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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하던 건설사 해외수주, 코로나19에 발목 잡힐까 '우려'
반등하던 건설사 해외수주, 코로나19에 발목 잡힐까 '우려'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2.27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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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가까스로 반등을 노리던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발목을 잡힐까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금액은 총 93억3800만달러(26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4억7900만달러) 대비 168% 늘어난 수치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사업은 지난해 심각한 부진을 겪은 뒤 연초 반등을 도모하던 중이었다. 2019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224억달러로, 지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각종 부동산 규제와 토지 부족으로 국내 매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해외사업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연초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을 연이어 따내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찰나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지난주부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국가 이미지와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한국인을 입국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일부에선 '혐한'(嫌韓) 분위기까지 형성되면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지역은 총 28곳으로 집계됐다. 모리셔스, 바레인, 베트남, 싱가포르, 요르단, 이스라엘, 이라크, 일본, 홍콩, 쿠웨이트 등 17곳은 입국을 금지했다. 대만, 마카오, 영국, 오만, 카자흐스탄, 카타르, 태국 등 11곳은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제한 지역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입국 제한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해당 국가 등에서 수주 활동에 제한이 생기고, 진행 중인 사업도 지장이 생기게 된다. 현재 해당 국가 현장에 파견된 직원 중 국내로 휴가를 왔거나 출장을 온 직원들은 현지 복귀가 연기된 상황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지 직원들이 복귀가 늦어지는 인력의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지만, 장기화하면 인력 손실에 따른 현장 관리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며 "수주 활동을 위한 출장과 파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접전을 벌이는 수주전의 경우 작은 것 하나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이미지나 신뢰도, 안전성 등이 실추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해외 발주 침체도 잠재적인 불안 요소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국내 건설사의 주력 진출국인 중동과 아시아 산유국의 발주 감소가 불가피하다.

올해 초 배럴당 68.3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5일 기준 54.5달러로 내려앉아 연초 대비 20% 이상 급락했다. 일부에선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미뤄지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40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원유 수급과 플랜트 발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당시에도 건설업이 크게 조정을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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