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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의 기본, 전문가에게 듣는 ‘입지분석’ 노하우
부동산 투자의 기본, 전문가에게 듣는 ‘입지분석’ 노하우
  • 송혜란
  • 승인 2017.05.26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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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술
 

해마다 활황과 침체를 반복하는 부동산. 2005년 최고의 호황기를 거친 부동산 시장은 2007년 들어 전문가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시장은 여전히 예측의 선을 넘나들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과연 유효한 것일까? “불황에도 반드시 사야 할 부동산은 있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인 ‘입지 분석’을 기반으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김학렬 전문가의 이야기다. 수박 겉핥기식 투자 공부는 저리 가라. 부동산 투자 전문가에게 직접 배우는 입지분석 노하우.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서울신문, Queen DB 도움말 김학렬(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 조사 본부 팀장)

“부동산 투자는 언제나 유효해요. 다만 과거처럼 부동산을 사 두기만 하면 무조건 오르는 시기가 아닐 뿐이지요. 자본주의 사회 특성상 자산 가치가 있는 부동산이어야 해요.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을 보려면 사람들이 추가로 돈을 지불하고도 매수하려는 상품이어야겠지요. 즉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 있는 부동산, 수요가 많은 부동산은 불황이든 활황이든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거예요.”

요즘 우리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트렌드와 이슈에 민감한 사람은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기 일쑤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만 중요시하면 되는데 말이다. 낙폭과 급락을 오가는 부동산 투자에 접근하는 법도 마찬가지다.

김학렬 전문가는 오랫동안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 팀장으로 일하며 데이터 분석, 현장 검증은 물론 직접 투자로 자신만의 부동산 투자 정석을 만들었다. 투자의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에 대해 확실한 개념을 정립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최근 저서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를 펴낸 김 팀장이 제시한 투자의 기본은 단연 ‘입지 분석’이다. 어지러운 국내외 정세 속에서 블랙스완 대비를 위해 여타 경제 전문가와 부동산 투자 고수 역시 하나같이 지금 투자의 원리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입지 분석은 경제 위기와 변화의 시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확한 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입지분석인가

김학렬 팀장은 20년간 부동산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였다. 일자리가 많은 곳에 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땅은 확장이 불가능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직장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 이에 교통망이 필요하다. 교통이 발전된 곳의 부동산 가치는 오른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또 상업시설이 있어야 한다. 교육시설도 꼭 필요하다. 교통과 상권, 교육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높은 이유다.

“입지 분석은 이러한 기반시설이 얼마나 잘 조성된 곳인지를 분석하는 일이에요. 현재 기반시설이 탄탄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제일 비싸겠지요. 바로 강남입니다. 강남을 탑으로 해 그보다 기반시설의 정도가 떨어질수록 가치도 낮습니다. 입지 분석을 제외하면 부동산은 더 따져볼 게 없어요.”

실제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 중 입지분석이 주효했던 사례는 꽤 많다. 부동산 가치가 높은 입지의 역사를 추적해 보면 그의 말에 더욱 공신력이 생긴다. 항상 초기 진입자가 부동산을 통한 부를 더 많이 축적했다. 부동산의 산증인인 서울만 해도 그렇다.

그는 1970년대가 대한민국 대단지 아파트 역사라고 설명했다. 택지개발지구가 처음으로 등장한 때다. 반포와 동부이촌동, 여의도, 압구정, 잠실 등 단지도 모두 그 시기에 들어섰다. 당시 이 지역에 진입한 사람 중 부자가 되지 않은 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대단지와 기반시설이 동시에 좋아진 입지에 미리 투자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실제로 거주했던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1972년 입주했던 반포주공아파트 30평형의 가격이 250만원 전후였어요. 지금은 25억 정도 하지요. 무려 1000배가 올랐습니다. 40년 동안 다른 투자나 사업 소득 없이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다가 대부자가 된 겁니다. 입지투자의 아주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지요.”

 

교통, 교육, 상권, 자연 조건을 살펴라

부동산 투자는 기대심리와 시간이 벌어주는 이익을 얻는 재테크다. 부동산 침체기는 반드시 온다. 그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찰력에 있다. 부동산이 태어나는 입지분석만 능하다면 불안감도 곧잘 극복할 수 있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면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프리미엄을 두루 갖춘 매물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앞서 부동산으로 대부자가 된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모두 교통과 교육, 상권, 자연 등에서 입지적으로 가치 평가가 검증된 곳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네 조건이 바로 부동산 입지 분석을 꿰뚫는 핵심 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교통은 일자리가 많은 곳과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장 일자리가 많은 강남권에 얼마나 빨리 도달할 수 있는지가 교통 프리미엄의 기준이다.

착공이 확정된 노선 주변에 눈을 돌려라. 교육 프리미엄은 선호하는 상급 학교 진학률이 높은 하급 학교와 대형 학원가의 형성 여부로 측정한다. 특히 내신 경쟁에서 여학생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남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는 남녀공학보다 남학교를 더 선호한다. 이런 경향이 부동산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남녀공학 배정 지역보다 남학교 배정 지역의 프리미엄이 더 높다. 가격 조건이 비슷하다면 남학교에 배정되는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를 매수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또, 상권은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등 주거지역에 프리미엄을 주는 대형 상권이 근접할수록 가치가 더 높다. 마지막으로 쾌적한 환경이 많은 수록 좋은 입지다. 한강과 남산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용산구에 미군 부대가 이전하고 천혜의 센트럴 파크가 개장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는 점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외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이나 호수 주변도 좋은 입지 조건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상품 가치를 판단하는 두 가지 경쟁력

현대 부동산은 이러한 입지적인 요소와 함께 상품 가치를 판단하는 두 가지 경쟁력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질적 시장에 걸맞은 상품 경쟁력을 갖췄는지 살펴보자.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서울만 해도 평당 2000만 원 전후다. 평당 1000만원 아파트가 2000만 원 이상 아파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상품적인 경쟁 요소가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주차장이 지하로 들어가고, 기존 지상 공간은 조경과 수공간이 됐다.

이제 세대 내부의 인테리어, 평면구조, 조명 등도 과거 아파트와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 시설까지 있어야 새 아파트로 인정받는다. 이 정도는 돼야 평당 2000~3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다. 이를 바로 ‘상품 경쟁력’이라고 한다.

물론 좋은 상품도 소비자 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이어야 한다. 이를 둘째, ‘가격 경쟁력’이라고 부른다. 너무 싸지도 않고, 너무 비싸지도 않게 적정해야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현재 강남은 평당 4000만 원대가 적정 가격대다. 그 외 지역은 2000만 원대 전후로 형성돼 있다.

“상품의 적정한 가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변 시세를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지난 가격의 변화 추이를 최소 5년 이상 추적해야 합니다. 10년 정도 보면 더 좋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입지의 그 부동산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이 얼마나 있는가 입니다. 기존 아파트의 시세 변화와 매물량 체크가 필수적이지요. 지역별 랜드마크 아파트와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서울-수도권-지방, 지역별 투자법

위 조건들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별로 큰 차이가 있다. 지역마다 상품이나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평당 1000만원이 넘은 곳이 별로 없다. 그런 지역에 좋은 상품을 공급한다고 해도 평당 2000~3000만원에 매수할 이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별로 다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 25개구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니 서울을 벤치마킹해 지방의 주요 부동산 시장을 다 공략할 수도 있겠다.

“수도권의 경우 신도시 시범단지는 무조건 관심을 가지세요. 이때 수도권 1기는 입지 경쟁력 유지, 2기는 기반시설 확보가 관건이에요. 지방 광역시 투자의 핵심 포인트는 교육환경입니다. 질적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야겠지요.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인구 유입이 증가하는 중심지에 집중할 것을 권합니다.”

 

<어떤 상품을 고를 것인가?>
아파트 vs 빌라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낮은 대신 가격이 비싸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월세 수익률만 놓고 보면 아파트 대비 수익성이 좋다. 단, 경쟁 상품에 대해 늘 긴장해야 한다. 영구적으로 수익률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감가상각도 아파트 대비 더 빠르다. 철저하게 입지 분석, 상품 분석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다고 쉽게 매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아파트 : 수요가 꾸준한 30평대를 공략하라
-다세대, 빌라, 연립 : 역세권, 5년 이내 신축을 사라
-오피스텔 : 시세차익보다 월세 수익을 노려라
-오래된 아파트 : 10년 차 미만은 상품, 20년 차 이상은 입지를 보라
*참고 도서 :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

진정한 투자 목적은

입지를 공부한다는 것은 좋은 입지를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김학렬 팀장. 그 정도 입지라면 어떤 상품이 가장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 가격까지 수용할 수 있는 지역인지, 누가 사는지, 앞으로 기반시설이 더 좋아지는지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늘 사람이 좋아하는 입지, 상품, 가격에 대해 공부한다고 한다. 이에 그는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를 위해 사람을 많이 관찰하라는 소탈한 투자 철학도 설파했다.

“부동산 투자자가 부동산, 재테크 등 경제 서적만 보지 말고, 인문사회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으면 해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는 투기입니다. 투자하는 목적도 분명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나와 가족, 주변 지인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하는 게 아닐까요? 투자하는 과정도 즐기며, 스스로 먼저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김학렬 팀장은...
국내 시장조사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부동산 조사 본부 팀장인 그는 20개의 부동산, 재테크 카페 인기 칼럼니스트다. 서강대에서 사학을 공부한 그는 통계 위주로 분석하는 부동산 시장에 인문학적 분석을 최초로 시도한 바 있다. 부동산 팟캐스트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저서로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 등이 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서울신문, Que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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