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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지 오마카세 셰프,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다 [퀸TV(Queen)]
코우지 오마카세 셰프,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다 [퀸TV(Queen)]
  • 박소이 기자
  • 승인 2021.08.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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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지 셰프에게 스시는 한 점 한 점 빚어내는 예술이다. 최상의 샤리(밥)와 최고의 네타(재료)가 어우러져 태어나는 작품이다. 단순히 ‘맛있다’라고만 표현하기엔 그의 스시에선 미식의 절정, 궁극의 환희까지 느껴진다.
 

스시 애호가들이라면 하이엔드급 스시야에서 기승전결이 훌륭한 오마카세를 맛보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여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2000년대 중반 이후 내로라 하는 하이엔드급 스시야가 속속 들어섰다. 그 중에서도 일본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쌓은 코우지 셰프의 스시 코우지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최상의 퀄리티를 선보이며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공학도, 요리의 세계에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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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지 오마카세 셰프,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클래식 마니아였던 코우지 셰프가 요리의 세계로 들어선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스물세 살 청년 시절 아르바이트로 스시 집에서 일을 하면서 요리의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다른 요리와 달리 스시 셰프는 손님들을 대면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 길이 내 길이다 생각했죠.”

코우지 셰프가 처음 일을 배운 스시 집은 2가지 가격대로 나뉘어 6개의 업장을 운영하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코우지 세프는 8년간 일하며 막내생활부터 보조를 거쳐 셰프가 되기까지 착실히 실력을 쌓아 나갔다.

그러다 일본의 미슐랭 3스타 식당인 ‘칸다’에서 영어가 가능한 요리사를 뽑는다는 말에 지원하고 합격했다. 호주에서 2년여간 어학연수를 해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 8년간 다진 요리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들어가기 어려운 고급 레스토랑 칸다에 들어간 코우지 셰프는 그곳에서 최고의 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

“대개 스시 요리사들은 스시와 간단한 요리 정도만 배우는데 ‘칸다’에서는 스시뿐만 아니라 카이세키 요리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그 후 외국에서 일을 하고 싶었던 코우지 셰프는 호주에서 만난 한국인 아내와 한국행을 결정했다.
 

한국에 온 일본인 스시 셰프
 

2011년 한국에 온 코우지 셰프는 처음엔 한국어를 못해 아내와 함께 면접을 보러 갔다. 일본의 고급 미슐랭 3스타에서 경험을 쌓은 셰프였기에 국내 고급 일식당에서도 그를 반겼다. 코우지 셰프는 ‘스시 타츠’와 63빌딩 일식당 ‘슈치쿠’에서 일을 하며 일이 끝난 시간에는 따로 시간을 내 한국어 공부를 하는 등 한국생활에 점점 적응해갔다. 그러다 마침내 2014년 4월 자신의 이름을 건 식당 ‘스시 코우지’를 청담동에 오픈했다. 청담동이라 하면 하이엔드급 고급 스시집들이 포진한 곳인데 당당히 그곳에 문을 연 것이다.

“그때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충전해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바로 잘된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내 일에 열심히 하다 보니 점점 손님들이 알아 보시고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자신감으로 시작해 성실함으로 임하다 보니 그의 식당은 점점 미식 애호가들의 발길이 늘어 갔다. 단지 ‘일본인 셰프가 하는 곳이네’ 하는 호기심이 아니라 일본 본토의 맛에 기반을 두되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메뉴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저는 스시 집은 밥맛으로 승부를 건다고 생각해요. 물론 신선한 재료들도 중요하지만 밥맛이 80프로 이상 스시의 맛을 좌우하죠. 그런 면에서 저는 스시 코우지의 시그니처는 ‘밥’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오마카세의 정수를 보여주다
 

요리를 하는 카운터에 선 코우지 셰프의 모습을 보면 무대에 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도 같다. 준비된 네타와 샤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구성해나가느냐가 그의 손에 달려 있으며 그날 이끌어가는 식사가 손님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런 능력은 단지 음식을 만드는 스킬과 레시피만 있다고 되는 차원은 아니다.

“저는 요리만 했던 것이 아니고 음악도 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트럼펫을 배웠고 대학교 때는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도 했었어요. 지금도 클래식 마니아여서 음악 감상을 즐긴답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같은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풍부한 예술적 소양과 인문학적 감성이 그의 저변에 깔려 있음을 느꼈다.

코우지 셰프가 퀸 독자들에게 소개한 세 가지 음식을 맛보았다. 먼저 지라시 스시는 전복 관자, 성게알, 참치살 등 다양한 재료가 밥과 어우러져 있다. 한 입 떠서 맛을 보니 재료의 맛이 각각 느껴지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맛도 느껴져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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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지라시 스시, 시메사바보우즈시(고등어봉초밥), 참치 스시.

 


시메사바보우즈시(고등어봉초밥)는 고등어를 소금에 절였다가 씻어내 다시 초에 절여 와사비와 생강, 밥을 넣고 말아 껍질에 불향을 입히고 그 위에 흰 다시마를 올려 나온다. 한 입 입에 넣는 순간 감탄이 나오더니 씹을수록 고조되는 맛에 놀란다. 신기한 것은 먹고 난 이후에도 입안에서 감동의 여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앙증맞게 한 점 빚어진 참치 스시를 먹어 보았다. 적당히 기름진 참치 살이 밥알과 어우러지다 이내 녹아버린다. 그동안 먹어 본 스시와는 차원이 달랐다. 최고의 미식을 느끼게 하는 이러한 메뉴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일까?

“그날그날 들어오는 신선한 생선도 보지만 그 달에 나오는 생선, 채소 등 계절적인 식재료를 찾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해요. 사이드 메뉴와 디저트 등에서도 적절히 변화를 주고 있고요. 찾아주신 손님들이 뭔가 새로운 맛을 발견하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항상 메뉴를 구성하고 있어요.”
 

최고의 맛을 향한 노력


 

스시 최고의 맛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코우지 셰프.
스시 최고의 맛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코우지 셰프.

 

스시 애호가들은 코우지 셰프의 오마카세를 맛보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낀다. 이렇듯 명실상부한 최고의 스시 셰프의 반열에 올라 있음에도 그는 자신을 낮춘다.
“저는 재능 있는 셰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남들처럼 할까 말까 한 셰프일 뿐이에요. 다만 맛을 많이 보러 다니는 것을 중요시하죠. 요리사는 본인이 알고 있는 최고의 맛 이상을 절대로 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만들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먹어 보며 미각을 상승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주춤하고 있지만 코우지 셰프는 최고의 스시 맛을 경험하기 위해 일본의 내로라 하는 스시집을 가급적 많이 다녔다. 코로나 전 2년 동안 50군데 이상을 다닐 정도였다.

“그런 경험을 통해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 내가 괜찮다고 넘어간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돼요. 그러면서 제 요리를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죠.”

지금의 위치에서 만족할 법도 하련만 그는 안주하지 않고 최고의 맛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또한 그는 최고의 맛을 좀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가격대 별로 나누어 ‘스시 카이세이’와 ‘스시 소라’라는 세컨드 브랜드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스시 코우지가 고가의 하이엔드급이라면 스시 카이세이가 그보다 살짝 가격을 낮춘 하이엔드급, 스시 소라는 좀더 가성비 있게 만든 미들급이라 할 수 있다.
 

오마카세 셰프는 교감 능력도 중요
 

오마카세 셰프는 손님들을 바로 마주보며 응대하기 때문에 그만큼 교감의 능력도 필요하다. 언제나 유쾌하고 밝은 코우지 셰프는 손님들과의 교감이 뛰어나 많은 손님들에게 미식 이상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으면 남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평상시 나의 마음이 중요하구요. 또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상호간에 교감이 중요하죠.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손님이 말하는 것을 잘 들어줘야 해요. 그런 것을 염두에 두면서 손님들에게 최대한 편한 식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직접 손님들을 대면하며 교감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으로도 교감을 하기 위해 코우지 셰프는 코우지TV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5월부터 시작해 벌써 상당한 수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채널이다.

“처음엔 유튜브를 통해 마치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초보였던 셰프들이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일본의 유명 스시집과 맛집을 다니면서 후기를 올리기도 하고 코로나 이후에는 한국의 맛집과 제가 운영하는 업장을 방문해 후기를 올렸죠.”

실제로 코우지TV에는 그가 자신의 업장들을 기습 방문해 냉정하게 평가하는 모습이 많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솔직한 모습이 고객들에에 더욱 신뢰감을 준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코우지TV를 하고 나선 새로운 손님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저를 몰랐던 분들도 저를 많이 알게 되시고 전혀 스시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영상을 보고 찾아 주시기도 하구요. 특히 젊은 층 손님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

그밖에도 코우지TV는 스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와 레시피를 보여 주는 등 스시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한국에 온 지 어느덧 12년째, 스시 코우지의 오너 세프로 8년째. 그동안 이룬 것들이 많지만 앞으로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오래도록 손님들을 맞이하는 카운터에 서 있고 싶어요. 요리사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단 하나입니다. 눈앞에서 손님들이 맛있게 드셔 주시고 ‘셰프님 오늘 진짜 맛있었어요’라고 하실 때예요. 그렇게 저를 찾아 주시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드리고 저도 손님들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셰프가 되고 싶습니다.”
 


[Queen 김은정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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