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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위드 코로나 성급하지 않나 ... 2~3주 후 확진 폭발 가능성
의료계, 위드 코로나 성급하지 않나 ... 2~3주 후 확진 폭발 가능성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10.25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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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광진구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1.10.25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로 광진구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1.10.25


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됨에 따라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서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고 모임 가능 인원도 늘어나게 된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서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5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공청회'에서 방역·의료분야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11월 1일부터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예정이다.

초안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유흥시설을 제외한 업종의 영업시간 규제가 사라져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유흥시설은 자정까지 영업할 수 있고 12월 중순 2단계에서 시간제한이 풀린다.

다중이용시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1~2단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구분 없이 10명까지 가능해진다. 내년 1월 3단계에서는 제한이 아예 없어진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경마·경륜·카지노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과 의료기관·요양시설·중증장애인·치매시설, 경로당·노인복지관·문화센터 등에는 접종 완료자나 음성 확인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백신 패스가 도입된다.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계획이 다소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에 진입한 나라 대부분이 확진자 증가 현상을 겪고 있고, 1000만시민이 사는 서울의 경우 위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데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위드 코로나 진행 속도가 빨라 1단계에서도 사실상 풀 수 있는 것은 다 푼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유흥시설 영업도 열려 2~3주 후에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에 진입한 나라들의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의료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안타깝다"며 "자영업자들은 환영할 수 있겠지만 의료 측면에서 보면 걱정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내 대학병원의 한 전문의도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접종완료율이 80%에 도달해도 190만명은 여전히 미접종 상태이고, 접종 완료자도 시간 경과에 따른 백신 효과 저하, 델타변이바이러스 등으로 걱정은 여전하다"며 "최악의 경우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역시 지금의 4차 유행이 위드 코로나 이후 축소에서 증가로 역전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중환자실·입원병상 가동률이 80%를 넘는 등 의료체계 붕괴 위험이 감지되면 일상회복 전환을 잠시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동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망자도 걱정거리다. 확진자의 치명률 자체는 백신 효과로 급감했으나 확진자 숫자가 크게 늘면서 사망자의 절대적인 수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서울시 코로나19 사망자는 120명으로, 월별로는 1월 이후 처음으로 100명을 넘겼다.

서울시 관계자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확진자가 많았던 영향으로 사망자가 최근 많이 발생했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게 위중증율이나 사망자 수인데 11월 이후에도 접종률 제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을 단장으로 방역·의료, 경제·민생, 문화·관광, 자치·안전 등 4개 분과로 '일상 회복 추진단'을 구성했다. 정부에서 마련하는 단계적 일상회복 로드맵과 함께 자영업자 등 민생현장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달 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에 앞서 재택치료를 더욱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주 재택치료 중 상태가 악화된 시민이 이송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재택치료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재택치료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고위험군은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생활치료센터나 병상에 배정되도록 재정비한다. 이날 기준 서울시 재택치료 확진자 939명 중 104명이 70세 이상 고위험군이다.

서울시는 무증상·경증이었다가 발열 등 이상증상이 지속 발생할 경우 24시간 연락할 수 있는 응급콜을 운영하고 있다. 각 자치구별 협력병원 및 보건소 재택치료 전담팀 응급콜 2개도 운영한다.

더불어 서울시 재택치료지원센터에서 24시간 응급콜을 서울대학교병원 내 통합 설치하고, 4개 권역 센터가 공동운영해 응급상황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 119로 신고가 들어가는 등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소방재난본부 방제센터와 '재택치료 이송 핫라인'을 구축했다. 30분 이내 출동과 동시에 병상 배정까지 가능한 상태다.

이밖에 서울시 소방본부와 함께 코로나19 전담구급대를 현재 20대의 2배 이상인 48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관련 인력 증원과 지원계획도 현재 추진 중이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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