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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박보미,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우승
'무명' 박보미,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우승
  • 류정현
  • 승인 2017.07.10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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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박보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톱 랭커들이 대거 빠진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우승상금 5억원)에서 '무명' 박보미(23)가 연장승부 끝에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강자인 펑산산도 박보미의 무명 돌풍을 넘어서지 못하고 4언더파 공동 4위에 그쳤다. 박보미는 3라운드에서 챔피언 조에서 펑산산과 함께 경기했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제 능력의 120% 발휘했다.

박보미는 9일 중국 웨이하이의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장(파72·612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지후와 함께 공동 선두를 기록한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짜릿한 역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12년 KLPGA투어에 입회한 박보미는 시드전을 거쳐 2013년 1부 투어에 진출했다. 우승은 물론이고 '톱 10'조차 한 번도 든 적 없으며 이 대회 전까지 자신의 최고 성적은 2015년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공동 14위였다. 올해는 12개 대회에서 7차례 컷 통과를 기록했을 뿐이고 상금순위도 7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오뚜기 같은 근성으로 시드권을 획득하며 1부 투어에서 활동하던 박보미는 처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으로 연결했다. 2014년부터 79번째 정규 대회 출전에 거둔 첫 승리였다. 이번 우승으로 박보미는 최근 3년간 번 상금 1억1573만과 맞먹는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고 무엇보다 내년 시즌 풀 시드권을 획득해 더 이상 2018년 출전 자격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박보미 우승 돌풍의 조짐은 이미 전날 2라운드부터 시작됐다. 2라운드에서 무려 7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대회 연속버디 신기록을 썼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3라운드에서도 초반 맹타를 날렸다.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나섰고 5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지켜보던 펑산산을 기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샷이 무뎌지면서 17번홀까지 3개의 보기를 범해 선두에서 밀렸고 먼저 경기를 마친 이지후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18번홀(파4)을 맞았다. 이때부터 박보미의 잠자던 승부욕이 살아났다. 18번홀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같은 홀에서 벌어진 연장전에서 침착하게 1.5m 거리의 파 퍼팅을 성공시켜 보기에 그친 이지후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안송이(27)는 마지막 18번 홀 보기로 5언더파 211타, 1타 차이로 연장에 합류하지 못하고 3위에 올랐다.

박보미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 중국의 펑산산은 또다시 땅을 쳤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던 펑산산은 한국의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하자 우승을 자신했지만 무명돌풍에 휘말려 공동 4위에 그쳤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펑산산은 2라운드까지 1타차 단독 선두에 오르며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는 호언장담을 실현하는 듯했지만 마지막 날 1타를 잃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주관한 19차례 여자프로 골프대회에서 한국에 전패했던 중국은 첫 우승 기회를 또다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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