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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한국 정치 혁신의 아이콘 되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한국 정치 혁신의 아이콘 되다
  • 오수연
  • 승인 2021.08.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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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기수로 떠오른 30대 당수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한국 정치 혁신의 아이콘 되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한국 정치 혁신의 아이콘 되다



‘이준석 돌풍’은 급기야 한국정치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6·11 전당대회에서 36살의 청년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유력 정당에서 30대 당 대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무대에 데뷔한 지 10년 만이다. ‘이준석 돌풍’은 제1야당의 파격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자 대한민국의 정치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PART 1. 이준석 신드롬 분석


민심과 당심의 합작품


이 대표는 6·11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43.8%를 득표했다. 당원투표에서 37.4%로 나경원 후보(40.9%)에게 뒤졌지만, 여론조사에서 58.8%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데 힘입어 대표에 올랐다. 세대교체와 혁신을 바라는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토대로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당심의 합작품이라고 평가가 많다.

이 대표는 합리적이고 역동적인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할 막중한 과제 앞에 놓여있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보수야권 통합을 이뤄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당원과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책임이 크다. 이 대표는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반페미니즘과 경쟁지상주의 등 이 대표가 내세우는 일부 가치를 두고는 ‘남녀 갈라치기’ 또는 ‘보수 가치의 퇴행’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 대표가 이런 우려 섞인 시각을 떨쳐내고 보편적인 보수의 건강한 비전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30대 당대표’ 탄생이 정치권 전체의 역동적인 변화와 대한민국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지길 기
대하고 있다.
 

하버드대 졸업한 벤처기업 출신 정치인

1985년생인 이 대표는 올해로 36세다. 서울에서 태어나 노원구 상계동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를 다니다 중퇴하고 미국 하버드대에 국
비유학생으로 진학해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교육 봉사 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들고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를 창업했다.

그가 정계에 발을 들인 것은 26세 때인 2011년 12월이다.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이 대표는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혁신위원장 등을 지내며 당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보수’의 상징이 됐다.

화려한 데뷔 이후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 받았으나,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는 못했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제안을 받았지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노원구병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그의 상대는 ‘녹색(옛 국민의당 당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이 대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탄핵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결국 2017년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면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노원구병에 출마했으나 이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공천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결국 낙선한 그는 같은 해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때 역시 최연소 최고위원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했고, 이후 야권 통합 과정에서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합당하며 자연스럽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세 번째로 노원구병에 출마했으나 재차 고배를 마셨다.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선거 유세차에 2030 청년들을 올리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 모으는 등 활약했다.


MZ세대가 몰고온 세대교체 바람


이준석 돌풍의 진원지는 MZ세대다. 4·7 재보궐선거로 촉발된 MZ세대(20·30세대)의 반란이 향후 한국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정치적 파급력’이 사실상 입증되
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게 됐다. ‘이준석 정치’의 키워드가 바로 MZ세대인 것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른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모바일을 우선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띤다. 이들은 SNS를 기반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급부상하며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통계청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MZ세대는 대략 1696만7925명으로 전체 인구의 32.76%를 차지한다.

MZ세대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제1야당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이준석 신드롬’까지 정치 영역에서 MZ
세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MZ세대가 선거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들의 ‘정치적 파급력’이 얼마나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정치참여, 투표성향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케이스탯·엠브레인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곳이 함께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
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내로남불’ 태도 등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는 민주화운동 이후 태어난 세대이기 때문에 윗세대와 달리 진보, 보수 등 ‘정치적 이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자신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투표에 참여하는 특징도 있다. 정부의 부
동산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투표로 해결하려는 실용적 정치참여의 현상이다.

4·7 재보선에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자신들의 파워를 확인했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개연성이 높다.


PART 2. 이준석의 정치 행보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 6월 13일 오전 서울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 6월 13일 오전 서울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당 대표 첫날부터 파격 행보
 
대중가요의 후렴구를 개사한 수락 연설, 백팩 차림에 따릉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첫 출근길 등 ‘헌정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30대 제1야당 당수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준석 신드롬’은 기성 정치세력의 ‘교체’를 바라는 한국사회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30세대의 지지로 만들어진 ‘0선 돌풍’이 거대한 ‘태풍’으로 정치권에 상륙하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이 야권 지지자들의 시각이다. 정치권에 불어닥친 ‘이준석 돌풍’은 2030세대의 국민의힘 입당 쇄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선출된 후 첫 주말인 지난 12~13일 동안 서울시당의 온라인 입당 신청자는 8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준석 바람’이 분 전당대회 선거 운동 기간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100명 수준이다. 전당대회 전까지는 하루 평균 10명도 안 됐다는 점에서 태풍급 변화로 봐야한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입당 신청이 서서히 늘어나다가 이번 전당대회를 전후로 ‘이준석 효과’가 제대로 터졌다는 분석이다.

‘입당 러시’는 서울뿐 아니라 다른 시도당 역시 마찬가지다. 한 달에 10~20명 가입하는데 그치던 시도당에서도 하루에 적은 곳은 20~30명, 많은 곳은 100여명까지도 온라인 입당 신청이 쏟아지고 있다. 2030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의힘 입당 인증도 이어진다.


혁신 보수의 기수… 시장주의자 이준석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이 대표의 경제 마인드까지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공부한 이 대표를 향해 여러 갈래에서 기대감이 떠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정치에 있어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인정했으나, 김종인식(式)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제민주
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가 시장을 통해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동의하지 않으며, ‘자유에 기반을 둔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경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두고서는 신랄하게 비판하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4·7 재보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부패청산 등을 해결하겠다고 언급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잘못된 공급정책, 잘못된 대출정책, 잘못된 세금정책”이라고 비판했다.
 

PART 3. 이준석의 정치 철학과 비전, 가족관계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정사회 지향

한국의 정치 지형도를 바꿔놓은 30대의 국민의힘 당 대표 ‘이준석 신드롬’이 거세면서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책 ‘공정한 경쟁’(나무옆의자)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묻다’는 부제 아래 청년정치, 북한, 경제, 교육, 보수의 미래 등 6가지 현안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담았다.

그의 정치 철학은 합리적 보수의 가치와 미래의 지향점이 ‘공정한 경쟁’으로 요약된다. 청년정치의 핵심을 경험과 연륜에 두지 않고 실력과 실력주의에 맞추며 이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한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은 공정사회가 자신의 세대가 이뤄야 할 가치라는 의미다.

여성 불평등 문제와 관련, 과학기술 진보가 진정한 여성해방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특히 젠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할당제 등 복잡해진 성평등 정책이 더 많은 사회 갈등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남녀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정해주려 한 시도들은 의외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임원 수의 많고 적음으로 여성의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주장이다.

20~30대 여성들의 남성 혐오와 관련, 가부장제인 5060 기성세대가 뿌린 씨가 지금 2030남성들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지적한다. 이들이 대신 벌을 받는 꼴이라는 것. 워마드가 공격하는 세대
는 2030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30 남성들은 전 세대보다 가부장제에 덜 노출되었으며, 여성에 대한 혐오감정도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교육의 문제도 지적했다. 암기와 창의는 서로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암기식 교육이 잘못됐다는 지적에는 반대한다.
“암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은 정말로 책을 외울 정도로 많이 읽는다. 거의 모든 과목이 그렇다”며 “외우지 않고 이해한다는 게 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기술했다.
 

여자 친구 있는 36세의 미혼


36세 미혼에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는 이 대표의 사생활에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 대표는 최근 “여자 친구가 있다. 유명인은 아니다”라고 여친의 존재를 공개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6세에 미혼이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질문을 받고 “있다”며 솔직하게 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사생활 문제는 앞으로 답을 안 하려고 한다. 그런 거 너무 깊게 들어가는 건 어렵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가상화폐 투자로 상당한 돈을 벌었다는 질문에는 “선거를 한 서너 번 치를 정도의 돈을 벌었는데 최근에 (가상화폐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투자 비법으로는 “재미로 짜봤던 자동 투자 프로그래밍이 수익을 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아버지 증권맨, 여동생은 의사

이 대표의 가족으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있다. 아버지 이수월씨는 정치인 유승민과 절친한 사이로 경북고와 서울대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가 하버드대 재학 당시 방학 동안 유승민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다. 아버지는 정치와 무관한 증권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생인 여동생은 현재 의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천주교 신자이며 2007년도부터 2010년까지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며 병역 의무를 마쳤다.
 

글 오수연(자유기고가)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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