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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꿀 TIP ③ 어린 자녀의 애착 형성기
육아 꿀 TIP ③ 어린 자녀의 애착 형성기
  • 송혜란
  • 승인 2017.08.02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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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말말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합니다.

생애 처음 부모가 된 초보 엄마, 아빠의 육아 라이프는 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매일 아침 핏덩어리 같은 아이를 떼어 내고 출근길에 올라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온종일 독박 육아에 시달리다가 잠시 외출이라도 할 때면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칭얼대는 아이로 인해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 전업맘도 마찬가지다. 만 1~5세 자녀가 한창 분리 불안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이때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몰래 빠져나오려고 했다간 자칫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 도움말 서울대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 가톨릭대 심리학과 정윤경 교수 | 참고도서 <만능양육>(홍순범 지음, 예담 출판),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정윤경·신주혜·이유진·배민정·조영미 지음, 북폴리오 출판)

안녕하세요? 두 살배기 딸을 둔 엄마인데요. 아이 출산 전부터 출산휴가에 육아휴직까지 연이어 쓰느라 요즘은 직장 생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몇 달 전부터 시골에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올라와 아이를 대신 봐 주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유독 아침마다 저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씁니다. 폭풍 울음을 터뜨리는 애를 강제로 떼어 낸 후 출근하고 나면 하루 내내 마음이 불편해요. 가끔 회사 업무에 집안일, 육아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낼 때도 있는데…. 이러다간 아이의 정서 발달에 문제라도 생길까 봐 너무 걱정돼요.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만 1~5세 자녀를 둔 워킹맘이나 전업맘이라면 흔히 가질 법한 고민이다. 특히 이번이 첫 아이이거나 사회생활로 바쁘게 지내 온 탓에 양육 정보에 문외한인 부모라면 먼저 아이의 시기별 양육 원칙에 대한 이해가 급선무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는 아이의 정신 발달상 양육의 규칙은 총 세 단계로 나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1단계는 ‘아기’, 2단계는 ‘어린이’, 3단계는 ‘청소년’으로 구별된다. 여기서 만 1~5세 아이는 바로 아기에 해당한다. 자녀의 성장 1단계인 아기 때 부모는 ‘애착’을 목표로 양육에 몰입해야 한다. 이 시기 자녀의 마음속에 신뢰와 안정, 희망을 건강하게 싹틔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말을 잘 못 하는 갓난아기는 자신이 원하는 게 저절로 이뤄지는 것을 보며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가진다. ‘아, 세상이 날 사랑해 주는구나’, ‘이 세상은 살 만한 곳이구나’, ‘내가 그럴 가치가 있는 아이이구나’ 결국 아기는 자존감까지 얻게 된다. 아기 때 쌓은 신뢰감이 튼튼하면 성인이 되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아이는 곧잘 다시 희망을 품게 된다.

이에 부모가 자녀와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려면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에 잘 반응하며 일관된 사랑을 줘야 한다고 홍 교수는 조언했다. 아이가 울면 왜 우는지 무조건 해결해 주는 것이다. 배고픈 것 같으면 먹여 주고, 졸린 것 같으면 잘 자라고 달래 주며, 불편한 것 같으면 자세를 바꿔서 안아 주기도 하며 말이다. 지루한 것 같으면 재미있는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이 몰래 나가는 행동은 금물

그렇다면 부모와 아이의 애착 형성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단적인 예가 엄마와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있다. 때로는 아이의 격한 분리 불안에 무슨 큰 문제라도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서겠지만, 이는 아이가 엄마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지극히 정상이다. 보통 분리 불안은 생후 6~8개월경에 시작해 14~18개월에 그 정도가 강해졌다가, 유아기와 학령 전기 동안 점차 줄어들고 강도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단, 이때 엄마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애착 형성이 별문제 없이 잘 진행될 수도, 삐걱거릴 수도 있다고 가톨릭대 심리학과 정윤경 교수는 경고했다. 가령 아이가 잘 때나 TV를 보는 등 다른 것에 몰두하고 있을 때 몰래 집을 나서는 행동은 금물이다. 아이를 울리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을 모르진 않으나, 이는 아이의 불안만 더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매일 집을 나설 때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에게 지친 엄마도 힘들고 짜증나기도 할 터. 그렇다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강제로 떼어 놓으면 아이는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엄마와 떨어질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화내는 말과 행동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이렇게 해 보면 어때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이의 얼굴을 보고 인사하며 헤어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00야! 엄마 잠시 나갔다 올게. 저기 시계바늘 보이지? 작은 바늘이 여기에 오면 돌아올 거야!’라고 얼마나 기다리면 되는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알려 주는 식이다. 이때 아이와 약속한 시간을 지키는 것은 필수다. 더욱이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면 아이에게 항상 일정한 시간에 출근했다가 일정한 시간에 퇴근한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코 처음부터 쉬울 리 없겠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면 마침내 아이도 엄마를 믿고 더는 불안에 떠는 일은 없을 것이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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