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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혈압'... 최익준 인천성모병원 교수 "체중·스트레스 관리가 관건, 저염식 생활화해야"
겨울 '고혈압'... 최익준 인천성모병원 교수 "체중·스트레스 관리가 관건, 저염식 생활화해야"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1.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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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준교수.
최익준교수.

겨울철만 되면 대학병원 응급실엔 두통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새벽 시간에 몰린다. 이들 대부분은 고혈압 환자다. 특이할 증상이 없다고 그대로 방치했다간 엄청난 합병증을 야기하는데….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번 달엔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익준 교수를 만나 고혈압의 증상, 치료, 예방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고혈압 환자는 특히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뇌졸중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혈관 수축으로 인해 일어난다. 혈관은 급격한 기온 차에 노출되면 수축한다. 이때 좁아진 혈관으로 많은 혈액을 전달하기 위해 심장이 무리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 약해진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막히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비슷한 원리로 심부전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이 올 가능성도 크다는 최익준 교수.

“추운 겨울철에 고혈압 환자는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할 경우 따뜻한 옷차림으로 체온 유지에 신경 쓰세요. 운동도 가급적이면 실내에서 하는 편이 낫고요.”

고혈압의 이해

우리 몸은 수많은 혈관으로 이뤄져 있다. 심장의 피가 혈관을 통해 잘 공급돼야 각 장기에 영양분과 산소도 골고루 배분된다. 그런데 혈관이 어떠한 요인으로 딱딱하게 굳는 경화증이 생기면 혈압이 올라간다. 이를 고혈압이라고 부른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으로 나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고,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확장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이다. 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또한 원인 질환이 밝혀졌을 경우 이차성 고혈압,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을 때 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다만 뇌혈관과 심장혈관, 눈 혈관은 물론 콩팥 등 각종 장기에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지요.”

원인은
 
이러한 고혈압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 노화,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이 손꼽힌다. 제일 중요한 것이 나이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고, 쉬이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비만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혈압이 발생하곤 한다.

“아무래도 채소보다 육류 섭취가 많으면 비만해지기 쉽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술 섭취량도 늘어나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운동 부족이 반드시 고혈압을 일으킨다고 할 수 없어요. 운동이 비만 예방이나 스트레스 해소, 이미 고혈압 환자라면 합병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는 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되는데, 이때 생기는 호르몬이 혈압을 높인다. 흔히 항우울제와 피임약이 고혈압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것도 약 성분 속 호르몬이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이유
 

최익준교수.
최익준교수.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고혈압에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간혹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아 두통이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낀다는 환자만 있을 뿐이다. 평소 자신이 고혈압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정기 건강검진밖에 답이 없다. 이에 그는 정상 혈압이라면 1년에서 2년에 한 번, 고혈압 전단계라면 좀 더 자주 자신의 혈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 고혈압 환자라면 아예 집에 전자 혈압측정기를 구비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서 가장 편안할 때 재는 혈압이 제일 정확하기도 하고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소변 한 번 본 후나 늦은 밤 잠들기 직전에 잰 혈압이 진짜 수치예요.”

그러나 이를 다 무시했다가는 뇌졸중, 심근경색을 비롯해 심부전, 시력 저하 심지어 치매 등 합병증까지 부르는 무시무시한 질병 고혈압. 혹 건강검진을 통해 고혈압 확진을 받았다면 치료와 합병증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그는 경고했다. 고혈압 치료에는 혈압약이 쓰인다. 이와 함께 체중 조절, 유산소 운동, 염분 제한, 스트레스 관리 등 위험 인자 관리도 필수로 이어진다. 고혈압은 생활습관 병이기 때문이다.

“고혈압과 소금 섭취량 간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우리나라가 서양보다 염분 섭취량이 높다고 해도 고혈압 환자가 더 많지는 않거든요. 그럼에도 고혈압 환자에게 염분 섭취를 제한하면 혈압이 잘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반면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몸에서 수분을 더 많이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어 혈압이 덜 떨어지는 편이지요.”

안타깝게도 고혈압에는 완치란 개념이 없다. 한번 굳어진 혈관이 약 먹는다고 말랑말랑해지진 않는다. 그저 압력만 조절하는 것뿐이라고 그는 위안했다.
“혈관에 쌓인 노폐물에도 안정화된 것, 불안정화된 것 두 가지가 있는데요. 고혈압 치료는 안정화된 찌꺼기가 불안정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어요. 현재 혈관 자체를 다시 깨끗하게 하는 의료 기술은 없습니다. 고혈압은 완치가 아니라 조절하는 병입니다.”

고혈압에 좋은 음식과 운동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혈압은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더 상책이다. 지금부터라도 일찍이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수칙은 없을까?
“여느 대사증후군이 그렇듯 고혈압도 비만과 맞물러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균형 있는 식사와 꾸준한 운동을 생활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그는 기본적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은 적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많은 식단을 추천했다. 붉은 고기와 가공 육류, 튀긴 음식, 동물성 기름을 줄이고, 채소와 식물성 기름, 오메가3,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게 가장 바람직한 예다. 운동도 유산소 위주로 일주일에 3~5번 하도록 한다.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최소 30분 이상 하는 게 상식이다. 강도는 자신이 약간 숨이 가쁘다고 느낄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산책하듯 걷는 거보다 언덕길을 오르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의사의 건강관리법

대학병원 심장혈관내과 의사인 최익준 교수도 최소한의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모든 의사가 그렇듯 병원 생활이 바빠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그가 택한 것은 계단 오르기. 점심 때 지하 2층 구내식당에서 식사 후 15층까지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고 그는 자랑했다. 병동 회진을 돌거나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웬만하면 계단을 이용하는 게 그에게 습관처럼 자리 잡았다.

“나이가 드니까 체중도 늘고 복부 비만에 혈압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아 시작한 운동인데, 효과가 꽤 좋습니다.(웃음)”

어린 두 자녀를 둔 그는 음식도 가려먹으려 노력한다는데….
“어릴 때 습관이 평생 가잖아요. 설사 아이들과 라면을 먹더라도 국물은 많이 남기려고 해요. 요리할 때도 조미료는 최소화하고요. 애들한테 인스턴트 먹지 말라고 해 놓고 저 혼자 먹으면 안 되니까 아빠는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랍니다.”


최익준 교수는…
2004년 영남대 의대를 졸업, 가톨릭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익준 교수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현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조교수로 있다. 소속은 심장혈관내과. 말초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 대동맥질환, 흉통 클리닉을 전문 분야로 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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