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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취약"
"한국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취약"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10.26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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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제공 서울삼성병원)
홍진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제공 서울삼성병원)

한국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보고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홍진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 거주 15세 이상 75세 미만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한 결과를 최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에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국 시·군·구 지역을 나누어 연구 대상자를 모집해 성별과 나이, 결혼, 교육, 소득수준, 종교활동, 건강상태 등을 고루 반영해 한국인의 현 주소를 분석했다. 전체 연구 대상자 1700명 중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한 이들은 모두 295명으로, 17.8%에 달했다.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63명, 4.1%였다.

분석 결과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에 노출될 위험이 여자보다 44% 더 높았다. 연구팀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가 미약한 것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세대별 특징도 있었다. 조사 결과 30세 이상 44세 이하 연령대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비율이 34.1%로 가장 높았다. 45세에서 59세 이하가 30.7%로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청장년층 세대들이 다른 세대보다 더 깊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희망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풀이했다. 또 인간관계 중 일과 관련된 사람들이 주를 이루어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웠으며 최근에는 이 연령대에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립감을 호소하는 비율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외로움에 시달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51% 더 높았다. 세대별로는 노년층이 청장년층에 비해 외로움에 더 취약했다. 연구팀은 배우자와의 사별, 이혼, 별거, 교육 수준, 재정 상태, 스스로 평가한 건강상태 등이 외로움을 배가 시키는 요소로 꼽았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부담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을 호소한 응답자의 52.4%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비대면이 일상화됐지만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감 같은 감정적 취약점은 온라인상 만남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며 "자기 주변을 돌아보면서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데 집중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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