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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급락에 은행권 긴장 … 채무상환 막히면 은행도 리스크
암호화폐 급락에 은행권 긴장 … 채무상환 막히면 은행도 리스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5.2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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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보이고 있다. 2021.5.25 (사진 뉴스1)
25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보이고 있다. 2021.5.25 (사진 뉴스1)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은행권도 긴장하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한 '빚투족'이 채무상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에도 관련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암호화폐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른 대응 계획 등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지주 또는 은행 리스크 관리부서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변동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별 상황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암호화폐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은 가격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후 4600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8148만원)와 비교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알트코인들도 비트코인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암호화폐 가격이 꺾이기 시작해 코인값이 급락할 경우 금융지주 전반에 끼치는 영향,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분석해보자는 의견들이 있어 상황 분석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은 은행 등 금융권의 신용대출 채권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금융권에선 올해 초부터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해 투자 열풍이 불면서 무리하게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족'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해 빚투족들의 손실이 커지면 이자나 원금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신용대출은 지난달에만 11조원 이상 늘어 사상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신용대출이 불어난 것은 역대급 청약증거금이 몰린 SKIET 공모주 투자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확대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도 최근 리포트를 통해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금융업계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변동성 확대로 빚어진 청년층의 금융사고가 금융사 부실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경우 아직 제도권 밖에 있고, 제대로 된 통계도 갖춰져 있지 않아 대출금액이 얼마나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됐을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의 경우 청약 기간 대출금 증감 등을 통해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는데, 암호화폐는 수시로 투자하는 것이고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아 대출로 샀는지 본인 돈으로 샀는지 파악이 어렵다"며 "심증으로는 대출받아 투자한 경우가 많을 것이라 보이지만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차원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봉 수준으로 낮춰놓은 상태고, 아직 연체 등 이상 조짐이 나타나지 않아 암호화폐 관련 리스크가 우려 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차주들이 대부분 직장인이라 소득이 일정하고 정부가 신용대출 조이기를 강화해 한도를 낮춰놨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따른 채무상환 문제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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