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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의 새로운 도전
‘계족산 황톳길’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의 새로운 도전
  • 송혜란
  • 승인 2018.01.0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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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대기업을 나와 단돈 2000만원으로 ‘5425 핸드폰 벨소리’ 창업 후 대전, 충남 지역 소주회사 선양을 인수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오늘날 그는 벤처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어느 날 소주 사업은 뒤로한 채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하는가 싶더니 피아노마저 산에 올려 클래식 공연을 펼친 그의 도전 정신은 뭇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누구보다 한발 앞선 생각, 즉 그의 역발상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로 거듭나는 법까지 올해 아트랙티브 테마파크 라뜰리에로 새로운 승부수를 건 그와 나눈 오감 자극 토크.

조웅래 회장은 첫인상부터 굉장히 유쾌했다. 마치 옆집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중절모와 노타이, 캐주얼 청바지는 여느 나이 지긋한 권위적인 회장 이미지와 확연히 달랐다. 건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는데…. 곧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그가 여전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제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최우선으로 하는 일과가 걷고 뛰는 일이에요. 하루에 두 시간 들여 10Km씩 달립니다. 요가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며 굳은 몸을 펴려고 하고요.(웃음)”

그가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입고 싶은 옷을 더 폼나게 입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늘 사람을 만날 때 밝은 표정을 짓기 위해서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가 59세에 청바지를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 역시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좋은 혈색에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창의력 키우는 법

조웅래 회장은 건강이나 패션 스타일뿐 아니라 사고방식 또한 젊은이들 못지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항상 발상의 전환을 거듭해 온 그다.

“매 순간 오감이 열려 있어야 해요.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코로 다양 한 냄새를 맡으며, 입으로 맛있는 것을 두루 먹고, 귀로 숱한 소리를 들으며, 손과 발로 온갖 촉감을 경험하면서 말이지요. 오감이 열려 있으면 똑같은 것을 봐도 무언가 달리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가 25년간 해 온 수많은 사업도 모두 오감과 관련이 깊다. 일단 5425핸드폰 벨소리는 소리, 산소를 집어넣은 것으로 큰 인기를 끈 ‘02린(오투린)’은 맛이다. 또한 그는 계족산에 14.5Km 황톳길을 깔아 맨발 걷기 캠페인과 맨발 축제를 만들었는데, 이는 촉감과 연결돼 있다.

“앞으로 상상력이나 창의력,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이 중심에 서는 시대가 올 텐데요. 어릴 때부터 오감을 자극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속에서 새로운 게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이에 힘입어 그는 피아노를 산에 올려 실내에서만 보던 클래식 공연을 숲속 음악회로 선보였으며, 산이나 바다에서 맞던 새해 첫 일출을 맨몸으로 뛰며 즐기는 이벤트를 만들어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 동대문에 오픈한 테마파크 라뜰리에도 우리가 눈으로만 보던 명화 속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그의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널리 이롭게 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사업으로서 경제적 가치까지 창출하며 큰 성공을 거두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가 소주 사업은커녕 스스로 맨발 걷기 전도사로 나서는가 하면 새해 벽두부터 맨몸 마라톤 등 전혀 수익이 나지 않은 일에 열을 올렸는데도 매출이 훨씬 증가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역발상은 물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경영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큰 밑천은 자기 확신이었지요. 2006년 제가 처음 맨발 걷기의 효능을 직접 느끼고 산에 황토를 깔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돌았다고 했어요. 12년째 된 지금은 어떨까요? 현재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인이 가 봐야 할 관광지 100선에 들어가 있습니다. 제 확신이 없었다면 황톳길이 관광 명소화 될 일도 없었을 거예요.”

더욱이 그는 무슨 일이든 돈이 되겠다 싶어 시작한 게 하나도 없다고 되짚었다. 그저 자신이 재밌겠다 싶은 일에 푹 빠져들었고, 그래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에 있는 계족산 황톳길은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거나 하는 수익 사업이 절대 아니다. 황톳길은 1년에 2,000톤 이상의 흙을 깔아 보수하고, 심지어 해마다 50회가 넘는 무료 음악회와 맨발 걷기 축제를 진행하는 데 6~7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그가 이 일을 계속하는 데는 특별한 경영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에코힐링(Eco-healing). 자연(Ecology)과 치유(healing)의 합성어인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해 몸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자연과 사람은 하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축제와 문화 공연을 만들어 건강한 삶을 선물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것이 그가 이끄는 맥키스컴퍼니의 CSV(Creating Shared Value) 경영 활동이기도 하다.

매해 수능이 끝나는 겨울엔 고3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와 강연을 개최, 교육 기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조 회장. 어디 그뿐인가. 굳이 그가 자랑을 늘어놓지 않아도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맥키스오페라 뻔뻔(fun fun)한 클래식’ 공연도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등 명성이 자자하다. 그의 다양한 건강 문화 기부 활동이 환경보호와 빈부 격차 해소,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 사회적 이익을 창출, 이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수익까지 보장해 준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지난 10월 대한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최고경영자대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무학도인 어머니가 7남매 중 막내인 저에게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한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에서 배운 인간 중심 사상 덕분입니다.”

이렇듯 겸손해하는 그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기업 이념을 앞세운 맥키스컴퍼니의 직원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할 뿐 아니라 이직률 또한 제로에 가깝다고 알려졌다. 2015년 한국노사협력대상에서 ‘중견·중소기업부문 대상’과 2016년 노사문화대상 ‘고용노동부 장관상’ 등 그의 화려한 수상 이력이 이를 증명해 준다.

 

첫술에 행복하랴~

지금껏 보았듯 조웅래 회장의 좌우명은 불광불급(不狂不及)이다.
“무슨 일이든 미쳐야 이룰 수 있어요.(웃음)”

설사 실패하더라도 긍정적인 자세로 재차 시도하다 보면 소위 내공이 많이 쌓인다는 조 회장. 그 역시 중간 중간 삐삐 인사말 녹음, ARS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했다가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에 밀려 실패를 수두룩하게 경험했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에 그는 요즘 팍팍한 직장 생활에 지쳐 퇴사 후 창업을 꿈꾸거나 실패가 두려워 선뜻 새로운 도전에 망설이는 젊은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상당하다고 운을 뗐다.

“첫술에 행복하랴.”
그 말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너무 세상일을 미리 알려고 하지 말 것. 무엇이든 미리 안다고 정해진 코스, 프로그램, 속도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란다. 자신이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다른 한발이 나오는 게 인생살이인데, 우린 너무 한 방에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그는 꼬집었다. 그도 계족산에 어렵사리 황톳길을 만들어 인정받기까지 무려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되뇌었다.
“세상에 쉽고 빨리 되는 게 어디 있을까요?”

이에 그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답게 살 궁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제일 비참한 게 ‘원 오브 뎀(One of them)’이에요. 전국 팔도에 있는 소주병은 다 녹색입니다. 정부에서 재활용하라고 소주 회사마다 다 똑같이 만들라고 했거든요. 전국에 있는 빈 소주병을 모아 물에 불리고 나면 상표도 떨어져 나가 다시 제 것은 못 찾아요. 그런 녹색 병 같은 인생을 살지 말았으면 해요. 누구도 자신을 대신할 수 없는 삶을 살려면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몸부림치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코 찾아낸 후 한 번 제대로 미쳐 보길 바래요. 그게 진정 행복한 삶입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조 회장

자신 역시 조웅래처럼 살아갈 참 궁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조 회장. 어느덧 그는 또 한 번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맥키스컴퍼니에서 지난 7년 동안 150억 원을 투자해 준비해 온 라뜰리에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에는 없었던 도심 속 신개념 테마파크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다시 꿈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다는 그는 설렘에 가득 차 있었다.

라뜰리에는 예술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아트랙티브 테마파크다. ‘아트랙티브(Art Interactive)’는 명화 작품의 ‘아트’와 기술과 사람 간의 소통을 의미하는 ‘인터랙티브’가 결합된 말이다. 라뜰리에는 IT로 구현해 낸 실제 그림 속 공간뿐 아니라 미디어아트 쇼와 홀로그램, 뮤지컬 등 어트랙션 요소를 강화해 테마파크라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서 그랜드 오픈했다.

“인상파 화가 고흐, 모네 등 실제 명화 속으로 떠나 각기 다른 섹션에서 온도와 향기 차이 등을 느끼며 오감을 자극할 수 있을 거예요. 다양한 실패에서 배웠듯 더 이상 대기업이 따라 할 수 없도록 세세한 것 하나까지 디테일을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명화 주인공과 대화도 해 보는 등 어린이 체험 교육장으로도 으뜸이지요. 단순히 입장료를 받아 사업적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더 발전해 앞으로는 라뜰리에 같은 아트랙티브 테마파크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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