5와 이정은6가 나란히 공동 2위를 차지했고 하민송(22.롯데)이 단독 4위(13언더파 203타),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5위(12언더파 204타)에 자리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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