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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시세션(shecession)’
코로나19와 ‘시세션(shecession)’
  • 슈가한
  • 승인 2021.10.26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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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글로벌 트렌드
팬데믹, 여성 경력단절 악화 일로 (사진=픽사베이)

 

코로나로 인해서 전 세계 비즈니스 및 경제 부문의 대규모 폐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저임금 고객 접촉 집약적인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성의 일자리 감소가 남성을 앞질러서 여자 (she) 와 경기침체(recession)의 단어를 합쳐 ‘시세션(shecession)’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LeanIn.org와 McKinsey & Co. 가 2020년 미국 기업의 여성 지위에 대한 보고서에 의하면 설문에 응한 여성 4명 중 1명은 가족과 직장의 압박으로 퇴직이나 경력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하며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워킹맘은 3명 중 1명이 이를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를 못하고 집에서 화상회의로 참석하고, 어린이집, 보육원 등이 폐쇄되면서 부모들은 육아와 가사 부담이 증가되었다. 아이가 학교를 못 가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수업에 참석할 수 있게 하며, 점심과 저녁을 챙겨주어야 한다. 아이가 혼자 집에서 어떤 사고가 날지 몰라 불안한 상황에서 부모나 친척 등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근무할 수 있다. 그나마 재택근무 중에는 다행이지만, 재택근무도 지속성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여성이 커리어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서 가장 영향을 받은 분야는 숙박 및 식품 서비스, 부동산, 비즈니스 및 행정 활동, 제조 및 도소매 무역인데, 일하는 여성들의 40%, 남성은 37%가 이 산업에 근무한다. PwC에 따르면 여행, 관광, 레저 분야에서 여성들이 주로 하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남성들이 주로 하는 재무 분야 등에 비해서 더 영향을 받았다. 매킨지 보고에 의하면 전반적으로 여성들의 일은 남성이 하던 업무보다 약 19% 더 영향을 더 받았으며, 실제 미국에서는 흑인 및 히스패닉 소수자, 여성 및 기타 취약한 근로자가 훨씬 영향을 받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매주 자녀 보육에 6시간을 더 보냈으며, COVID-19 동안 이 격차는 더 커졌다. 16개국의 설문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COVID-19 기간 동안 여성이 자녀 보육에 보내는 시간이 주당 평균 5.2시간 증가했지만 남성은 3.5시간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양성평등 정책에 따라 그동안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기업의 최고 경영진의 여성은 17%에서 21%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임원 승진 비율이 4%도 안 되는 상황과 비교하면 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고위직 여성의 경우 같은 급의 남성들과 같거나,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녀가 있으면, 그 압박감은 더 강하게 다가온다. 고위직 여성들은 경력을 하향 조정하거나 퇴직을 고려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더 높으며, 4명 중 3명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OECD 33개국 중 한국 여성의 양성평등 32위로 최하위권 여성이 코로나 이후 복귀할 의도로 일시적으로 직장을 떠나더라도, 연구에 따르면 경력 단절은 여성의 노동 시장 전망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PwC UK's Women Returners(2016) 연구에 따르면 전문직 여성의 60%는 경력 단절 후 저 숙련 및 저임금 직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적으로 여성의 참여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여성의 경력 전망이 영구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OECD 33개국 중 양성평등 면에서 한국은 32위, 멕시코가 3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위는 아이슬란드, 2위 스웨덴, 3위는 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이들 3개국의 경우 정부 정책에서 양성평등을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12개월의 유급 휴가를 받게 된다. 아빠와 엄마는 각각 5개월씩 이용할 수 있고 한쪽 부모의 5개월 휴가를 다른 쪽 부모에게 줄 수 없다. 즉 아빠가 5개월 산후휴가를 안 쓰면 그냥 없어지니까 남성들도 무조건 5개월을 휴직하는 것이다. 맞벌이 경우는 더 많은 세금 혜택을 주어 가능한 부부가 일하도록 유도한다.

아이슬란드 기업은 양성 평등하게 동일한 급여를 주고 있음을 (장려가 아니라) 법적으로 정부에 입증하도록 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OECD의 다른 국가에 비하여 의회에서 활동하는 여성 비율이 높다. 스웨덴 의회의 46%가 여성이며, 아이슬란드의 경우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여 여성이 공기업 이사회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교육 역시, 학생을 성별로 나눈 다음 다른 성별이 전통적으로 하는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장하는 교수법을 실시한다. 우리나라도 앞선 국가들의 예를 보면서 입법화하여 좀 더 많은 여성이 실력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슈가한(한태숙) 대표
슈가한(한태숙) 대표

 

슈가한 대표는…

슈가한(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호텔관광경영학 박사이다.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 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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