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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위암 4기, 기적같은 호전… 양인동·지은정 부부의 봄날
[인간극장] 위암 4기, 기적같은 호전… 양인동·지은정 부부의 봄날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5.14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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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이번주(5월 10~14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특급 호텔 요리사였던 양인동(38), 지은정(36) 부부 가족 이야기를 그린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5부작이 방송된다.

특급 호텔의 요리사였던 양인동(38), 지은정(36) 부부. 5년 전, 가족과 건강하게 살고자 귀농을 결심했다. 자연의 너른 품속에서 두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지난해 여름, 인동 씨가 위암 4기 진단을 받으며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가족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무섭고 절망적인 상황에 힘을 낸 건 인동 씨의 부모님이었다. 아버지 양부승(63)씨는 집을 수리해 아들 가족을 불러들였고, 어머니 조기순(59)씨는 아들의 병수발과 어린 손주들까지 살뜰히 돌봐주었다. 시부모님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은 은정 씨. 남편이 하던 배즙 가공과 농장일을 홀로 일궈나갔고, 시부모님 역시 안쓰러운 며느리를 성심성의껏 도왔다.

인동 씨의 두 아들인 호열이(12)와 우열이(10)도 아빠가 아픈 게 ‘내시경’이라는 병에 걸려서라고 생각할 정도로 해맑았지만, 투병 10개월 만에 철이 들어 아빠의 손, 발이 되어준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 은정 씨, 그리고 두 아들까지 온 가족이 인동 씨를 살리기 위해 똘똘 뭉쳐서 지내고 있다.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인동 씨의 체력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이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 기순 씨의 마음은 미어지기만 하는데. 사실, 5년 전, 기순 씨도 위암에 걸렸지만, 다행히 완치되었다. 그러나 아들까지 같은 병을 앓자 어머니의 마음은 무너져내렸고, 안쓰러운 아들을 위해 산으로 들로 다니며 채취한 나물로 약이 되는 밥상을 차렸다. 

1년 전, 가족에게 찾아온 암흑 같은 시간. 그러나 인동 씨의 곁에는 항상 가족이 있었다. 오늘도 힘겨운 싸움을 하는 인동 씨에게 가족은 말한다.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 가장 행복한 순간, 불행이 찾아왔다

전직 요리사였던 양인동(38)씨는 특급 호텔 한식당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후배였던 지은정 씨를 만나 아들 둘, 다복한 가정까지 이뤘다. 하지만 불규칙하고 과도한 업무,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힘들어졌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겠다’며 5년 전, 귀농을 감행했다. 

달팽이 농장부터 블루베리 경작까지... 남다른 포부로 시작했던 귀농은 힘들었지만, 흙이 주는 위안과 가족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인동 씨는 최고의 행복이라 여겼다. 그러나 지난해, 목에 가벼운 이물감을 느껴 병원에 간 인동 씨는 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이미 전이가 진행되어서 수술조차 불가능한 상황. 40이 안된 나이, 아직 어린 두 아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불행이 찾아왔다.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 걱정마라 아들아, 우리가 있어

건강했던 아들이 말기 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부모님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지만 아들을 위해 냉정해져야 했다. 아버지 양부승(63)씨는 곧바로 집을 고쳐 아들 가족을 불러들였고, 어머니 조기순(59)씨는 아들의 투병을 도우며 어린 손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 꿋꿋한 모습 뒤엔 숨겨진 아픔이 있다. 

5년 전,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던 기순 씨, 지난해 완치판정을 받고 드디어 암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들이 같은 병에 걸렸던 것. 기순 씨는 아들이 암에 걸린 게 전부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아버지 역시 젊은 시절, 뇌출혈을 앓은 적이 있어 아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산으로 들로 다니며 암 치료에 좋다는 두릅, 엄나물 등을 채취해 음식을 차리고, 아버지는 배즙 가공에 농장일까지…. 아들의 일을 대신한다. 힘들어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내가 대신 아파줬으면 좋겠어"라고 되뇌인다. 암세포와 사투를 벌이며 날마다  가시밭길을 걷는 아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신발을 신겨주는 인동씨의 부모님

◆ 초보 엄마아빠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처음 암을 진단받았을 때, 아들 호열(12)이와 우열(10)이는 ‘아빠가 내시경에 걸렸대’ 라고 말할 만큼 해맑았다. 그만큼 전조증상 없이 찾아온 암…. 

하지만 몇 달 새, 상태는 악화했고 식도 가깝게 위치한 암으로 인해 점점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병원에서 ‘연명치료’라고 말을 할 만큼, 지난겨울 인동 씨의 상태는 위중했다. 투병 10개월, 몸무게가 15킬로그램이상 줄고 체력은 급격히 약해졌다. 그러나 인동 씨는 밤마다 찾아오는 통증을 견뎠고 구토를 반복하면서도 살기 위해 음식을 삼켰다.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남편을 마주할 때마다 은정 씨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꿋꿋하게 남편의 곁을 지키며 함께 투병하고 남편이 하던 일을 대신해 배즙 가공과 농장 일을 일궈나가며 고군분투 중이다.

그렇게 올해 초, 온몸에 퍼졌던 암이 기적처럼 호전됐다는 결과 들었다. 여전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지만 인동 씨는 가족이 있어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 KBS 인간극장

◆ 살아있는 매 순간이 기적같다

암에 걸린 후 인동 씨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숨 쉬는 것, 먹는 것 하나도 힘에 겨운 지금….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절감한다. 기약 없는 항암치료에 좌절할 때도 있지만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인동 씨는 가족들을 위해 예전처럼 요리를 한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아프고 나서 발견한 인생의 행복들….

만개한 벚꽃길을 따라 인동 씨 부부와 아이들은 매일 봄날의 산책을 즐긴다. 가족에게 찾아온 암흑 같은 시간을 떠올리면 함께 맞이한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사소한 순간이 모여 삶이 되는 기적…. 그 곁에는 항상 가족이 있었다. 오늘도 힘겨운 싸움을 하는 인동 씨에게 가족은 말한다.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괜찮아 우리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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