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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의 소확행 小確幸
조해리의 소확행 小確幸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8.06.2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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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화보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얼음판 위에선 내려왔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마이크를 잡고 현장 중계를 하며 여전한 쇼트트랙 사랑을 보여 준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조해리. 은퇴 소식을 전한 지 일 년여가 지난 지금,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는 그녀의 근황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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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고양시설관리공사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해설위원으로 활약하셨어요.

원래 하고 계시던 선배가 개인 사정으로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추천을 받게 됐죠. 워낙에 갑작스럽게 시작했던 일이라 처음엔 긴장도 많이 하고 떨렸어요. 그런데 주위에서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 주셔서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그 덕분에 즐겁게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올림픽 기간 동안 ‘해리포터’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별명을 지어 주셔서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봐 주시고 있구나 생각하니까 힘도 얻었고요. 별명 덕분에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저에게도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됐어요.

Q. 해설위원으로 활동해 본 소감은요?
 
2015년부터 월드컵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 중계를 해 오고 있었어요. 그런 경험들이 다행히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이고 정말 큰 대회인데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됐죠. 더군다나 그동안 쇼트트랙 중계에서 볼 수 없었던 현장리포터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준비 기간부터 바짝 얼어 있었는데 준비했던 것들을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선수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은퇴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선수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을지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함께 운동을 했던 선수가 경기에 나설 땐 저도 모르게 더 긴장이 되기도 했고 어린 후배 선수들이 압박감과 긴장감을 잘 이겨 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됐어요. 선수 시절엔 긴장하는 마음이 컸다면 이번엔 응원하는 마음이 컸죠. 또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니까 더욱 생생하게 중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Q. 선수 시절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인 것 같아요. 23년이란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해 왔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많이 당했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었는데 힘든 시간을 잘 견뎌 냈다는 보상을 받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시상대에 올라가니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때의 기억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아 있어요.

Q,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요?

저는 유독 많은 부상을 당한 편이에요. 119 구급차에 실려 간 일만 해도 5번이 넘어요. 부상을 당하면 예전 기량을 회복하기까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해요. 그 시간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어렵게 회복하고 나면 또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반복됐죠. 그 시기를 버티지 못하면 슬럼프로 빠지게 되는데, 그때마다 부모님과 감독님이 많은 위로를 해 주셨어요.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올림픽이라는 큰 목표만을 보고 견뎠던 것 같아요.

Q. 해리 씨에게 쇼트트랙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요.

제 삶의 전부죠. 23년이란 시간 동안 쇼트트랙을 해 왔는데 제 인생에서 그 시간을 빼면 뭐가 남을까 싶어요. 쇼트트랙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참 고마운 존재예요. 저는 정말 행복한 스케이터였어요.

Q.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세요?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면서 힘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 존경받을 만한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Q. 은퇴 이후엔 어떻게 지내셨어요?

해 보고 싶었던 평범하고 사소한 일들을 마음껏 하면서 지냈어요. 선수 시절엔 항상 체중 관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음식을 마음 편히 먹어 본 적이 없었는데 맛집 탐방을 다니기도 했어요. 외국도 거의 시합 때문에 나갈 일이 잦았기 때문에 긴장 속에서 비행기를 타곤 했어요. 쉬는 동안엔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마음껏 즐겼죠.
 
Q. 선수일 때의 삶과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르던가요?

기상 시간이요.(웃음) 항상 새벽에 훈련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거의 매일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야 했거든요. 그때는 알람 소리 없이 눈이 떠질 때 일어나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예요.

Q. 요즘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시나요?

은퇴 후에는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워낙 강도 높은 훈련을 매일매일 받아 왔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집에서 쉬는 걸 가장 좋아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대신 힘든 운동 말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종목을 찾고 싶어요.

Q. 은퇴 후엔 개인 시간이 많이 생기셨을 것 같아요.

집순이에요. 집에서 쉬는 걸 가장 좋아하죠. 그래도 가끔은 친구들과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기도 해요. 아, 그리고 최근 들어 캘리그래피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예전부터 배워 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내기 힘들기도 했고, 그동안 해 온 운동이랑 전혀 다른 분야라 엄두를 못 냈거든요.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Q. 연애관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자상하고 친구 같은 사람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30대 안에 결혼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연예인 중 이상형을 꼽으라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어요?

오래전부터 말해 왔던 건데 소지섭 씨를 정말 좋아요. 팬카페에도 가입했을 정도로 열렬한 팬이에요.(웃음) 지금도 그 팬심은 변함없어요.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 주세요.

그동안은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오기만 했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나 해 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 나가고 싶어요. 그러면서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맘껏 누릴 생각이랍니다.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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