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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사진작가 정길웅
마이산 사진작가 정길웅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1.04.2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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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웅 작가
정길웅 작가

 

전북 진안에는 40년간 오로지 마이산 사진만을 찍어 온 정길웅 사진작가가 있다.

정작가는 마이산 작품들을 널리 알려서 마이산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정작가는 진안에서 태어나 군에 입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늘 마이산과 함께했다. 사진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이고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카메라로 맨 처음 찍은 것이 마이산 이었다.

카메라를 만진지 얼마되지 않아 필름을 직접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들을 전문책을 통해서 배우기 시작한 정작가는 어린 나이에 사진전문잡지에 추천작가로 등록되기도 했다.

그당시 사진 잡지의 추천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20여점의 사진이 입선해야 되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콘테스트에서 고등학생이 그정도 수상했다는 것은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컷던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1988년 수도방위사령부의 사진병으로 군생활을 마친 그는 본격적인 마이산사진작업에 몰두했다.
 
어느 계절에 봐도 아름답고 특이한 자태를 갖추고 있는 마이산이 그의 사진 소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정작가는 마이산이 잘 보이는 사진 포인트를 찾으려고 주변 산과 들을 헤매고 다녔는데 궂은 날씨와 험한 지형도 그에게는 아무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원하는 사진 한컷을 만나기 위해서 눈,비를 맞아가며 몇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서 있기도 힘든 벼랑 같은 곳에는 공사장에 쓰는 안전벨트를 나무에걸고 매달려 촬영하기도 했고, 비가 오는 날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공사장에서 쓰고 남은 자재들을 주워서 움막을 짓고, 사진 앵글을 높이기 위해 무거운 자재들을 산으로 짊어지고 올라가 탑을 쌓기도 했다.

마이산 석벽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을 저속 셔터로 찍어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진을 포착했다.
마이산 석벽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을 저속 셔터로 찍어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진을 포착했다. (사진 정길웅)

 

마이산(馬耳山)은 진안읍 단양리와 마령면 동촌리의 경계면에 걸쳐있다. 바위산의 서봉인 모봉(母蜂[서봉]:687.4m)과 동봉인 부봉(父峰[동봉] : 681.1m) 으로 되어 있으며, 본래 속금산으로 불리다가 말의 귀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마이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1979년 전라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3년 전라북도 지방기념물로 지정, 2003년는 마이산 권역 160,159㎡가 명승 제12호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지정 되었다.

봄에는 바다에 떠있는 배의 돛같아 돛대봉, 여름에는 푸르른 숲에 우뚝솟은 모습이 용의뿔 같다고 해서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속 바위형상이 말같아 마이봉, 겨울에는 흰눈속에 솟은 봉우리가 붓 끝에 먹물을 찍은것 같아 문필봉으로 불리는데 가을의 이름 마이봉이 주로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정길웅작가가 마이산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알리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다.

2010년 제주도 출장중에 우연히 김영갑 갤러리에 들러 삼십년 간 오로지 제주도의 사진만을 찍다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김영갑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슴을 적시는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갑 작가는 루게릭병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제주도 사진작업에 몰두해서 제주도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정길웅 작가 역시 사십 여년간 찍은 마이산 작품들을 널리 알려서 마이산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들판 너머로 보이는 마이산의 풍경이 미국의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가 찍은 요세미테 국립공원의 사진과 닮았다. 계조가 풍부한 흑백톤이 아담스의 사진 못지 않게 아름답다.
들판 너머로 보이는 마이산의 풍경이 미국의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가 찍은 요세미테 국립공원의 사진과 닮았다. 계조가 풍부한 흑백톤이 아담스의 사진 못지 않게 아름답다.

 

그는 현재 마이산이 환히 보이는 본인의 집에 사진 갤러리를 신축하고 있다. 그동안 찍은 마이산 사진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와서 차를 마시며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집 제작도 계획하고 있어서 조만간 그의 주옥같은 마이산 사진을 한 권의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필름 사진만 고집하던 그가 얼마전 부터는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들렀을 때 정작가의 작업실에는 정작가가 사용하던 필름 현상 탱크와 사진 확대기가 있었다.

작업실에는 정작가가 고등학생 시절에 찍은 마이산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고등학생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났다.

제주도에 김영갑 작가가 있었다면 진안에는 정길웅 작가가 있다.

그의 마이산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정길웅 작가의 사진 문하생이자 인스타그램에서 tourcom7 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김경배 작가가 찍은 마이산을 배경으로 한 정작가의 모습
정길웅 작가의 사진 문하생이자 인스타그램에서 tourcom7 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김경배 작가가 찍은 마이산을 배경으로 한 정작가의 모습

 

[Queen 김도형기자] 사진 정길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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