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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일
한여름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일
  • 박유미 기자
  • 승인 2020.07.09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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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 Long Line 줄자를 들고!
pixabay

 

붐비는 클럽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시비들. 때로는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지는데... 한여름 이태원클럽에서 발생한 사건을 통해 알아보는 클럽에서 사고 발생시 대처해야 할 사항들.


Q. 30세 직장 초년생인 남성 김 씨는 친구와 함께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습니다. 해당 클럽은 음악 소리가 커서 김 씨는 바텐더 근처로 가서 주문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바텐더는, 주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던 박 양이 김 씨의 일행인 줄 오해하여 김 씨의 돈으로 박양의 음료까지 계산하였습니다. 이에 김 씨와 박 양 사이에 음료를 둘러싸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김 씨가 자신이 지불한 음료를 가져오던 중, 박 양은 자신이 주문한 음료를 김 씨로부터 다시 가져오려는 과정에서 음료가 박 양에게 쏟아진 것이지요. 나중에 박 양은 김 씨가 어깨와 허리를 만졌다고 주장하면서 강제추행, 술을 일부러 부었다면서 폭행으로 김 씨를 고소하였습니다. 바텐더와 박 양의 친구들은 참고인으로 경찰에서 고소사실에 대하여 김 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지요. 이에 1심에서 김 씨는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억울했던 김 씨는 변호인을 찾아 변호를 의뢰하였는데요. 당시 변호인은 디지털 포렌식센터에 의뢰하여 사건 당시 촬영된 CCTV의 화질개선을 하였습니다.두 번째로는 참고인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하여 이태원 클럽에 직접 찾아가서 조사하였지요.

변호인은 클럽에서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는 ① 박 양의 친구들이 서있던 곳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진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박 양 친구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였고, ② 바텐더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테이블 높이 때문에 L양의 허리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바텐더의 진술을 믿을 수 없음을 밝혀내었습니다.

해당 변호사는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증거인 CCTV 영상에 대하여 철저하게 분석하여 ① 김 씨가 어깨를 만지는 장면은 전혀 증명이 되지 않고, ② 등받이가 있는 테이블 앞에 놓인 의자의 길이를 자로 재어,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팔 길이로는 뒤에서 박 양의 허리를 감싸 안을 수 없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③ 또한, 김 씨는 왼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 왼손으로 박 양의 허리와 어깨를 안기에는 매우 어색한 상황이라는 점을 재판에서 주장하였지요.

이러한 변호사의 진술이 받아들여져서 억울했던 김 씨는 항소심에서 다행히 무죄 판결을 받았지요.

이처럼 강제추행이나 폭행 사건의 경우 피해자 진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이에 참고인들의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경우 피고인에게는 불리한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 사건에서도 만약 CCTV 파일이 없었다면 김 씨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글 변호사 정성엽(정앤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검토 한국·미국변호사 이재영 |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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