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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들의 주거 공약에 청년들 별 관심 없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주거 공약에 청년들 별 관심 없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3.2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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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0일 오후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11.20 (사진 뉴스1)
지난해 11월20일 오후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11.20 (사진 뉴스1)

 

부동산을 향한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15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들의 청년 주거 공약은 청년들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1일 청년 활동가와의 간담회에서 "서울에 있는 모든 청년이 혜택을 받도록 월세 20만원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19~29세 청년들에게 5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30~40대에 원금을 갚아나가는 '출발자산'도 내놨다.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하겠다고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박후보와 비슷한 월세 20만원 지원책을 내놨다. 연간 청년 1인가구 5만명에게 월 20만원 월세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인가구에게 월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오 후보는 또 청년 매입임대사업을 연간 1000호에서 2000호로 늘리겠다고 했다. 공공분양 주택엔 중앙정부와 협의해 청년할당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거나 임차권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변호사의 법률서비스도 제공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철을 지하화하면 생기는 지상 공간과 사유지를 활용해 청년들을 위한 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주택바우처와 보증금 프리제도도 제시했다. 주택바우처는 쿠폰 교환으로 월세와 관리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주택 보증금을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보증보험으로 대신하는 보증금 프리제도로 청년들의 보증금과 대출이자 부담을 없애겠다고도 했다.

신혼부부는 청년주택에 우선입주하고 10년 동안 거주하도록 한다. 부동산 청약에는 청년쿼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청년들은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지만 정작 서울시장 후보들의 주택 정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별로 없는 데다가 공약도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20대 박모씨는 "부동산 공약들을 보면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그냥 표 얻겠다고 숫자로 몇만 호를 말하는데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박씨는 독립하고 싶지만 집값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른 탓에 전세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청년들도 많았다.

최근 전세 대출을 받아 6평 오피스텔을 계약한 직장인 강모씨(28)는 "대출 지원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는 보증금 3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최대 7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강씨는 "웬만한 전세는 2억원을 훌쩍 넘는데 전세대출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마련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전세대출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것도 어려워 강씨는 한 달 가까이 발품을 팔아야 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던 직장인 A씨(28)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다가 결국 반전세를 구했다.

A씨는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집을 구했지만 대출 이자와 월세가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대부분 청년주택 확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거비가 저렴한 청년주택은 경쟁률이 높고 소득 기준이 까다로워 쉽게 들어가기 어렵다.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29)는 월세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전·월세 가격이 너무 올라버려 마음이 급하다.

김씨는 "원룸 전셋값이 1억이 넘고, 월세가 50만원대인데, 이걸 청년들이 부모님 손을 안 빌리고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며 "청년들이 거주할 수 있는 청년주택을 이른 시일 내에 충분히 확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김모씨(26)는 월세 30만원인 종로구 원룸에 살고 있다. 그 역시 청년주택 공급이 늘어나 당첨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B씨(30)는 가격 부담에 서울에 집을 구하지 못하고 매일 1시간 넘게 경기버스를 타고 있다. B씨는 "몸만 누일 수 있으면 좋으니 청년주택에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의 평균 전셋값은 5억9829만원으로 전월보다 1.7% 상승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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