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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가득한 팜 카밀레 허브 농원
향기 가득한 팜 카밀레 허브 농원
  • 관리자
  • 승인 2011.09.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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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에 자리 잡은 아늑한 ‘시크릿 가든’
향기 가득한
팜 카밀레 허브 농원

태안군 남면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 남짓을 더 가면 작은 시골길이 나온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적막한 길을 무심코 들어가니 저 멀리 하얀 벽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입구가 눈에 띈다. 바로 몇 해 전부터 입소문으로 알려지고 있는 팜 카밀레 허브농원. 바깥 세계와의 경계처럼 세워놓은 벽돌문을 들어서는 순간 펼쳐지는 꿈같은 세계와 마주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찾아 나선 길이었다. 해수욕장과 갯벌로 유명한 여름 휴향지 태안에 허브관광농원이 있다는 말만을 듣고 오긴 했지만 제대로 된 표지판조차 찾기 힘들었던 탓이다. 그런데 과연 차가 다니는 길인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좁은 비포장길을 얼마쯤 들어가니 탁 트인 세상이 펼쳐졌다. 마치 바깥세상과는 차별을 두려는 듯 야트막한 언덕이 경계처럼 둘러쳐진 팜 카밀레.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입구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길을 잘못 들었나’라는 생각을 하기 일쑤다.
이국적인 느낌의 하얀 벽돌담으로 만든 입구를 지나자 농원 전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언덕 위로 풍차가 돌고 색색의 지붕으로 멋을 낸 아기자기한 펜션이 농원의 가운데 자리해 있다. 사방에서 풍겨오는 갖가지 허브와 야생화의 향기는 도시에서의 답답함을 일순간 잊게 했다. 군락별로 제각각 자신만의 향과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식물들 속에서 이제까지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이 가슴속에 벅차오른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곳
팜 카밀레는 그야말로 사람과 자연을 연결시켜주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눈과 코, 피부 등 전신과 오감으로 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덕분이다. 단일 허브 가든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 입구에서 시작되는 와일드 가든을 비롯해 캐모마일과 로즈 가든, 보테니컬 가든, 라벤더가든, 토피어리 가든 등 각각의 테마가 살아 있는 농원의 구릉과 습지에 800여 종의 허브와 희귀한 야생화 수목들이 자생하고 있다. 단순히 ‘구경을 한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 듯, 몸과 마음으로 각각의 가든을 느끼는 데는 느린 걸음으로 대략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모두 입소문으로 듣고 왔는지 우연으로 발견했는지, 가든 사이로 난 길에는 행복한 표정의 연인과 가족들이 저마다 사진을 찍고 허브 향을 맡아보는데 흠뻑 빠져 있다. 마치 유럽의 조그마한 전원 마을을 찾은 느낌을 주는 곳. 팜 카밀레는 다양한 비밀을 간직한 동화 속의 정원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7년의 노력
의외로 팜 카밀레의 역사는 올해가 개원 5주년으로 그리 길지 않다. 무려 45,000㎢(1만5천 평)에 달하는 농장을 꾸미는 데 그 정도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은 것은 모두 박정철 대표의 노력 덕분이다. 전남 목포가 고향인 박 대표는 원래 독일에서 외식 사업체를 운영하던 사람이었다. 그와중에 유럽에서 약용 식물로 사용되는 허브를 처음 접하면서 (주)허브라를 설립,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브차를 수입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보다 더 큰 꿈이 있었다. 단지 수입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나라 땅에서 허브를 재배하는 농원을 만들겠다는 것. 관건은 허브가 잘 자랄 수 있는 곳을 찾는 일이었다. 공기의 순환이 잘 되면서 허브의 특성에 맞는 기후를 간직한 곳은 유럽의 해양성 기후와 비슷한 자연환경을 가진 태안이 적지였다. 안면도 끝에서부터 태안 곳곳을 2001년부터 무려 3년간 50회의 답사 끝에 찾아낸 곳이 지금의 팜 카밀레 허브농원 자리였다고. 박 대표는 자신의 고향과 비슷한 환경에도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이후 2006년 개원을 하기까지 박 대표는 농원의 땅을 일구고 부대시설을 조성하면서 팜 카밀레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유기농 허브와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면서 이를 식자재로 이용한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등도 신설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캠핑장과 바비큐장, 펜션 등의 부대시설도 들어섰다. 농원 전반의 일을 관리하고 있는 이효환이사는 팜 카밀레가 그간 걸어온 길을 설명하며 자부심이 깃든 미소를지었다.
“국내에 있는 허브농원은 대부분 온실 위주였어요. 그러나 팜 카밀레의 경우는 가장 자연적인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가지고 시작됐죠. 처음 농원에서 시작해 생산되는 허브를 가지고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열게 되었고 최근에는 애니멀 가든을 신설해 동물까지 키우게 됐어요. 해가 거듭되면서 하나둘 아이디어가 더해지게 된 것이죠.”

팜 카밀레 이효환 관리이사의 표정은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브라우니제과점의 전경.

3가지 가치를 추구하는 농원
팜 카밀레는 독특한 의미가 깃든 이름이다. 농원을 의미하는 팜(farm)에 덧붙여진 카밀레(kamille)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을 의미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캐모마일을 뜻하는 허브. 이러한 팜 카밀레가 조성되기 까지 그 바탕에는 기본이 되는 세 가지의 가치가 깃들어 있다. 바로 원예의 가치, 관상의 가치, 생활의 가치가 그것. 이 이사는 “팜 카밀레가 지금처럼 되기까지는 이러한 가치를 염두하며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하며 말을 이어갔다.
“원예의 가치는 직접 씨앗을 파종하거나 삽목하는 방법으로 식물을 번식시키면서 생명과 자연의 경외심을 함양하는 것을 의미하죠. 관상의 가치는 식물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본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생활의 가치는 재배된 허브와 식물을 활용해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만들고 예술적 삶과의 접목을 시도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러한 가치를 실현시키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시행착오는 존재한다. 같은 팜 카밀레 농원 내에서도 각각의 위치에 따라 습한 곳과 건조한 곳이 있다. 또 매년 태풍과 혹독한겨울을 거치며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식물들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 역시 더 나은 농원을 만들어가는 바탕으로 삼고 있다.
“희귀한 야생화와 허브, 수목 등을 찾아 전국을 수소문합니다. 또 어렵사리 재배에 성공해도 태풍 한 번에 물거품이 돼버리기 경우도 있죠. 지난해에는 태풍 곤파스 탓에 비파나 치자나무들이 죽기도 했어요. 저희로서는 하찮은 잡초 하나도 소중하기 때문에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라벤더 가든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저희처럼 넓게 재배하고 있는 곳이 없어요. 지난해 너무 추워서 역시 죽어버렸지만 다시 시도해봐야죠. 식물의 특징을 고려하는 것이 그래서 더욱 중요해요.”



지난해 팜 카밀레는 외연 확대를 시도했다. 미로 가든과 애니멀 가든을 도입하고 캠핑장 등이 크게 넓어진 것. 당나귀, 산양, 꽃사슴과 16종의 조류가 있는 애니멀가든은 특히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캐모마일, 로즈, 칼라, 보태니컬, 와일드, 라벤더 등 허브에 추가로 향나무와 마로니에, 측백나무, 단풍나무 등의 수목을 추가해 다양성을 더했다. 미로 가든은 이중 측백나무로 조성을 한 것. 아직은 작은 키높이지만 조만간 자라 이름값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양한 즐거움이 가득
각각의 가든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는 것 외에도 팜 카밀레에서는 여러 가지 색다른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허브샵에서는 다양한 허브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공방에서는 직접 허브 오일이나 비누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제과점에서는 허브가 들어간 빵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농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배가 고파지면 레스토랑 ‘스테이크 팜’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 농원에서 나오는 유기농 허브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허브요리는 물론 향기로운 허브티로 맛과 향에서 모두 최고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몰로키아 허브를 재료로 한 냉면은 물론 식용꽃과 허브, 각종 야채가 어우러진 비빔밥이 특히 눈길을 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부담이 없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허브가 조미된 바삭한 돈가스가 인기, 그 밖에 한우스테이크와 스페셜 바비큐 역시 입맛을 돋운다.
농원 끝자락에 위치한 풍차에서는 농원 전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더구나 멀리 몽산포 바다까지 바라볼 수 있어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캠핑장에서 즐기는 하룻밤도 추천 할 만하지만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펜션은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연인과 가족을 위해 각각 히비스커스, 민트, 블루멜로우, 샌달우드, 세이지 등으로 이름 붙여진 펜션은 밤이면 은은한 허브향이 창 너머로 흘러들어오고 맑은 날 별이 반짝이는 낭만적인 시간을 연출한다. 펜션의 별명이 왜 ‘어린왕자’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




'스테이크 팜' 에서는 다양한 허브를 재료로 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변화는 계속된다
팜 카밀레는 찾는 이들로부터 “매 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는 계절별로 테마를 정해 농원의 색깔에 변화를 주는 덕분이다. 올 여름의 테마가 양귀비였다면 올 가을은 국화가 농원의 주테마가 될 예정이라고. 이효환 이사는 “앞으로도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크고 작은 변화를 연이어 시도하고 있다”며 다양한 계획들을 설명했다.
“국화와 허브의 만남을 준비 중입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해주시는 말씀을 들을 때 마다 용기를 얻고 더 고민을 하게 되네요.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요. 사실 연중무휴로 운영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1월에서 3월 사이는 준비기간이거든요. 이제는 그 사이에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얼마 안 있어 허브원예치료실을 만들 계획입니다. 물이 흐르는 곳에서 족욕을 하면서 허브향 속에 심신을 치료하는 공간이죠. 그 외에도 허브잼과 쥬스, 식초 등을 생산할 계획도 있고요. 허브농원을 모태로 다양한 관련 사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3년간 팜 카밀레의 관람객 숫자는 매년 70~8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며칠 동안은 약 7천 명의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이 이사는 “가을까지 염두할 때 관람객 10만 명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팜 카밀레에는 16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주말이면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30명 남짓이 되죠. 이 정도 규모가 되니 농원 운영을 하려면 연매출이 15억 정도는 돼야 하는데 올해는 그 목표치를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와일드 가든
팜 카밀레의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환영하는 허브와 야생화들이 즐비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꽃이 피고 지는곳으로 팜 카밀레에서 재배되는 모든 식물을 모아놓은 샘플 가든이기도 하다.

2. 로즈 가든
전세계에 분포하는 장미 60여종이 식재 돼 있다. 장미의 원산지는 대부분 아시아라는 사실. 열매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때때로 설탕 절임을 만들기도 하고 허브차와 브랜딩 하는데 쓰이기도 하다.

3. Knot garden(문양정원)
매듭문양을 꽝꽝나무로 만든 가든.

4. 케익 가든
화양목으로 8개의 삼각형 울타리를 만든 곳으로 마치 케익을 잘라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케익 가든이라 명명됐다. 꽃의 색깔을 대비해서 화려한 케익을 연상케 한다.

5. 애니멀 가든
당나귀, 사슴, 산양을 비롯해 20여종의 새가 아이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6. 야외무대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쌓인 아늑한 느낌의 공연장. 웨딩,음악회 등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7. 풍차
농원 끝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팜 카밀레에서 전망이 가장 훌륭하다. 멀리 몽산포 바다를 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8. 라벤더 가든
라틴어로 ‘씻다’라는 의미를 가진 라벤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며 식물 전체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짙은 향이 난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허브로서 라벤더는 40여종의 많은 변종이 있다. 그 대표적인 종으로는 잉글리쉬라벤더, 프린지드라벤더, 스위트라벤더, 프렌치라벤더 등이 있다. 팜 카밀레에서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 기후에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라벤더를 만날 수 있다.

9. 캠핑장
전기 및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완비왼 10개의 캠핑 시설이 있다. 팜 카밀레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길 원한다면 적극 추천.

10. 보테니컬 가든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허브들이 재배되고 있다. 차, 샐러드, 약용으로 이용되는 허브의 향이 유독 은은하게 풍겨오는 곳.

11. 에메랄드 그린 측백 숲
측백나무 중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 그린 측백나무로 조성된 숲.

12. 캐모마일 가든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은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난다. 뛰어난 약용차의 재료로서도 각광받고 있는 캐모마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

13. 육모장
관상용, 식용꽃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14. 습지식물원
수생 식물들은 수중의 영양염류를 제거해 수질을 정화하고 어류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 각종 수생식물의 산란 및 서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원한 분수가 일품. 기념 사진 촬영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15. 레스토랑 스테이크 팜
허브샵 2층에 마련된 바비큐 전문 레스토랑. 멋진 허브벽화가 그려져 있고 농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농원에서 직접 수확한 유기농 허브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허브요리를 맛볼 수 있고, 허브티의 맛도 최고다.

16. 가든 인 허브 샵
농원에서 생산된 허브를 이용해 만든 화장품, 에센셜오일, 허브티와 인테리어 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17. 브라우니제과점
직접 수확한 허브를 이용해 만든 허브빵과 차, 음료를 마시며 팜 카밀레를 감상할 수 있는 휴식공간.

18. 허브공방
농원에서 생상된 허브를 이용해 천연비누, 천연 화장품, 압화공예 등을 직접 체험하며 만들 수 있다.

19. 온실&잔디광장

20. 펜션 ‘어린왕자’
팜 카밀레 내에 위치해 농원의 여유를 만끽하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유럽풍의 아늑한 공간. 가족, 연인들이 많이 애용한다. 최근 타블로·강혜정 부부가 다녀가기도 했다고 한다.

21. 토피어리 가든
토피어리(Topiary)란 식물을 기르고 다듬는 방법 중 하나로 원하는 디자인을 와이어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 정원. 사슴과 각종 동물 모양을 한 식물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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