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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 걷기
서울 속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 걷기
  • 최윤상 기자
  • 승인 2021.01.11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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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리를 돌아보면 프랑스 브랜드들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정말 많이도 눈에 띈다. 그만큼 국내에는 프랑스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브랜드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그들이 모여 살며 주말이면 편한 차림으로 마주치는 동네가 서래마을이다. 국내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40%가량이 이곳에 거주한다는 통계가 있는 걸 보면 어쩌다 잡지에서 본 프랑스 인들을 마주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서래마을은 서래로 입구에서 방배중학교까지의 서래로 530m 구간을 중심으로 양옆 주택가 일대가 포함된다. 특히 서래로는 가스등 디자인의 가로등이 설치되어 인상파 그림 속의 파리 거리를 연상케 한다. 프랑스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답게 아침이면 파리 주택가의 골목처럼 빵 굽는 냄새가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바게트를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들 역시 하나도 낯설지 않게 여겨진다. 서래마을을 오랫동안 즐겨 찾았던 사람들은 사실 이런 소박한 풍경을 좋아한다. 그 탓에 상업적인 색채가 짙어지는 것을 못내 안타까워하기도 했었다. 서래마을은 그냥 파리의, 그것도 샹젤리제 같은 관광지가 아닌 조용하고 한적한 16구나 15구의 주택가 골목처럼 남기를 바랐다. 생활용품과 식료품을 파는 프랑프리(franprix)가 있는 그 골목 말이다.

작고 소박하지만 저마다의 개성으로 거리 풍경을 만드는 작은 가게들이 바로 서래마을의 진짜 매력이다. 아마도 파리에 머물렀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은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그곳을 떠올리며 이 거리의 정취 속에 젖어들 것이다. 와인만을 파는 소매점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 역시 파리의 추억을 소환하는 장치 중 하나다.
 


서래마을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반포천이 한강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를 ‘서리서리’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서쪽의 물가와 산에 인접했다 해서 ‘서애(西涯)’로 불리던 것이 ‘서래’가 되었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서울 안의 프랑스 마을로 불리는 서래마을의 시작은 80년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1985년경 ‘주한프랑스학교(Ecole Francaise de Seoul)’가 이곳으로 이주하고부터 프랑스인 거주 지역이 형성됐다. 서울에 사는 프랑스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프랑스인 촌이 형성됐고 이후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여들었다.

팔레스 호텔에서 방배동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서래마을의 입구가 나오는데 그 길을 쭉 따라 올라가는 길이 카페와 상점 많은 프랑스식으로 조성된 거리이다. 걷다 보면 다소 경사가 있는 언덕길이 시작되고 그 중간쯤에 주한프랑스학교가 나온다. 서래로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져 무슨 일인가 싶었다면 아마도 주한프랑스학교’의 하교 시간일 게다. 그 시간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불어 대화가 제법 크게 들려 파리 주택가의 학교 앞을 지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수년 전부터 서래마을은 12월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부상했다.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프랑스인들이 동네에 크리스마스 장터를 열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소문이 나 이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서래마을의 명물이 되었다. 명절이면 고향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으리라. 매년 12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리곤 하는데 치즈, 와인은 물론 푸아그라도 맛볼 수 있으며 크레페와 마카롱, 집에서 구운 빵, 쿠키도 푸짐하게 장터에 나온다.  크리스마스 장터는 서래마을의 ‘파리15구 공원’에서 열린다. ‘파리 15구 공원’의 원래 이름은 ‘은행나무 공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동네 작은 광장처럼 즐길 수 있게 테이블과 벤치, 의자들을 비치하고 공연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된 곳이다. ‘파리 15구 공원’은 서래마을 입구 스타벅스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래마을은 프랑스적인 특성을 더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했는데 그것들을 즐기고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Rue Omar Sy','Sylvie Guillem', 'Marguerite Duras' 등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으로 우리와 친숙한 프랑스 배우 오마르 사이와 파리 오페라의 발레리나 그리고 유명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름을 딴 프랑스식 도로 현판을 찾아보는 것도 그런 재미 중 하나다.

서래마을 카페거리라 불리는 카페와 와인바, 식당이 늘어선 오르막길 끝에는 생활용품 문구류를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루밍〉이 있다. 그곳의 유리 글라스로 된 투명하고 컬러풀한 오너먼트들은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까웠음을 알리고 있다. 파리에서는 꽤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감각적인 생활용품들이 달콤한 향으로 기분 좋게 만드는 실내에 구경하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비트라, 프리츠 한센 등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품들이 모여 있어 구경만 하러 갔다가도 결국 지갑을 열게 된다.

 


서래마을에 가려면 지하철 3, 9. 7 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와 터미널 방향으로 직진해 만나게 되는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 13번을 탄다. 두 정거장 후 서래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13번 마을버스는 서래마을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도 같은 정류장에서 정차하니 동일한 13번이라도 타기 전에 서래마을 방향인지 확인하고 승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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