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4:00 (수)
 실시간뉴스
올해 성장률 4%대 전망 ... 4분기 물가·델타변이 '복병'
올해 성장률 4%대 전망 ... 4분기 물가·델타변이 '복병'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9.27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가 상승과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국제기구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한계에 다다른 대면서비스업·자영업자 등 취약 부문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 상승의 경우 취약계층에 집중 타격을 입히면서 우려하던 'K자형 회복'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9월 중간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5월(3.8%)보다 0.2%포인트(P) 오른 4.0%로 나타나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는 국제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2020년과 2021년을 합친 2개년 평균 성장률(1.6%)은 주요 20개국(G20) 중 1위에 달한다.

또한 OECD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4분기와 최근 2021년 2분기의 GDP·고용률(15~74세)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각각 1.5%, -0.1%의 성장률을 나타내면서 '성장세 유지'가 향후 과제로 꼽혔다.

이는 일본·캐나다·독일·이탈리아·영국 등 여러 선진국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이들 나라는 GDP와 고용률이 모두 코로나19 직전보다 낮아지면서 'GDP와 고용률을 함께 진작해야 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코로나 직전과 비교해 GDP만 낮아지고 고용률은 크게 꺾이지 않은 러시아·프랑스 같은 국가나, GDP는 양호하나 고용률은 높일 필요가 있는 미국·브라질 등의 국가보다도 경제 지표는 썩 나쁘지 않은 셈이다.

이에 정부는 반색하고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3대 국제 신용평가사 등 모든 주요 기관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 이상으로 전망했다"라면서 "우리나라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은 청신호를 켰으나,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 개선에도 연휴 기간 이동량 증가와 델타 변이 확산, 추워진 날씨 등이 확산세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델타 변이 확산은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도 동반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델타 변이는 최근 국내외를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제 수요가 낮아지면서 제조업 등 수출 중심 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미 고강도 거리두기가 3개월 가까이 연장되면서 음식숙박·도소매업 등 대면서비스업은 초토화된 상태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지수(2015=100, 불변지수)는 83.8로 같은 달 기준 가장 낮았다. 심지어 11년 전인 2010년 7월(102.9)보다도 20% 가까이 추락했다.

물가 상승도 문제다. 경제가 점차 나아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내수와 고용이 아직 다 회복하지 못한 시점에는 민생 고통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월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보면 △8월 2.6% △7월 2.6% △6월 2.4% △5월 2.6% △4월 2.3% △3월 1.5% 등 5개월 연속 2%대를 쓰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전년비 2% 상승)는 달성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OECD는 이번 중간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2.2%로 발표했다. 이는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게다가 최근 물가 상승은 민생 체감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예컨대 서민 생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 1년 전보다 7.8% 뛰었고, 이 중 달걀은 54.6% 폭등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경제 악화를 잡지 못하면, K자형 회복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자형 회복은 알파벳 K 모양처럼 한 지점에서 우상향과 우하향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상이다. 위기 회복조차 부자와 서민이 '양극화'된 모양새로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관계자는 "라면·우유 등 각종 식품 가격도 인상되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고 8년 만에 전기요금을 올린 데다, 가스·철도요금 등 다른 공공요금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물가 잡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Queen 김정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