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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인기 'K-호미' ... 포스코, 제작 대장간에 철강재 지원
아마존 인기 'K-호미' ... 포스코, 제작 대장간에 철강재 지원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9.2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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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포스코 관계자들이 자사의 빌렛으로 제작한 호미, 낫 등 농기구를 구매해 자매마을인 포항시 기계면에 무료로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난 3일 포스코 관계자들이 자사의 빌렛으로 제작한 호미, 낫 등 농기구를 구매해 자매마을인 포항시 기계면에 무료로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포스코는 美 최대 인터넷몰 아마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호미'를 제작하는 대장간의 철강재 확보 지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호미 등 농기구를 제작하는 대장간들은 대부분이 영세하고, 수작업 제작 특성상 수요량이 적어 고물상에서 폐차의 고철 부품 등을 조달해 소재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기구인 호미가 미국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에서 원예 부문 베스트 상품 톱 10에 오르는 등 K-호미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판매가 늘어나자, 대장간들은 철강 소재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포스코는 오랜 세월 철을 사용해온 대장간들의 소재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동차 부품 고객사인 삼원강재와 함께 농기구용 소재를 개발하고 공급하기로 했다.

삼원강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불황이 이어져 신규 판매처를 발굴하던 중 폐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고물상을 전전하는 대장간의 상황을 인지하고 포스코에 협조를 요청했다.

포스코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해 농기구용으로 사용되는 소량의 제품을 신규로 생산해 공급하기보다는 기존에 자동차 부품용으로 생산하는 빌렛(Billet)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빌렛은 쇳물을 정사각형 모양의 틀에 부어 만든 길쭉한 모양의 철강 반제품으로 선재, 봉강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 용도로 생산하는 빌렛 중 품질을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제품들은 판매하지 않고 스크랩으로 분류해 철강 제조공정에 재사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이러한 빌렛들이 농기구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대장간에 농기구의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렇게 탄생한 'K-호미' 완제품의 품질을 평가해 보니 내마모성이 30% 이상 대폭 향상되는 등 기존보다 우수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본격적으로 농기구용 소재 공급에 나섰다.

포스코가 고객사인 삼원강재에 빌렛을 공급하면 삼원강재는 호미를 제작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얇고 평평한 제품으로 만들어 전통 대장간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통상 스크랩으로 처리하던 빌렛을 농기구용 소재로 활용하게 돼 원가절감의 효과를 거뒀고, 삼원강재는 신규 수요처를 확보했다. 전통 대장간들은 안정적인 소재 조달에 더해 기존보다 우수한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완제품의 품질 향상 효과를 얻었다.

포스코의 빌렛을 활용한 소재를 새로 공급받은 영주대장간 석노기 대표는 "최근 아마존 등 해외에서 호미 제품의 인기가 많아져 명성을 얻었으나 정작 실질적인 도움은 포스코와 삼원강재에서 받았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포스코는 이달 포스코 빌렛을 소재로 제작한 700여점의 호미와 낫을 영주대장간, 동의보감촌대장간, 연산대장간에서 직접 구매해 포항과 광양 지역 자매마을에 무료로 제공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포스코 철로 만든 농기구를 사용하게 되어 뿌듯하다며 평소 자매마을과 상생을 위해 애쓰는 포스코에 감사에 뜻을 전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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