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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자가진단키트' 도입 가능? … 전문가들 "시도해 볼만 하다"
학교에 '자가진단키트' 도입 가능? … 전문가들 "시도해 볼만 하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4.1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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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9일 학생이 학부모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2021.4.9 (사진 뉴스1)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9일 학생이 학부모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2021.4.9 (사진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등교수업 확대를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나선데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도해 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자가진단키트의 편리성과 신속성을 강조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빠른 시일 내에 사용 허가를 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학교를 콕 집어 자가진단키트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등교에 제한이 있어서 정상적인 학습활동을 못 하고 있다"며 "학력 격차가 심화됐고 학부모들은 등교하지 않는 자녀들을 돌보느라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은 매일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면 (효과가) 극대화하고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며 "식약처가 문제 삼는 민감도·정확도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반복적·지속적으로 활용하면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정해진 인원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면 자가진단키트 도입이 방역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노래방 같은 곳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쓰자는 것은 실효성도 적고 오히려 방역 불감증을 키울 우려도 커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용 인원이 정해져 있는 학교는 상황이 다르다. 주기적으로 검사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 교수는 이어 "교직원이나 기숙사 학생, 실습생 등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경우 주기적으로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으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자가진단키트를 보완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 교수는 다만 "자가진단키트의 민감도가 낮은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고 가격 측면에서도 PCR 검사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더 싸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이미 학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쓰고 있다"며 "젊은층은 무증상 확진자가 많은데 교사 등이 위험시설을 다녀오거나 했을 때 자가진단하는 도구가 있다면 감염병 전파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학생·교직원 등이 매일 통학·통근하는 학교는 해볼만 하다고 본다"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면 비효율적인 것은 맞는다. 노래방 대상으로 할 것이라면 차라리 학교를 대상으로 하라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가진단키트 활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자가진단키트는 신속성이 장점이지만 양성자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인 콜센터나 요양병원, 학교, 실내체육시설 등에는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보조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 부작용을 충분히 염두에 두면서 중대본과 같이 협의해 진행한다면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가 요청하면 자가진단키트 학교 도입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자가진단키트 도입 관련 협의 요청이 없었다"면서도 "학교 현장에 도입했을 때 실효성이 있는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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