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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피할 수 없는 투자 손실, 손실 펀드 관리법
신도 피할 수 없는 투자 손실, 손실 펀드 관리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8.10.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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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테크

“펀드는 반드시 오른다. 주식은 기다림이다.” 전편에 못지않게 화제를 모은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가장 돋보였던 캐릭터인 ‘성주신’(마동석 분)은 펀드 하는 신으로 등장하면서 손실 회복을 장담하며 절규하듯 외친다. 재개발 보상금으로 투자했던 펀드가 반토막을 넘어 70% 가까운 손실을 보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써서 곤경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성호(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
 

이 장면을 마냥 웃으며 볼 수 없다. 성주신이 투자한 것처럼 이머징마켓 펀드를 매수했다가 원금 손실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주식시장은 올해 1월 고점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만약 상하이종합지수가 5,166 포인트를 넘었던 2015년 6월에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 주식은 장기 투자 시 그 어떤 자산보다 높은 성과를 준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지만, 이는 미국 시장의 사례가 일반화된 것에 불과하다.

자본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신흥시장의 경우 한번 발생한 투자 손실이 회복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서는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 펀드 손실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피 엔딩으로 마쳤지만, 현실에서는 중국 주식시장의 부진이 해소될 기미가 별로 없다.
 

빚 내서 물타기는 금물

일단 성주신의 투자 패턴이 가진 문제점을 살펴보자. 자산관리의 기본 원칙은 특정 상품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자산으로 나누어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분산 투자다. 그러나 성주신은 투자 위험성이 매우 큰 이머징마켓 펀드에 몰빵 투자했다. 만약 그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가총액을 가진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를 같이 매수했다면 전체 손실은 상당폭 줄었을 것이다. 더욱이 사채를 동원해 같은 펀드에 투자하는 물타기는 가장 피해야 할 방법이다.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해 기존 펀드에 추가 투자해 겉으로 드러난 손실률을 줄이고자 하지만, 실제 손실 금액은 더 커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빌린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도박에 가까운 위험한 투자법이다. 더 커진 자금으로 밀어붙인 투자마저 실패할 경우 재정적인 파산 상태로 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원금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이다.

이미 지출되어 버린 투자 자금은 매몰비용으로 인식하고, 손절매를 통해 추가적인 손실을 막은 뒤 다시 한번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의 잘못된 판단에 계속 끌려가기보다 분산투자 원칙에 따라 다양한 유망 자산을 구성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상승장과 하락장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큰 수익을 안겨 줄 유망 자산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을 피하는 것이다. 신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주식시장이지만, 전세계 우량 자산에 고르게 투자하며 때를 기다린다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따른 장기 투자 성과를 언젠가는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최성호 애널리스트

현 우리은행 WM사업단 수석 운용역
전 한국은행 외화자금국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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