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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4년 만에 1.5배 올라 …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심화
전셋값 4년 만에 1.5배 올라 …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심화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9.0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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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새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1.5배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치솟는 전세가격에 서울 중심지에서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주거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의 ㎡당 평균 전셋값은 496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8월 741만2000원으로 약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345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셋값이 지난 2017년 5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6억708만원)보다 높아진 것이다.

폭등한 전셋값은 실거래가를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14㎡는 지난 2017년 5월 5억3000만원(21층)으로 전세매물이 거래됐지만 약 4년 뒤인 지난 6월엔 9억5000만원(18층)에 신고가를 썼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58㎡(24평형)는 이달 신규계약으로 6억원(22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4년 전 같은 아파트에서 40평대에 살던 사람이라도, 계약 만료 후 다시 임대차 시장에 나오게 되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는 훨씬 좁은 집을 계약할 수밖에 없게 된다.

평균이 1.5배일 뿐, 2배 이상 차이 나는 지역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34평형)은 2017년 5월엔 전세 거래가격 평균(18건)이 5억1138만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0억5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2배 이상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절에 나서면서 추가 전세대출 자금 마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전세자금 대출까지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전세대출을 재개했지만 지점·월별 한도를 둬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포인트씩 더 높이기로 하면서 부담도 늘었다.

그렇다 보니 서울을 포기하고 경기도나 인천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달 기준 경기의 ㎡당 평균 전셋값은 423만3000원, 인천은 316만8000원이다. 2017년 5월보다 40%, 30% 가까이 올랐지만, 서울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경우 4년 전 서울의 평균 전셋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매가격도 크게 차이 났다. 지난달 기준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인천은 467만3000원, 경기는 66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평균가격 11억7734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인천은 3억8949만원, 경기는 5억5950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거주자들이 인천이나 경기도에 집을 사는 일도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월별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7월 인천, 경기 아파트를 산 서울시 거주자 비율은 각각 8.6%와 14.7%로 나타났다. 올해 1~7월엔 각각 13.5%, 17.6%로 늘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 폭등으로 실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옮겨감에 따라 해당지역 전셋값이 오르고 이 지역 거주자들은 비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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