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20 (금)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평생 두 여자 사이 오가며 산 남자, ‘보령 호도’ 박정만씨 효도일기 
[인간극장] 평생 두 여자 사이 오가며 산 남자, ‘보령 호도’ 박정만씨 효도일기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6.07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이번주(6월 7일~11일) KBS 1TV <인간극장>은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딸린 섬 호도에 사는 95세 김명률 어머니와 64세 아들 박정만 이야기를 그린 ‘엄마와 100살까지’ 5부작이 방송된다.

먹고사는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효도할 기회조차 놓치기 일쑤인 요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기꺼이 고향으로 되돌아온 아들이 있다. 호도에 사는 95세 김명률 할머니와 그런 엄마를 모시는 64세 아들 박정만 씨가 그 주인공.

정만 씨가 어머니와 살고 있는 호도는 대천항에서 배로 50분을 달려가야 도착하는 76세대 210여 명이 사는 작은 섬. 도로도 없고 자동차도 다니지 않으며, 전교생이 2명뿐이다 보니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초등학교 분교가 있는 외진 섬으로  정만 씨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물자가 귀한 곳인데. 

아버지는 술과 친구를 좋아하셨던 풍류객이셨고 그런 아버지를 대신해 7남매를 먹이고 가르치는 건 어머니 몫이었다. 논밭, 바다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느라 어머니는 쉬는 법조차 모르고 사셨다. 그런 어머니의 고생을 지켜보고 자란 정만 씨이기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깊어만 갔고.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결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 다짐했을 정도였다.

정만 씨가 33년간 근무했던 해양경찰관 정년퇴임을 1년 앞뒀을 때. 어머니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나빠졌고. 이번이 아니면 어머니와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간절함에 결국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형, 누나와 동생들은 물론이고 동료들까지도 그의 퇴직을 아쉬워하며 말렸지만. 정만 씨는 어머니를 모시겠단 고집을 꺾지 않았고. 어머니를 향한 정만 씨의 지극한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 양예숙 씨는 남편의 선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응원해 줬다.

정만 씨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호도는 나고 자란 고향. 정만씨에게 호도는 늘 그립고 돌아오고 싶던 또 다른 이름의 엄마였다. 엄마를 모시는 틈틈이 어촌계장과 산불감시원 일을 하며 고향을 발전시키고, 지키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해경을 퇴임한 지금도 정만 씨는 늘 출동태세를 갖추고 산다.

어머니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효도할 수 있는 어머니가 여전히 옆에 계신 자신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는 정만 씨. 엄마와 100살까지 사는 게 제일 큰 바람이고 꿈이다. 아름다운 호도에서 차곡차곡 써 내려가는 정만 씨의 효도 일기를 함께 들여다보자.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 평생 두 여자 사이를 오가며 산 남자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50분이 걸리는 서해 바다의 작은 섬 호도에서 올해 아흔다섯 살이 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박정만 씨. 그는 평생 호도의 어머니와 대천의 아내 사이를 오가며 살아왔다.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정만 씨는 단 한 번도 어머니 뜻을 거슬러 본 적 없던 착하고 다정다감한 아들. 물자 귀하고 척박한 외진 섬에 살며, 풍류객이던 아버지 대신 들일 바다일 가리지 않고 하며 7남매를 키우고 공부시키느라 평생 쉬는 법조차 모르고 살았던 어머니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결혼하고 해경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정만 씨는 어머니를 살펴드리고 싶은 마음에 남들은 마다하며 꺼리는 녹도, 외연도 등의 섬 근무를 자원하고 도맡았다. 3박 4일간을 연달아 섬에서 근무하고 3박 4일간 쉬기 위해 대천 집으로 나가는 길에 일부러 어머니 계신 호도에 들려 어머니를 살피고 도와드리며 그렇게 평생을 어머니와 아내 사이를 오가며 산 것.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 다시 생각해도 최고의 선택

33년을 해양경찰로 근무했던 정만 씨가 정년퇴임을 1년 앞뒀을 무렵. 정만 씨는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어머니가 내일을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건강이 나빠지셨기 때문. 해경을 보람으로 여기던 정만 씨를 잘 알기에 형과 누나 동생들은 물론이고 동료들까지도 그의 결정을 말렸지만 어머니 여생을 곁에서 지켜드리고 싶은 정만 씨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이런 정만 씨 마음을 이해하고, 기꺼이 응원해 준 사람은 아내 양예숙 씨. 정만 씨가 오지의 섬들로만 자원해 근무하던 시절에도 두 아들의 육아와 교육, 살림까지 온전히 도맡으면서도 단 한번도 남편의 넘치는 효심을 원망하거나 불평한 적 없는 고마운 아내다.  

종합병원에 입원해 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했을 만큼 건강이 나빴던 어머니는 정만 씨의 효도 덕분인지 지금은 기력도 찾고 건강도 좋아지셨다. 지금도 여전히 몸에 밴 근면 성실과 절약습관을 버리지 못하셨지만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는 게 효도라 생각하는 정만씬 묵묵히 어머니 곁에서 응원과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엄마와 100살까지 / KBS 인간극장

◆ 나의 섬, 그리고 어머니의 섬 호도

모자가 살고 있는 섬 호도는 정만 씨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태어나고 자란 고향. 정만 씨에게 호도는 늘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또 하나의 엄마였다. 호도로 돌아오자마자부터 어떻게 하면 호도를 더 발전시키고,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정만씨는 어촌계장과 산불감시원 일까지 맡아 하며 더 바빠졌다.

특히 정만 씨는 물론 형제들도 졸업한 호도에 하나뿐인 학교인 청파초등학교 호도 분교장은
전교생이 2명뿐이라 폐교가 논의되는 상황. 폐교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가 요즘 정만 씨에겐 제일 큰 고민이고 숙제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고향 섬 호도에서 95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박정만 씨. 어머니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효도할 수 있는 어머니가 여전히 옆에 계신 자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엄마와 100살까지 함께하는 것이 정만 씨의 바람이자 꿈. 엄마바라기 아들 박정만 씨의 행복한 효도일기를 함께 해 보자.

오늘(7일) <엄마와 100살까지>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서해안의 작은 섬 호도에는 아흔다섯 살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예순네 살 박정만 씨가 있다. 
사랑하는 엄마의 여생을 함께하고 싶어 33년간 근무한 해경 정년퇴임을 1년 앞두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맡게 된 일과 엄마를 위한 일을 하며 바쁘게 지내는 박정만 씨. 엄마와 함께 고향 호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

산불감시를 마치고 엄마 생각에 서둘러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비를 흠뻑 맞으며 돌아오고 계신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엄마와 100살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