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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학 100주년 맞는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
창학 100주년 맞는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
  • 송혜란 기자
  • 승인 2020.03.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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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미래 100년 향한 첫걸음"
창학 100주년 맞이하는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은 특히 지금처럼 이념 갈등이 극심하고 세대갈등이 커질 때 여성이 할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저는 여성만의 특징,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봐요. 이를테면 모성에서 나오는 따뜻한 시각, 공감 능력이 주효하지요."
창학 100주년 맞이하는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은 특히 지금처럼 이념 갈등이 극심하고 세대갈등이 커질 때 여성이 할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저는 여성만의 특징,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봐요. 이를테면 모성에서 나오는 따뜻한 시각, 공감 능력이 주효하지요."

 

덕성여대에는 ‘덕부심’이라는 말이 있다. 덕성의 자부심이라는 뜻이다. 독립운동가 차미리사 여사가 3·1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순 민족자본을 가지고 세운 유일한 여성교육기관이라는 데서 나왔다. 강수경 총장은 학내에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차미리사 여사의 지혜로 돌파하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올해는 덕성여대가 창학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계에도 크고 작은 화두가 산재해 있는데…. 강수경 총장을 만나 교육자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강수경 총장은 2019년 덕성여대에서 직선제로 선출된 첫 총장이다. 법학과 교수 출신으로 비교적 일찍 총장 자리에 오른 강 총장에게 지난 1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바쁘게 보냈어요. 구성원들과 함께 학교의 미래 동력 창출을 위한 다양한 길을 치열하게 모색하며 고민해 왔습니다. 손오공이 되어 분신술로 일 처리하는 꿈을 꿀 정도였지요. 참 고되지만 그들의 애정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어 보람찼던 것 같아요.”

짧은 기간 안에 강 총장이 남긴 성과는 꽤 많았다. 지난해 덕성여대가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선정돼 향후 3년간 대학 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유치한 게 가장 큰 치적으로 꼽힌다. 덕성여대는 <도깨비> 등 여러 유명 드라마와 영화 배경으로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캠퍼스를 지니고 있다. 이에 강 총장은 이번에 얻은 예산을 교육과정 혁신, 교육시스템 개발은 물론 스마트형 강의실 등 학습 환경 개선에 대폭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해요.”


여성 리더의 소통 방식


강 총장은 권위적인 여느 대학 총장들과 달리 포근하고 따뜻했다. 동시에 자신이 맡은 업무는 칼같이 정확하게 처리하려는 스타일을 보였다. 강 총장에게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그녀는 총장이 되기 전 교수뿐 아니라 평가처 처장, 도봉구 인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강 총장 스스로 여성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저는 여성만의 특징,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봐요. 이를테면 모성에서 나오는 따뜻한 시각, 공감 능력이 주효하지요. 특히 지금처럼 이념 갈등이 극심하고 세대 갈등이 커질 때 여성이 할 역할들이 큽니다.”

그래서일까? 강 총장은 총장 취임 후에도 법학과 강단에 서는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였다는데…. 그동안 덕성여대는 격동의 세월을 겪었다. 변혁기에 총장이 된 그녀는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읽고 싶다는 바람이 앞섰다고 털어놓았다.

“총장 선거 때 제 공약이기도 했고요. 실제로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의 눈동자에 담긴 시선은 제 게으름을 경계하도록 했고, 초심을 잃지 않으며 어려움을 헤쳐 나갈 힘을 주었습니다. 눈빛으로 학교에 대한 그들의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고요.”

반면 총장이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비판도 있었기에 강 총장은 현재 다른 소통 방식을 찾고 있다.


단과대통합선발, 융복합형 인재 키운다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유튜브에 1인 방송인이 몇 백만 명인데요. 각자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면 사회 자체가 성립할 수 없어요. 헌법의 기본법 사상도 바로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헌법이라는 큰 법전에 기본법을 집어넣은 것은 옛 선조들도 국가를 유지하려면 다름의 이해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강수경 덕성여대 총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유튜브에 1인 방송인이 몇 백만 명인데요. 각자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면 사회 자체가 성립할 수 없어요. 헌법의 기본법 사상도 바로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헌법이라는 큰 법전에 기본법을 집어넣은 것은 옛 선조들도 국가를 유지하려면 다름의 이해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무엇보다 강 총장이 내세운 공약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덕성여대를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만드는 데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들도 미래 대비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융복합적 역량과 창의성을 갖춘 사람이 인재로 각광받는 시대다. 신여성 리더 양성을 위해 강 총장은 어떠한 변화를 강구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강 총장은 2020년 신입생 선발 방법과 교육 프로그램에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가장 먼저 유아교육과와 약학과를 제외한 신입생 전원을 학과제 선발에서 단과대통합선발로 개선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학문 간 경계를 유연화한 것인데요. 모든 신입생에게 1년 동안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역량을 발견하며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어요.” 이와 함께 정규 교과과정 외에도 전공 박람회 등을 개최해 신입생들의 진로 설계, 직업 탐색, 대학 생활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또한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인 공학의 인력을 키우기 위해 사이버보안전공과 소프트웨어전공을 신설했으며, 공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을 과학기술대학으로 통합·개편했다. 학생 수요 기반으로 교과목을 개설하는 오스카 인재개발학부를 새롭게 만든 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 강 총장은 창의적 사고와 소통의 토대가 글쓰기에 있다고 판단, 차미리사 교양대학 내 기존 글쓰기센터를 소통역량센터로 확대해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고 자랑했다.


자녀 교육법? 전통 교육에서 찾아야


물론 미래 인재양성이 대학만의 몫은 아니다. 일찍이 잘 길러진 인재들이 대학에 들어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만큼 가정교육도 잘 따라와야 한다. 슬하에 고등학생인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둔 강수경 총장. 교육자로서 그녀는 아이들에게 독서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미래를 바라볼 때 다시 전통 교육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인해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이럴 때일수록 인간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소스를 열심히 얻어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소양도 다 텍스트에서 나오는걸요.”
공감능력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대 아이들에겐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유튜브에 1인 방송인이 몇 백만 명인데요. 각자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면 사회 자체가 성립할 수 없어요.”

헌법의 기본법 사상도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는 강 총장. 헌법이라는 큰 법전에 기본법을 집어넣은 것은 옛 선조들도 국가를 유지하려면 다름의 이해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경쟁은


근래 강 총장은 입시 제도를 개편하며 아이들의 경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시간이 있었다.
“타인의 배려가 없는 경쟁은 참 슬프더군요.”

자녀를 키우고 있는 그녀 역시 아이들이 어디 가서 1등을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등수가 떨어졌다고 실패로 낙인하는 법은 결단코 없다.

“모든 부모가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경쟁은 친구랑 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자신과 하는 거니까요. 시험을 통해 자신이 뭘 몰랐는지 알아가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알았으니 다행이지요. 그래야 공부에 보람도 있고요. 또 그렇게 성장해가야 합니다.”


‘창학 100주년’ 전략, 실행에 옮겨 가치 높일 것

 

강수경 총장은 창학 10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정신으로 하나하나 차분히 실행해 나가려고요. 또, 불광불급(不狂不及)! 전력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일도 없지요.(웃음)”
강수경 총장은 창학 10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정신으로 하나하나 차분히 실행해 나가려고요. 또, 불광불급(不狂不及)! 전력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일도 없지요.(웃음)”

 

덕성여대는 올해 창학 10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학교법인 덕성학원은 창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덕성 산하 모든 교육기관과 함께 준비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념식이 6월 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며, 학술 심포지엄·엠블럼 공모·차미리사 선생 묘역 정비 등 사업을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덕성여대는 창학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설립·추진하고 있으며, 3월 새 학기가 되면 올 한해 대학의 특성에 맞는 여러 사업 진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강 총장은 2030년 모습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미래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덕성학풍 교육체계 강화, 학생성공 지원체계 강화, 성과중심 산학연 협력 강화, 미래 덕성 성장동력 강화, 수요자 중심 운영체계 강화 등 5대 전략 목표를 세웠으며, 15대 전략과제 60개 실행과제를 선정한 것이다. 전략은 실행에 옮길 때 가치가 있을 터.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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